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데 슬픔이 끝이 아니다. 어스름하나 따스하고, 쓸쓸하지만 더없이 깊어진 위안. 마종기 詩人(81)李 5年 만에 펴낸 新作 詩集 ‘天使의 歎息’(문학과지성사·寫眞)에는 詩人으로, 醫師로 그리고 信仰人으로 살아온 그의 한層 깊고 謙虛해진 言語들이 펼쳐진다. 20代 中盤 어쩔 수 없이 美國으로 떠나 醫師 生活을 始作한 뒤 一平生 故國을 떠난 그리움을 아름다운 詩語로 매만져온 그의 視力(詩歷)은 올해로 60年이다. 最近 東亞日報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詩人은 “아직 사람들이 感動할 수 있는 좋은 詩를 내놓지도 못했는데 벌써 登壇 60年이라니 부끄러움이 첫 感懷”라며 “이 마라톤의 끝은 어딜까, 이제는 疲困해지는구나 싶기도 한데 詩 쓰기는 決勝點 테이프나 꽃다발, 팡파르가 없는,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競走인 것을 알기 始作했다”고 했다. 熾烈한 醫療 現場의 고단함과 늘 곁에서 循環하는 誕生과 죽음의 굴레는 職分, 召命에 對한 苦悶과 切切한 鄕愁를 노래하는 詩 속에 고스란히 再現된다. ‘사흘 만에 돌아오는 當直 때는 밤새도록/기억에도 없는 주검을 聽診器로 確認하고/사망진단서를 써주고 剖檢을 보면서 … 밤새우고 病院을 나오는 黎明의 空間을/왜 캄캄한 地下室로 내려간다고 느꼈던지’(‘노을의 住所’) 그는 “言語, 實力도 不足했고 外國서 修鍊醫가 된 지 4個月 만에 父親이 故國에서 돌아가셔서 견디기 어려웠다”며 “一旦 살기 위해 밤새워 詩를 썼는데 돌아 보니 文學이 가진 휴머니티는 좋은 醫師의 條件이었고 醫師란 生業은 市의 좋은 質料가 돼줬다”고 말했다. 그는 “醫師로 故國에 別로 寄與한 것 없이 美國에서 生業을 이어왔지만 이番 코로나 事態에 醫療陣이 펼친 살身의 奉仕는 나 같은 列外者에게 눈물을 쏟게 했다”고도 했다. “아마도 나이가 조금 作用했을 것”이란 說明대로 이番 詩集에는 돌아가신 父母님, 먼저 떠난 親舊들을 그리워하는 詩篇이 적지 않다. 이들에 對한 깊은 그리움은 自然히 믿음의 世界 안에서의 再會를 所願하는 그의 信仰과 만난다. 그는 “微弱한 生命體의 민낯, 새 生命의 기쁨 等 數十 年 醫師로 살면서 經驗에서 抽出해낸 가장 重大한 보람이 信仰이었으나, 信仰을 直接 時에 넣는 건 禁忌視했다”고 했다. 그래서 成功한 例가 드물다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番엔 ‘冒險’을 했다. 特히 標題作인 ‘天使의 歎息’에 그 삶과 文學의 바탕이 돼 준 信仰이 잘 드러난다. ‘우리는 結局 다 함께 일어난다는, 多情하게 들리는 저 天使의 歎息! … 이제는 生涯의 成事를 받을 時間, 수많은 罪와 悔恨을 기쁨으로 바꾸어주는 當身께 다가간다’ ‘아버지도 가을에 돌아가셨고/어머니도 그 뒤의 가을이었지 … 괜찮다면 나도 가을이고 싶다’(‘즐거운 송가’)며 삶과의 離別을 淡淡히 準備하는 詩篇들에서도 回復과 永遠에 對한 念願이 읽힌다. 그는 “旅行도 힘들고 親舊도 만나기 힘든 이 亂世에 기대고 慰勞받을 곳은 藝術과 信仰, 두 가지가 아닐까”라며 “둘 다든, 둘 中 하나에든 기대어 慰勞와 기쁨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박선희 記者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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