例컨대 지난番 大選이 치러진 97年 5月, 輿論調査 支持率에서 朴燦鍾 當時 한나라당 顧問은 金大中, 李會昌 어느 候補와 견주어도 51%가 넘는 得票로 當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靑瓦臺 入城을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지만 不過 한 달 뒤 “政治 無償, 마음을 비웠다”며 고개를 떨구고 물러나야 할 程度로 有權者들은 그에게서 瞬息間에 視線을 거둬갔다. 輿論의 ‘日較差’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事例다.

▼가위 바위 褓로 候補 뽑나 ▼

멀리 갈 것도 없다. 올 들어 實施된 輿論調査 結果만 봐도 그렇다. 민주당 競選 直後 支持率이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던 노무현 候補는 두 달 後 ‘맨땅에 헤딩하기’ 直前까지 墜落했고 이어서 정몽준 候補의 支持率이 世上을 驚愕시키더니 얼마 뒤에는 이회창 大勢論이 굳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只今 그 支持率들은 모두 가물가물, 記憶 저便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노무현 候補와 정몽준 前 候補(?)가 바로 이렇게 덧없는 輿論調査에 運命을 맡겨 한 판 勝負를 겨뤘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코미디’라며 權威 있는 輿論調査 機關들이 손사래치고 일을 拒否할 程度였는데도 말이다. 誤差範圍度 認定하지 않는 輿論調査는 가위 바위 褓를 해서 勝者를 選擇하는 것과 全혀 다를 게 없다. 시골마을 里長 選擧에서도 候補들은 政見을 내놓고 審判 받는데 名色이 一國의 大統領 되겠다는 사람들이 人氣歌謠 選定하듯 輿論調査로 候補를 擇했다는 것이 영 개운치 않다. 이런 式으로 서태지나 홍명보를 盧, 鄭 두 候補와 한番 붙여 보았다면 어떤 結果가 나왔을까.

單一化라는 것도 그렇다. 單一化가 안 되는 것은 ‘쌈박질’이나 하는 것이고, (甚至於 出身背景, 理念과 路線이 相剋인 사람끼리라도) 單一化를 하는 것은 점잖고 善한 것인가. 競爭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制度다. 最善을 다해 自己 向上의 努力을 벌인 競爭의 結果는 勝敗에 關係없이 값지고 알찬 法이다.

競爭이 그렇게 나쁜 일이고 忌避해야 할 일이라면 이番 大選에서 擧論되고 있는 모든 候補들이 輿論調査를 통해 單一 候補를 만들어 有權者 앞에 턱 내놓으면서 ‘자, 우리 政治人들은 이렇게 사이좋게 大選 候補를 하나로 統一했으니 有權者 여러분은 그렇게들 알아두기 바랍니다’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 國民은 只今 政治쇼에 眩惑돼 이런 式으로 選擇權이 박탈당하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單一化 競爭過程에서 두 候補는 異口同聲으로 이렇게 말했다. ‘내가 犧牲되어도 좋다, 이회창 候補를 이기기 위해 單一化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면 몰라도 누구를 막기 위해 政治的 生命을 抛棄하겠다는 것이 果然 大統領 候補다운 생각인가. 恰似 내가 미워하는 運轉技士를 監獄에 보내기 위해 그 사람이 모는 車에 치여 죽어버리겠다는 式 이다.

一部 政派와 그 언저리의 異常한 集團들은 ‘輿論調査 結果 60% 以上이 單一化를 支持하기 때문에 그걸 推進해야 한다’고 主張했다. 그런 論理대로라면 이런 輿論調査를 한 番 해보면 어떨까. ‘當身은 稅金을 免除해 주는 것이 좋은가, 많이 물리는 것이 좋은가.’ 모든 일을 輿論調査로 決定할 수 있는 건 아니다.

▼輿論의 選擇은 늘 옳은가 ▼

이렇게 해서 選出된 候補가 大統領이 됐다고 假定해 보자. 그 政府는 모든 政策을 輿論에 迎合해 選擇하고 決定할 것인가. 爲政者들의 實情을 批判하는 國民 輿論에까지 政府가 맞서라는 얘기가 아니다. 指導者는 種種 輿論에 反하고 辱을 먹더라도 國家 百年大計를 위해 有益하다면 입에 쓰고 고통스러운 政策을 選擇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歷史的으로 輿論의 失手는 數도 없이 많았다. 十字架에 못박으라고 아우성치는 비뚤어진 輿論에 밀려 예수가 처형당한 것이 代表的 事例다. 輿論의 選擇은 늘 옳은 것인가. 輿論調査로 大統領 候補를 定한 것이 果然 옳은 일인가.

이규민 論說委員 kyu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