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世正 서울대敎授〓科學과 技術의 發展은 눈부시게 빨라지고 있습니다. 敎授님은 일찍이 ‘많은 것은 다르다(More is different)’라는 글을 통해 還元主義(還元主義·reductionism·生命現象을 物理, 化學的으로 다 說明할 수 있다고 봄) 科學을 警戒하고 複雜性의 科學의 重要性을 强調하셨습니다. 最近 物理學科 化學, 生命科學의 發展은 그 方向을 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21世紀 科學의 發展은 어떻게 進行될 것이라고 豫測하십니까.

▽필립 W 앤더슨 프린스턴大 名譽敎授〓21世紀에도 天體物理學으로부터 生命科學까지 複雜性 硏究의 重要性은 漸漸 커질 것입니다. 最近까지 生物學의 遺傳子 指導 硏究는 個別 遺傳子의 構造를 밝히는 게 主要 目的이었지만, 過渡期的인 現象에 不過합니다. 앞으로는 漸漸 遺傳子들의 機能과 그 相互作用에 關心을 두게 될 것입니다.

21世紀 科學의 또 다른 特徵은 여러 分野의 學問이 統合되는 傾向을 보일 것이라는 點입니다. 예컨대 腦의 作動 原理를 生物學的으로 硏究하는 生理學과 人間의 心理狀態를 社會科學的 으로 理解하려는 心理學은 漸漸 統合돼 나갈 것입니다.

▽吳 敎授〓美國은 最近 地球溫暖化에 對備한 國際協約인 ‘교토(京都)議定書’를 科學的 根據가 弱하다는 理由로 一方的으로 批准하지 않았는데, 一部 科學者들이 論理를 뒷받침했습니다. 이런 境遇 科學者들의 社會的 責務가 問題되는 것은 아닐까요.

▼科學者의 責任 갈수록 커져▼

▽앤더슨 名譽敎授〓待機 中 二酸化炭素가 늘고 地球의 溫度도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狀況이 惡化될 危險이 높지 않다고 主張하는 學者들이 있지만, 萬一 汽車가 다른 汽車와 正面 衝突하는 方向으로 가고 있다면, 衝突 前에 멈출 수 있을지 따지기보다는 먼저 뛰어내리는 게 賢明한 方案이 아니겠습니까. 一部 科學者가 사람들을 誤導하고 있다면, 責任 있는 科學者들이 나서 一般 大衆이나 政治權을 相對로 說得해야 합니다.

▽吳 敎授〓科學的 硏究結果가 社會에 미치는 큰 影響 때문에 自然科學者의 硏究에 社會的으로 制限을 加하려는 趨勢가 요즘 剛해지고 있습니다. 特히 複製實驗 等 生命工學 硏究에는 宗敎界를 비롯한 社會 各 層에서 制動을 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原子爆彈은 말할 것도 없고 原子力 發展에 對하여도 反感이 있어 硏究가 萎縮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앤더슨 名譽敎授〓事實 科學的 硏究의 社會的 影響力은 이제 너무 커져 過去처럼 모든 것을 科學者 社會에 맡겨달라기는 어려운 狀況입니다. 이미 大學硏究를 支援하는 美國 科學財團(National S-cience Foundation)도 一般 大衆에게 人氣가 있거나 經濟的 利益이 눈에 보이는 硏究에 좀 더 많은 支援을 하는 傾向이 있습니다. 다만 問題는 社會的 또는 政治的인 決定이 科學 發展이나 社會의 必要에 맞는 方向으로 내려진다는 保障이 없다는 點입니다. 原子力 發展에 反對하는 市民들도 化石燃料로 인한 地球溫暖化의 威脅을 過小評價할 수 있습니다. 勿論 原子力發電所는 效率性과 安全性 面에서 훨씬 좋게 設計를 바꿀 수 있고, 또 바꿔야 합니다.

