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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奇談] 解禁재비가 世上을 켜는 方法|新東亞

[고담奇談] 解禁재비가 世上을 켜는 方法

  • 윤채근 檀國大 漢文學과 敎授

    入力 2024-03-0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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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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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官에서 隱退한 柳得恭의 집은 北村과 雲從街 中間인 漢陽 警行方에 있었다. 得功은 돌아가신 正祖 임금으로부터 총애받던 奎章閣 검서 出身이었다. 유심聯銀 그런 사람의 집치곤 참 단출하다고 생각하며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달이 밝았다.

    “夜深한 時刻에 어린 妻子가 어인 일이냐? 넌 누구냐?”

    深淵을 書齋로 맞아들인 得功은 몹시 아파 보였다. 말도 자주 끊겼다.

    “少女 聲明은 유심鳶이라 합니다. 어르신과는 같은 文化 劉氏로 멀게나마 一家이지요. 南大門에서 網巾 파는 유해춘이란 者의 女息입니다.”

    深淵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던 得공이 잔기침했다. 還甲을 앞둔 나이라지만 그의 몸은 이미 活力을 잃은 듯했다. 그가 힘겹게 다시 물었다.



    “난 그런 者를 모른다. 잘못 찾아온 게 아니냐? 내 비록 庶子 出身이라 穩全한 兩班은 못 되지만, 설마 網巾 파는 市井雜輩를 벗으로 뒀겠느냐?”

    싱긋 微笑를 띤 深淵이 허리를 곧게 세우며 말했다.

    “모르시는 게 當然합니다. 하지만 유우춘이라 하면 或 記憶하실는지요?”

    눈을 게슴츠레 뜨며 생각에 잠겼던 得공이 무릎을 ‘탁’ 쳤다.

    “옳지! 유우춘은 내 잘 안다. 大闕을 지키는 龍虎營 所屬의 下級 武官 아니었느냐? 解禁 實力으로는 朝鮮 最高라고 했었지!”

    “少女가 그 유우춘의 조카입니다.”

    “그랬구나! 한데 유우춘은 오래前 龍虎營을 떠난 뒤로 漢陽에서 자취를 감췄다. 한때 내 解禁 스승이었는데, 그리 훌쩍 사라져버리더구나. 무슨 消息이라도 있어 날 찾은 게냐?”

    暫時 망설이던 深淵이 속삭이듯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제 父親이 얼마 前 世上을 떠났습니다.”

    “거참 안됐구나. 보아하니 네 나이 아직 어린데 말이다.”

    “그렇습니다. 母親을 오래前 여의었는지라 少女 이제 天涯 孤兒입니다. 兄弟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父親이 世上을 뜨기 前 제게 遺言을 하나 남겼습니다.”

    아비의 遺言

    平生 網巾을 만들어 財産을 꽤 모은 深淵의 아비는 일찍 아내를 잃고도 새 夫人을 얻지 않았다. 그는 외동딸 키우는 재미로 世上을 사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어린 딸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

    “네가 아들이 아니라 多幸이다. 곱게 태어났으니 온통 곱게만 살다 가려무나. 알았지?”

    深淵은 그 말의 뜻을 일곱 살 무렵 어렴풋이 깨달았다. 自身이 兩班 身分이 아니란 건 벌써 알고 있었지만 平凡한 洋人은 되는 줄로만 여겼던 그女는 周圍로부터 ‘奴婢 年’이란 辱을 먹고 나서야 現實과 마주했다. 아비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한때 奴婢였던 건 맞다. 하지만 오래前 免賤돼 어엿한 良人이다. 아비가 熱心히 돈을 벌 테니 두고 보려무나. 내 그 돈으로 널 번듯한 집에 媤집보내고야 말 거야. 알았지?”

    深淵의 아비는 齷齪같이 돈을 모았지만, 딸을 번듯한 家門에 시집보낼 때까지 살 運命은 아니었다. 병들어 자리에 누운 그는 죽기 直前 絶望한 눈빛으로 딸을 바라보다 겨우 입을 뗐다.

    “널 살뜰히 챙겨줄 郞君을 만나 平凡하게 살 수만 있다면, 꼭 그리 살아라! 알았지? 하지만 내가 먼저 죽으면 그리될 理 없겠구나. 이를 어쩌지? 심연아!”

    深淵이 아비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우두커니 바라보다 말했다.

