“슬프다, 말法의 僧侶는 制御하기 어렵구나”…생육신 金時習의 ‘林泉가화’ 發見

東亞日報
入力 2023年 2月 19日 14時 11分

최훈진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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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내각문고에 소장된 매월당집 별집의 표지. 조선 초기 불교의 타락한 모습을 비판한 저술 ‘임천가화’(林泉佳話)가 담겼다. 매월당집의 유일한 완질로 알려졌던 호사문고본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던 김시습의 저술로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차충환 경희대 국문학과 교수 제공. — 日本의 內閣文庫에 所藏된 梅月堂集別集의 表紙. 朝鮮初期佛敎의 墮落한 모습을 批判한 著述 ‘林泉가화’(林泉佳話)가 담겼다. 梅月堂集의 唯一한 完帙로 알려졌던 豪奢文庫本에는 包含돼 있지 않았던 金時習의 著述로 이番에 처음 公開됐다. 차충환 경희대 國文學科敎授提供.

“슬프다, 末法(末法)의 僧侶는 制御하기가 어렵구나. 俗人에게 說法하여 財物을 얻고, 不法을 戱弄하여 살기를 追求한다. 傲慢無道하여 큰 不法이 깊고 넓음을 모르고, 部處 마음이 크고 廣大함을 깨우치지 못하여 살아서는 어리석은 百姓으로 살다가 죽어서는 困窮한 鬼神이 되니 將次 무엇을 하려 하는가! 自暴自棄한 者가 아닌가?”

梅月堂金時習(梅月堂金時習·1435∼1493)李朝鮮初期佛敎의 墮落한 모습을 批判한 著述 ‘林泉가화’(林泉佳話)가 日本의 公文書館에서 發見됐다. 題目等만 傳해져온 林泉가화의 內容이 確認된 건 이番이 처음이다.

金時習은 1453年世祖가 癸酉靖難(癸酉靖難)을 일으켜 어린 조카인 端宗의 王位를 簒奪하자 節義를 지키고자 僧侶가 되어 一生을 放浪하며 山生六臣中 한 名이다. 國內最初의 漢文小說 ‘金鰲新話’의 著者이자 儒敎·佛敎·道敎를 넘나든 思想家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林泉가화는 그가 俗世를 떠나 自然 속에 살면서 쌓은 佛敎知識과 査察을 訪問하고 僧侶들을 만나 體驗한 것을 바탕으로 쓴 글 70話를 묶은 것이다.

古典文學者人 차충환 慶熙大國語國文學科敎授는 2019年日本 도쿄의 國立共文書管을 訪問했다가 이곳 內閣文庫(內閣文庫)에 所藏된 金時習의 文集인 梅月堂集(梅月堂集) 筆寫本全權(9卷·別集林泉가화 包含)을 찾아냈다. 車敎授는 이를 3年餘에 걸쳐 飜譯, 分析한 結果를 지난달 27日韓國漢文學回冬季學術大會에서 發表했다.

梅月堂集은 朝鮮時代에 여러 番編纂, 刊行됐다. 하지만 只今껏 알려진 完帙은 1583年宣祖의 命에 따라 栗谷李珥(1536~1584)가 지은 ‘金時習傳’을 함께 실어 刊行한 競進資本(庚辰字本)李唯一했다. 競進資本은 日本의 豪奢(蓬左)文庫가 所藏해오다 1970年代 들어 國內에 紹介됐다.

일본 내각문고에 소장된 매월당집 중 별집 ‘임천가화’의 첫장. 차충환 경희대 국문학과 교수 제공 — 日本內閣文庫에 所藏된 梅月堂集中別集 ‘林泉가화’의 첫張. 차충환 경희대 國文學科敎授提供

林泉가화는 豪奢文庫本에 包含되어 있지 않은 別集에 담겼다. 主로 佛敎의 本質을 論하고 査察, 僧侶의 不正한 모습이나 行態를 批判한 內容이다. “어떤 중은 法會에 參與하면서 때가 많아 냄새를 풍기고 땀에 젖어 이와 서캐가 옷깃에 버글거린다. 甚한 者는 가는 緋緞으로 衲衣(衲衣)를 짓고서 안에는 가볍고 따뜻한 옷을 입어 華麗함을 다투어 誇示한다.”

有·佛·道의 精神을 아우른 金時習의 思想도 엿보인다. “무릇 道(道)라고 하는 것은 天地를 담아도 남음이 있고, 萬有(萬有·모든 現象)를 包括하여도 形態가 없다. 萬象(萬像)을 만들고 무리를 짓지 않으니 奧妙한 根源은 비어서 막힘이 없고, 고요하면서 여러 일에 드러난다. 어떤 事業에 適用하여도 그렇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이 道를 깨달아서 武威(無爲)에 이르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있다.” 車敎授는 “儒敎와 佛敎의 根本理致가 同一하다는 點을 强調한 대목”이라고 說明했다.

그동안 林泉가화는 朝鮮中期學者金烋(1597~1638)가 1637年에 남긴 圖書解題目錄集海東文獻總錄(海東文獻總錄) 等을 통해 著述의 이름과 머리말만 傳해져왔다. 車敎授는 “壬辰倭亂直後인 17世紀初盤까지는 國內에 있던 冊이 19世紀初日本으로 傳해진 걸로 보인다”며 “官에서 發行한 梅月堂集엔 儒敎理念을 强調하기 위해 佛敎와 關聯된 林泉佳話를 除外시켰을 것”이라고 分析했다.

세조의 왕위 찬탈을 규탄하며 벼슬을 버리고 방랑한 매월당 김시습의 초상화. 동아일보DB — 世祖의 王位簒奪을 糾彈하며 벼슬을 버리고 放浪한 梅月堂金時習의 肖像畫. 東亞日報DB

官撰人豪奢文庫本에는 빠져 있는 世祖讚揚詩文도 눈에 띈다. ‘신역燕京’(新譯蓮經)이라는 詩 뒷部分에는 “우리 殿下처럼 文治(文治)와 무공(武功)李歷代의 帝王보다 超越하면서…”라며 世祖를 極讚하는 內容이 나온다. 또 다른 詩 ‘망경韻百官致賀’(望卿雲百官致賀)는 “星州께선 五百年 만에 重興하신 임금이시라/백성들 太平을 즐겨 그 業績 아주 뛰어나네…/온갖 情事 잘 處理한 뒤 佛敎를 崇尙하니/백관들이 비로소 太平聖代를 祝賀하네/부처께서 眼目 있어 눈길을 돌리시면/우리 大王萬歲를 누리라고 祝壽(祝壽)하시리”라며 世祖의 성덕과 佛敎崇尙을 讚美한다.

車敎授는 이와 關聯 “歷史的으로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른 金時習의 面貌가 드러나 있다”면서도 “當代帝王과 臣下의 絶對的關係를 考慮해보면 그가 自身의 속마음과 關係없이 겉으로는 世祖를 稱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分析했다. 金時習은 1463年과 1465年 두 次例에 걸쳐 法華經諺解, 원각사落成會等世祖의 佛敎事業에 參與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