▽吳 敎授〓科學者 集團은 只今까지 그런 대로 客觀的이고 信賴할 수 있는 知識體系를 만들어 社會에 寄與해 왔다고 믿는데, 過去처럼 그냥 맡겨두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앤더슨 名譽敎授〓科學者들이 過去 믿을 만한 知識을 生産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特別히 正直하거나 선량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科學者 社會가 자유롭게 相互批判하는 等 健康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科學者들은 옳은 理論을 發表해도 名聲을 얻지만, 남의 理論이 틀렸다고 證明해도 有名해집니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들의 일을 綿密히 檢討하고 조금이라도 疑心이 나면 자유롭게 批判하는 風土가 있습니다. 이런 構造가 信賴할 수 있는 結果를 낳았다고 봅니다.

▽吳 敎授〓20世紀는 物理科學(physi-cal science)李 主導했다면, 21世紀는 生命科學(life science)의 世紀가 될 것입니다. 物理科學이 軍事目的으로 많이 利用된 逆機能이 있었다면, 生命科學은 商業性에 너무 물들어 있다는 批判이 있습니다. 이에 對한 見解는….

▽앤더슨 名譽敎授〓科學者들이 第2次 世界大戰 때 原子爆彈을 만들어서 批判을 받고 있지만, 世界 歷史에서 戰爭의 慘酷性을 본다면 第1次 世界大戰이 훨씬 더 甚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火藥이 發明되기 前 槍과 도끼로 싸우던 로마時代의 戰爭이 現代戰보다 덜 殘忍했다는 證據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科學技術이 戰爭을 더 殘忍하게 만든 것은 아닐 겁니다. 勿論 生化學戰은 慘酷한 結果를 낳게 되므로 警戒해야 되겠지만요. 生命科學이 商業性에 물든 것은 特許 政策의 잘못이 한 原因이 됐다고 봅니다. 特히 美國 食品醫藥局(FDA)의 新藥許可 過程이 너무 길고 돈이 많이 들어 現實的으로 돈 많은 會社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도 問題입니다.

▽吳 敎授〓最近 美國의 미사일防禦(MD)構築計劃에 對한 國際社會의 論難이 뜨겁습니다. 技術的으로 이것이 可能하다고 보시는지, 또한 이 問題에 對한 科學者들의 바람직한 役割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앤더슨 名譽敎授〓닉슨 大統領 때부터 MD에 關心을 가졌지만 直接的인 國防硏究는 避해왔기 때문에 事實 關聯 專門家는 아닙니다. 다만 專門家들 사이의 討論을 보고 個人的으로 判斷하건대 現在의 技術로 願하는 目的을 達成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技術的 問題를 떠나서라도 MD體制를 推進하는 論理에는 根本的인 虛點이 있습니다.

첫째는 MD體制로 막을 수 없는 威脅들이 存在한다는 事實입니다. 例컨대 潛水艦에서 發射하는 미사일이나 크루즈 미사일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테러나 內部로부터 發生하는 危險에도 束手無策입니다. 그러기에 萬一 MD體制가 제대로 作動한다해도, 프랑스의 마지노線처럼 但只 心理的으로 安全感을 느낀다뿐이지 實際 國防에는 큰 도움이 안될 것입니다.

둘째는 어느 나라의 武器도 없는 中立地帶人 宇宙 空間에 武器를 넣는 첫 番째 先例를 만드는 일은 避해야 합니다. 萬一 美國이 宇宙에 武器를 넣기 始作하면 다른 나라들도 뒤따라 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 머리 위로 武器들이 날아다니는 危險한 世上이 될 것입니다.