    “난 苟且하게 郞君 따위에 빌붙지 않을 거야. 난 힘도 세고, 또 손도 누구보다 빠르니까 잘 살 거야. 씩씩하게 살 테니 걱정하지 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아비가 겨우 힘을 내 속삭였다.

    “이 아비가 사라지면 叔父를 꼭 찾아보려무나. 유우춘이라고 한다. 世上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거야.”

    “사라진 叔父를 어디 가서 찾아?”

    “유득공이란 선비를 찾아가려무나. 그분께 自初至終을 말하면 도움을 주실 거야. 네가 叔父처럼 살 運命이라면, 그럼 제대로 살아야 해! 叔父처럼 抛棄하지 말고. 알았지?”

    고개를 갸웃하는 딸의 손을 움켜쥐고 아비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平凡하게 사는 게 좋아. 너무 큰 재주는 結局 火가 돼. 알았지?”

    深淵은 對答하지 않았다. 그女는 自身이 알아듣는 말에만 대꾸했고 한番 約束한 말은 반드시 지켰다. 죽어가는 아비 앞에서도 달라질 건 없었다. 絶命하는 瞬間 아비가 艱辛히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딸이라서 多幸이야.”

    龍虎營의 解禁재비

    默默히 深淵의 말을 듣고 있던 得공이 물었다.

    “네 나이 올해 몇이더냐?”

    죽은 아비 얼굴을 헤아리던 深淵이 물氣 밴 音聲으로 對答했다.

    “열다섯 살입니다. 叔父인 유우춘에 對해 알고 싶습니다.”

    길게 한숨을 내쉰 得공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다락에서 解禁 하나를 꺼내 가져왔다. 그가 好奇心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或是 解禁 배워본 적 있더냐?”

    잠깐 고개를 숙이고 있던 深淵이 奚琴을 쥐며 對答했다.

    “아주 어렸을 때, 偶然히 어떤 樂士에게 暫時 배운 적은 있습니다.”

    “어떤 樂士인진 모르고?”

    “모릅니다. 그분이 叔父였는지, 아니면 網巾 사러 온 다른 손님이었는지. 어디 한番 연주해 볼까요?”

    得공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深淵이 서툴게 활을 집어 들고는 縣에 갖다 댔다. 鈍濁한 雜音이 새 나왔다. 唐慌한 深淵이 활을 쥔 손에 힘을 주고 다시 켜자 울림이 훨씬 簡潔해졌다. 그女에게 다가간 得공이 활을 쥐는 法과 音을 높이고 내리는 基本 技術을 仔細히 알려줬다.

    “이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연주해 보아라.”

    말을 마친 得공이 눈을 감았다. 深淵이 操心스레 활을 움직이며 卽興曲을 연주했다. 느닷없는 演奏였지만 曲에는 微妙한 律呂가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연주하는 途中 深淵의 實力이 늘고 있었다는 點이었다. 演奏를 마칠 때쯤 그女는 마치 專門 樂士인 양 音을 갖고 놀고 있었다.

    “타고났구나!”

    得공이 歎息처럼 속삭였다. 활을 내려놓은 深淵이 손가락을 풀며 말했다.

    “제가 이렇게 잘할 줄 몰랐습니다. 異常해요. 저절로 몸이 움직입니다.”

    고개를 끄덕인 得공이 활을 쥐고 虛空에다 켜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龍虎營 解禁재비 유우춘度 그랬다. 배워서 닿을 境地가 아니었지. 普通은 배워야 다음 段階로 나아가게 되지만, 그는 그냥 멀리 날아가 버리는 새 같았거든.”

    “새요?”

    “그래. 自己 實力을 끝까지 發揮할 必要가 없었다. 於此彼 아무도 理解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 自己 技倆의 半만 써도 사람들은 熱狂했다. 난 알고 있었어. 그가 일부러 제 實力을 낮추어 大衆에 迎合하고 있다는 것을.”

    “일부러요?”

    “그래. 그 程度 水準에서 멈춰야 사람들은 좋아하거든. 그걸 넘어서면 音律을 좀 안다는 者들도 火를 내거나 졸기 일쑤였다. 하긴 그게 世上 理致니까.”

    “어째서 그게 世上 理致예요?”

    “네가 어려서 모를 거다. 그래야 돈도 벌고 人氣를 끌 수 있거든. 勿論 結局 그게 싫어 龍虎營을 떠났을 거야. 네 叔父가 龍虎營 所屬 軍隊 樂士였다는 건 알고 있겠지?”

    “그건 압니다.”

    暫時 뜸을 들인 得공이 슬픈 눈빛으로 입을 뗐다.

    “龍虎營 軍樂隊에 있는 한 士大夫家의 부름을 拒絶할 순 없었을 거다. 官職에 있으면 周邊 눈치 볼 일이 아주 많거든. 한데 돈을 아무리 많이 번다 한들 뭐 하겠느냐? 깽깽이 켜는 광대 取扱에 밤낮없이 불려 다니며 健康만 傷하는 꼴이었겠지. 삶의 全盛期에 새처럼 훌쩍 떠날 수 있었던 그가 부럽고 또 그립구나.”

    得공이 深淵을 지긋이 바라보다 다시 말을 이었다.

    “네가 가끔 찾아와 연주해 주면 좋겠구나. 그리고 유우춘에 對해서라면 나보다는 金臺擧事를 찾아가 보는 게 좋겠다. 于춘의 異服兄이자 그를 龍虎營에 넣어줬던 恩人이거든.”

    金隊擧事

    訓鍊院에서 漢江鎭으로 이어지는 긴 고개를 사람들은 버티고개라고 불렀다. ‘배 타러 가는 고개’라는 뜻이었다. 金臺擧事의 집은 고개 初入에 있었다. 深淵을 잔뜩 警戒하던 巨事는 유해춘이 죽었다는 말을 듣자 顔色이 바뀌더니 沈鬱하게 물었다.

    “解春이가 죽었다고? 아직 訂正할 나이건만! 많이 힘들어했느냐?”

    고개를 가로저은 深淵이 조용히 對答했다.

    “제 아비는 비록 網巾이나 만드는 者였지만 匹夫는 아니었습니다. 제게 꽤 넉넉한 財産도 물려줬습니다. 무얼 付託드리러 찾아온 건 絶對 아닙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인 巨事가 深淵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剛健하다! 解春이가 딸을 참 잘 키웠구나! 解春이와 난 異腹兄弟이니 넌 내 조카딸인 셈이다.”

    살며시 머리를 조아린 뒤 深淵이 입을 열었다.

    “제 아비가 奴婢였다 들었습니다.”

    몸을 움찔한 巨事가 書案에 몸을 기대며 속삭였다.

    “맞다. 아주 오래된 얘기다. 내 아버님께서, 그러니까 네겐 할아버님이 되겠구나! 縣監까지 하신 유운경이란 분이시다. 그 어른께서 李麟佐의 亂을 討伐하는 일을 하셨다. 李麟佐의 亂은 아느냐?”

    “잘 모릅니다.”

    “英祖 賃金을 노리고 南人과 小人들이 일으킨 逆謀 事件이었다. 李麟佐가 그 우두머리였지. 아버님께서 그 逆徒들을 討伐하는 데 큰 功을 세우시고 李麟佐의 몸종 하나를 醉하셨다고 한다. 그 妾과 琴瑟이 좋으셨는지 아들 둘을 두셨다.”

    “쇤네의 아비와 叔父입니까?”

    “그렇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조금 궁금해지더구나. 비록 奴婢지만 내 동생들 아니냐? 그래서 먼 邊方에 숨어 산다는 李麟佐의 後孫들을 찾아갔다. 어린 兄弟가 奴婢로 悽慘하게 살고 있더구나. 참 祈求하지 않으냐? 卽時 漢陽에 傳喝을 띄워 田畓을 팔아 돈을 마련했다.”

    “어르신께서 免賤해 주셨던 거로군요?”

    “그 돈으로 兄弟를 사서 漢陽으로 돌아와 良人으로 살게 해주었다. 하지만 함께 살 순 없지 않으냐? 가끔 사는 形便은 살폈지만, 親兄弟의 緣을 맺을 순 없었다. 해춘이는 網巾을 판다기에 돈을 조금 줬고, 우춘이는 奚琴을 잘 켜기에 龍虎營 細樂手로 넣어줬다. 거기까지가 내 일이었다.”

    暫時 숨을 고른 深淵이 물었다.

    “實은 叔父인 유우춘을 찾고 있습니다. 그게 죽은 아비의 遺言이었습니다.”

    팔짱을 낀 채 길게 숨을 내쉰 巨事가 深淵을 그윽이 바라보며 물었다.