▽吳 敎授〓物理學 等 基礎 自然科學을 硏究하는 것이 資本主義 時代에 어떤 意味를 갖고 있습니까. 社會나 國家가 基礎科學의 硏究에 投資할 理由나 必要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앤더슨 名譽敎授〓먼저 基礎科學은 그 나라의 科學 敎育에 必須的입니다. 技術發展 速度가 매우 빠른 現 時代에는 初中高校뿐만 아니라 大學에서도 基礎科學 敎育이 重要합니다. 또 한便으로는 基礎科學分野에서 敎育을 받고도 全혀 다른 分野, 예컨대 美國 월街의 株式市場 等에서 優秀한 實績을 올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基礎科學者는 技術의 發展 趨勢를 把握하는 役割을 합니다. 제가 있던 벨 硏究所를 보더라도 基礎科學 硏究에서 派生되는 商品의 附加價値가 워낙 높기 때문에 그 趨勢를 把握하는 사람들의 必要性을 認定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느 國家나 社會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吳 敎授〓敎授님께서는 最近 美國에서 科學 硏究 分野에 從事하려는 優秀한 人材들의 數가 漸漸 줄고 있다고 憂慮했습니다. 이러한 傾向은 日本 그리고 韓國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對한 原因 分析과 對策에 對하여 말씀해 주신다면….

▼돈 至上主義… 基礎科學 外面▼

▽앤더슨 名譽敎授〓韓國이나 日本의 事情을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美國의 黃金至上主義가 世界로 퍼져나가는 影響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美國에서는 모든 價値의 基準이 돈으로 획일화돼 있는 것이 問題입니다. 이런 狀況에서 科學者와 技術者는 魅力이 없는 便이지요. 韓國에서 女性 科學者의 數가 적다면 女性을 위한 採用優待政策(Affirmative Action) 같은 것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다만 쿼터를 定하는 것보다는 出産 時期를 避해 大學敎授로 任用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等 運營의 妙를 살리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吳 敎授〓初中等 科學敎育에서도 危機가 닥치고 있습니다. 나노技術, 環境技術, 生命科學, 情報技術 等이 國家의 競爭力이 되는 知識基盤 社會에서 매우 憂慮되는 일인데 對策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앤더슨 名譽敎授〓正말로 어려운 質問입니다. 簡單한 解答은 없는 것 같고, 다만 敎師들의 水準을 높이는 일이 매우 重要하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亦是 어렵고 重要한 일을 하는 敎師의 俸給 水準을 높이는 것이 必要합니다.

▽吳 敎授〓世界化가 進行되면서 國家 間의 技術隔差는 漸漸 더 벌어지고 이에 따라 貧國과 富國 間 生活水準 隔差도 漸漸 벌어지고 있다는 統計가 있습니다. 이런 現象이 世界化에 따른 必然的인 現象이라고 보십니까.

▽앤더슨 名譽敎授〓必然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印度의 境遇는 最近 소프트웨어 産業의 發展으로 生活水準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結局 좋은 敎育制度와 能力이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世界化 時代에도 開發途上國의 發展과 國際的 競爭이 可能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아프리카나 이슬람圈의 많은 國家들은 아직도 어려운 環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여러 가지 社會的 政治的 原因 때문에 가까운 時日 안에 그 桎梏에서 벗어날 可能性이 別로 안 보인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필립 앤더슨 누구인가

1923年 美國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필립 W 앤더슨은 77年 ‘磁氣的 性質과 非結晶 物質의 物性에 關한 硏究’로 노벨物理學賞을 受賞한 固體 物理學界의 代父. 49年 하버드대에서 博士學位를 받은 그는 벨 電話 硏究所에 들어가 硏究에 專念했다.

그가 72年 科學雜誌 ‘사이언스’에 發表한 ‘많은 것은 다르다(more is different)’라는 짤막한 글은 큰 反響을 일으켰다. 根本物質과 힘을 硏究하는 素粒子物理學이 統一理論을 完成하면 自然科學의 모든 部分을 統一的으로 理解할 수 있다는 還元主義的 立場을 正面으로 攻擊한 것.

75年부터 프린스턴大 物理學 敎授를 맡은 그는 84年에는 머리 겔만(69年 노벨物理學賞), 케네스 隘路(72年 노벨經濟學賞)와 같은 碩學들과 함께 自由롭고 學際的(學際的)인 硏究를 위해 샌타페이 硏究所의 創立會員으로 參與했다.

軍縮問題 環境問題 等 科學과 社會에 對한 글도 여러 篇 發表했고, 著書로는 ‘固體의 槪念’ 等이 있다. 公認 바둑 初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