    “或是 너도 奚琴을 켜느냐? 아니면 다른 樂器를 다루느냐?”

    深淵은 質問의 意圖를 몰라 暫時 망설였다. 그女가 마침내 對答했다.

    “奚琴을 다룰 줄 압니다.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유득공 어르신께서 제법 잘 다룬다고 稱讚하셨습니다.”

    “그 親舊가? 그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피가 어디 가지 않는구나. 실은 解春이와 우춘이를 邊方에 그냥 두고 올 수 없었던 理由가 따로 있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兄弟가 너무 卓越했다. 뭐든 손에 쥐면 다룰 줄 아는 거였어. 이인좌 집안 궂은일을 도맡으면서도 언제 배웠는지 젓대에 북이며 피리까지 못 다루는 樂器가 없었다. 그런 才能을 썩히게 놔둘 순 없었어. 그 才能은 아마 어미로부터 물려받았을 거다. 李麟佐의 몸종이었다지만 伽倻琴이며 琵琶며 모든 樂器에 뛰어났다고 들었다. 네 몸에도 必是 그 피가 흐르고 있을 게다.”

    거문고재비 鐵돌

    金臺擧事의 紹介로 거문고재비 鐵돌을 만나기 爲해 雲從街에 이르렀을 때 해는 이미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鐵돌이 公演한다는 妓生집 近處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그女는 멀리서 다가오는 一群의 무리를 보고 이내 그들이 漢陽을 뒤흔든 有名한 樂士 牌거리임을 直感했다. 深淵을 알은체도 않고 지나가려던 鐵돌은 유우춘이라는 이름을 듣자 멈춰 섰다.

    “우춘이 조카딸이라고? 네가?”

    “네. 金隊擧事 어르신 紹介로 이리 찾아뵙게 됐습니다.”

    눈만 멀뚱멀뚱 뜬 채 말이 없던 鐵돌이 거문고를 땅에 부려 장구재비에게 맡기고는 深淵의 손을 잡아 골목으로 이끌었다.

    “우춘이는 漢陽 놀이판 뜬 지 오래餘. 消息은 나도 모르지. 근데 왜 찾는 巨與?”

    마른침을 꼴깍 삼킨 深淵이 對答했다.

    “만나고 싶습니다. 그게 제 죽은 아비 遺言입니다.”

    瞬間 鐵돌의 입이 야릇하게 뒤틀렸다.

    “解春이가 죽었어? 쯧쯧. 거봐! 타고난 끼를 감추고 社니깨 일찍 뒈지는 겨! 니 애비도 우춘이 못잖은 解禁재비인 건 알어? 모르지? 雙璧이었어. 근데 쇠심줄처럼 固執이 세! 놀 八字는 놀고 살아야 하는 法이여.”

    “제 아비가 解禁재비였어요?”

    “그럼! 解禁뿐이여? 젓대度 잘 다루고 거문고도 나만치나 했어. 아까운 人材였지. 근데 解春이가 왜 너보고 우춘일 찾으라고 해쓰까?”

    對答 없이 가만히 서 있던 深淵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제게도 解禁재비 피가 있나 봅니다.”

    鐵돌은 微動 없이 深淵을 바라만 봤다. 코를 후비며 땅바닥에 침을 캭 뱉은 그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뭔 소린지 모르겠고! 解春이가 외동딸을 解禁재비 만들려 했을 理가 없어. 돈도 좀 있다며? 너 이쪽 일이 어떤 日인진 알어? 女子는 妓生 取扱받는다 이거여. 막말로 우덜은 社內니깨 막 산다 해도, 니가 막돼먹은 兩班 雜것들 손을 어찌 뿌리치겄냐? 우춘이 얼굴 봐서도 난 그리 못햐!”

    빙그레 微笑 지은 深淵이 속삭였다.

    “아저씨들이 지켜주시면 되죠? 보시다시피 전 힘도 세고 씩씩합니다. 뭐 鄭 안되면 男裝을 하면 되고요.”

    지는 해를 등지고 우두커니 서 있던 鐵돌이 深淵에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채 쏜살같이 妓生집 쪽을 向해 뛰어갔다. 그는 暫時 後 解禁재비 馬 氏라는 사내를 데리고 나타났다. 馬 氏가 바닥에 奚琴을 내려놓으며 한番 켜보라는 시늉을 했다.

    深淵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았다가 이내 털썩 주저앉아 奚琴을 쥐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아비와 叔父의 運命을 떠올렸다. 그러자 自己도 모르게 손이 움직여 音律을 만들었고 구성진 소리는 잔잔한 물결이 돼 雲從街 골목 사이로 번져나갔다.

    “合格이여? 아니여?”

    鐵돌이 馬 氏에게 묻자 馬 氏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대꾸했다.

    “형편없어! 基本技가 없어! 그래도 조금만 배우면 흉내는 내겠어!”

    “누구 흉내?”

    “누군 누구? 우춘이地!”

    그제야 鐵돌이 深淵을 일으켜 세웠다. 그가 馬 氏를 돌려보내고 빠르게 말했다.

    “너는 말여. 잘 들어! 우춘이처럼 할 必要 全혀 없어. 알아들어?”

    “왜 그래야 하죠?”

    “우춘이처럼 하면, 뭐럴까, 재미가 없어! 너무 뛰어나면 不和가 생긴다 이거여! 兩班 雜것들이 지들보다 뛰어난 걸 容恕하겠냐 이거여! 안 그려? 그러니깨 適當히만 實力을 다듬어서 우덜이랑 놀고지고 하는 거여. 어뗘?”

    “싫습니다. 旣往 할 거라면 叔父처럼 中間에 抛棄하진 않을 겁니다.”

    날쌔 도령

    사람들은 深淵을 유우춘의 아들로 알았다. 이름도 날쌔로 바꾼 그女는 男子 行世하며 奚琴으로 長安을 주름잡았다. 그女는 거문고재비 鐵돌과 장구재비 同 氏 그리고 젓대재비 安 氏와 더불어 鄕樂 風流의 代價가 됐다. 적어도 解禁으로는 그女를 따라올 者가 없었다.

    어느 날 鐵돌이 憂鬱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結局 올 것이 왔구먼! 이제 우리 날쌔 도령이 決心할 몫이여!”

    鐵돌을 힐끗 노려본 深淵이 퉁명스레 물었다.

    “난 이제 解禁하고 婚姻했으니 시시껄렁한 사내 만나라는 말은 하지 마쇼! 趁卽 警告했습니다?”

    “아이쿠! 내가 미쳤어? 그게 아니라, 都承旨 宅에서 이番에 널 좀 보자는 겨! 왜 그 音樂 쪽에 造詣 깊다는 그 兩班이! 널 데려가도 좋지만, 거 싸우지 않으까?”

    “누가요? 제가요?”

    “응! 바로 네가! 그럼 누가 都承旨랑 싸워?”

    “제가 왜 都承旨랑 싸웁니까?”

    “내가 아나? 꼭 그럴 것 같아서 그려! 우춘이가 딱 그랬거든! 서상수라고, 아무튼 當時엔 詩書惡에 道가 튼 분이었는데, 그 兩班이랑 막 싸웠단 말여. 조금치도 讓步란 없었다 이 말이지!”

    “叔父가 왜 그런 분이랑 싸워요?”

    “몰라! 우덜이야 즐겁기만 하면 되잖어? 근데 서상수 그 兩班은 뭐가 그리 까다로운지, 막 아는 체를 한다 이거여. 우덜은 꾹 참지! 헌데 于춘人 막 대들더란 말이지. 바득바득 우기더니 막판엔 賞을 뒤집지 뭐여? 너도 或是 그럴껴?”

    피식 웃은 深淵이 조용히 對答했다.

    “이 날쌔 도령은 그럴 理가 없습니다.”

    광통교 公演

    鐵돌은 都承旨 宅으로 가는 代身 都承旨를 광통교 自己 집으로 招待했다. 큰 財産을 이룬 鐵돌은 제법 으리으리한 邸宅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곳에서 모든 狀況을 安全하게 管理하고 싶었다. 公演 當日 都承旨는 親舊들을 줄줄이 데리고 찾아와 大廳마루 中央을 차지하고 앉았다.

    모든 公演은 순조로웠다. 深淵이 解禁 獨走를 하기까지는 그랬다. 演奏를 다 鑑賞한 都承旨가 손을 들어 深淵을 다가오게 했다. 그가 물었다.

    “이름이 날쌔라고? 유우춘의 아들이라고 했나?”

    深淵이 고개를 숙이며 對答하자 비실비실 웃음을 머금던 都承旨가 헛기침하고 말했다.

    “유우춘이 그리 도도했다지? 깽깽이 켜는 主題에 꽤나 自尊心이 있었나 봐?”

    深淵은 對答 代身 공손히 허리를 굽혔다. 그러자 都承旨가 뒷짐을 지고 일어서더니 큰소리로 一場 演說을 늘어놓았다.

    “解禁이 뭐냐? 이게 南北朝 時代 저 有名한 중원의 隱者였던 惠岡(?康)李 만든 樂器라 이거야. 淸潭 思想이라고 들어봤어? 解禁 속엔 欲心 없는 선비의 맑은 氣像이 깃들어 있다는 거지. 이게 竹林七賢의 志操이기도 하고! 어쩌다 이 樂器가 千것들의 鄕樂器가 됐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잠자코 있던 深淵이 한 걸음 나아가며 입을 열었다.

    “쇤네 알기론 그렇지 않습니다.”

    鐵돌이 곁으로 다가와 허리를 꼬집었지만, 深淵은 멈추지 않았다.

    “解禁이 惠岡의 金이란 말은 理致가 닿지 않습니다. 解禁은 요서 地域을 떠돌던 해(奚)라는 部族이 發明한 겁니다. 樂器 생긴 걸 보십시오. 활처럼 생긴 模樣은 武器로 쓰던 활에서 온 그대로입니다.”

    都承旨의 얼굴色이 하얗게 變했다. 鐵돌이 大淸 섬돌 아래로 다가가며 장구재비를 向해 어서 연주하라는 손짓을 했다. 搖亂한 風樂 소리가 울려 퍼지자 體面을 구긴 都承旨가 엉거주춤 제자리에 앉았다. 都承旨가 鐵돌을 다가오게 해 귀에 대고 말했다.

    “날쌔란 저 녀석, 이따 房 안으로 따로 불러라. 술이나 가르쳐 봐야겠다.”

    놀란 表情의 鐵돌이 多急히 對答했다.

    “술을 一切 못합니다요! 常것들이 뭘 알겠습니까요? 그저 어린 게 철이 없다 여겨만 주시면, 이 鐵돌 이름을 걸고 이 밤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요!”

    鐵돌이 都承旨를 다루는 사이 누군가 深淵 뒤로 다가오더니 팔을 낚아챘다. 뒤돌아볼 사이도 없이 相對는 深淵을 몰고 뒤채를 向해 움직였다.

    돌아온 叔父

    “眞짜 유우춘 숙부세요?”

    놀란 목소리로 深淵이 물으며 相對를 올려다봤다.

    “네가 어찌나 시끄럽게 노는지 三南에 있던 내 귀에까지 消息이 들리더구나.”

    우춘이 떨떠름한 表情으로 對答하고 退마루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가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解春 兄님이 널 참 잘 키웠구나! 記憶 못 하겠지만 네가 아주 어릴 때 처음 奚琴을 쥐여준 게 바로 나였다.”

    “그게 叔父였어요? 얼마 前 그걸 記憶해 냈거든요.”

    “그때 네 아비가 불같이 火를 냈다. 우리처럼 賤한 身分이 너무 큰 재주를 가지면 엄마처럼 될 거라고.”

    “엄마요? 李麟佐의 몸종이었단 할머니요?”

    “그래! 李麟佐는 力道의 首魁였고, 네 할머니는 재주가 너무 많은 분이셨지. 큰 재주를 인정받을 곳이 이 世上에 없자 世上을 뒤집을 字 밑으로 들어가셨던 거야. 萬若 사내로 태어났더라면 四肢가 찢겨 죽임을 當하셨을 거다. 그래서 解春이 兄은 널 平凡하게 키우고 싶어 했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던 深淵이 조용히 말했다.

    “전 絶對 平凡하지 않아요. 叔父처럼 도망치지 않고 世上과 奚琴으로 싸울 겁니다.”

    *이 作品은 朝鮮 後期 文人 柳得恭의 ‘柳愚春傳’을 모티프로 創作됐다.

    윤채근
    ● 1965年 忠北 淸州 出生
    ● 고려대 國語國文學 博士
    ● 檀國大 漢文敎育學科 敎授
    ● 著書 : ‘小說的 主體, 그 誕生과 轉變’ ‘漢文小說과 欲望의 構造’ ‘神話가 된 天才들’ ‘論語 感覺’ ‘每日같이 明心寶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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