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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선이 본 映畫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模樣’|新東亞

아주 私的인 他人의 리뷰

은하선이 본 映畫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模樣’

“내 모습 그대로 사는 게 罪는 아니잖아요”

  • 入力 2018-03-25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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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은하선, 섹스를 하고 글을 씁니다

    • ‘靑綠이’가 달걀 받아 들었을 때 눈물이 쏟아졌어요

    • ‘갑자기’ 사랑에 빠진 ‘그女’와 6年째 戀愛 中

    • 내 삶에 다가온 傷處들, 그것을 통해 숨 쉴 것

    [홍중식기자]

    [홍중식記者]

    기예르모 델 吐露 監督의 映畫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模樣’(셰이프 오브 워터)李 3月 初 열린 美國 아카데미賞 施賞式의 主人公이 됐다. 作品賞, 監督賞, 美術賞, 音樂賞 等을 휩쓸며 올해 最高 話題作으로 떠오른 것이다. 神祕한 能力을 가진 怪生物體와 人間 女性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映畫를 섹스칼럼니스트 은하선(30) 氏와 같이 觀覽했다. 

    殷氏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自己紹介欄에는 ‘섹스를 하고 글을 씁니다’라고 적혀 있다. ‘은하선’은 그런 사람이다. 2015年 女性의 欲望을 다룬 冊 ‘利己的 섹스’를 펴냈고, 最近에는 여러 新聞과 放送 프로그램을 통해 成果 사랑에 對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兩性愛者다’ ‘섹스를 좋아한다’ ‘每日 自慰를 한다’ 같은 말로 여러 番 論難의 中心에 서기도 했다. 자유로움, 率直함, 거침없음 等을 代表 이미지로 가진, 이 時代의 젊은 論客인 셈이다. 그런데 映畫가 始作되고 얼마 뒤부터 殷氏가 앉은자리 쪽 氣色이 尋常치 않았다. 空氣를 통해 傳해지는 弱한 떨림과 조용한 훌쩍임. 그가 소리 죽여 울고 있었다.

    怪生物體와 사람의 사랑 이야기

    映畫를 보며 많이 우시더군요. 

    “오늘은 두 番째라 좀 덜한 거예요. 며칠 前 처음 봤을 때는 映畫가 끝나고도 한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고요.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고 劇場 안에 불이 켜질 때까지 한참을 더 앉아 있었어요.”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 건가요. 



    “아름다워서 그런 것 같아요. 中間中間 슬프고 가슴 아픈 대목도 있지만 全體的으로 보면 다 아름다워요. 처음 映畫를 보고는 얼마나 좋던지 만나는 사람들한테 每番 ‘셰이프 오브 워터’를 꼭 보라고 말하곤 했어요. 오늘 두 番째 본 느낌도 처음과 다르지 않네요. 앞으로 두 番은 더 볼 것 같아요(웃음).” 

    殷氏는 “音樂, 畵面,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참 좋다”며 아직 채 눈물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싱긋 웃었다. 

    映畫 ‘셰이프 오브 워터’의 時代的 背景은 1960年代 初盤. 美國과 蘇聯이 宇宙 開發의 主導權을 놓고 熾烈한 競爭을 벌이던 때다. 그 무렵 美國 볼티모어에 있는 한 宇宙硏究所에 人間을 닮은 怪生物體가 잡혀온다. 科學者들은 땅 위와 물속 兩쪽에서 呼吸할 수 있고 사람과 基本的 意思疏通이 可能한 이 存在를 宇宙 探査에 利用하려 한다. 反面 保安責任者 ‘스트릭랜드’를 爲始한 軍 勢力은 蘇聯이 알아채기 전 ‘그것’을 解剖해 關聯 情報를 獨占하고자 한다. 硏究所에서 淸掃夫로 일하다 이 모든 祕密을 알게 된 女性 ‘엘라이자’는 危機에 處한 生命體를 탈출시켜 元來의 故鄕으로 돌려보내기로 마음먹는다. 태어날 때부터 말을 하지 못하는 엘라이자 곁에는 그와 함께 기꺼이 危險 속으로 뛰어드는 親舊 ‘자일스’와 ‘젤다’가 있다. 

    이 映畫에서 男子 主人公 格인 怪生物體는 自身을 硏究하고 길들이려는 사람들에 依해 온갖 受難을 當한다. 아마존 地域民들이 ‘神’으로까지 여겼다는 이 存在를 硏究所 사람들은 ‘怪物’ ‘짐승’ 또는 ‘잡힌 지 一週日 지난 生鮮’ 따위로 부른다. 은하선의 呼稱은 달랐다. 그는 온몸이 靑綠色 비늘로 덮여 있고 손과 발에 물갈퀴가 달린 이 兩棲類를 ‘靑綠이’라고 불렀다. 親近하고 귀여운 呼稱을 통해 悲慘한 運命에 놓인 듯 보였던 한 存在가 完全히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나는 게 느껴졌다. 

    靑綠이라니, 正말 귀여운 이름이에요. 

    “映畫 始作 部分에 이런 내레이션이 나오죠. ‘이것은 사랑과 喪失, 그리고 그 모든 것을 破壞하려 한 怪物에 對한 이야기다.’ 저는 映畫가 始作되고도 한참 동안 靑綠이가 바로 그 怪物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眞짜 怪物은 어떤 苦悶이나 罪責感도 없이 엘라利子와 靑綠이의 世上을 破壞하려 한 白人 男性 스트릭랜드잖아요. 靑綠이를 그들이 使用하는 怪物이라는 單語로 指稱하고 싶지는 않아요.” 

    映畫 속 世上에서는 大部分의 사람이 靑綠이를 怪物로 여기고 두려워하거나 嫌惡하죠. 오직 한 名, 엘라이자만 그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고요. 

    “엘라利子도 처음엔 好奇心 또는 憐憫을 갖고 對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달걀을 나눠 먹고 音樂을 같이 들으며 조금씩 사랑의 感情이 싹트는 거죠. 事實 제가 눈물을 흘리기 始作한 게, 엘라利子가 靑綠이한테 달걀을 건네던 場面부터예요. 靑綠이는 自己가 살던 곳에서 홀로 붙잡힌 뒤 理由 없이 自身을 虐待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긴 時間을 지냈잖아요. 큰 傷處를 받고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됐을 때 불쑥 한 女性이 다가와 달걀을 건넨 거예요. ‘저 存在를 믿어도 될까’ 망설이다 재빨리 달걀을 잡아채고 水槽 안으로 사라져 버리는 靑綠이의 모습을 보는데, 그 외로움과 슬픔이 온몸으로 느껴졌어요.”

    理解받지 못하는 存在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 硏究所 夜間 淸掃를 擔當하는 엘라利子는 每日 밤 10時 45分 깨어나 出勤을 準備한다. 알람時計를 끄고 日曆을 한 張 뜯어낸 뒤 그가 늘 하는 일은 작은 냄비에 달걀을 삶는 것이다. 그 素朴한 自己 몫의 食事를 靑綠이에게 건네면서 두 存在는 처음으로 얕게나마 感情 交流를 하게 된다. 映畫는 이 대목을 童話처럼 아름답고 조금은 코믹하게 描寫한다. 그러나 눈물이 나올 만큼 劇的으로 느껴지지는 않는 場面이다.

    [홍중식기자]

    [홍중식記者]


    靑綠이처럼 世上에 홀로 남겨진 듯 느껴진 때가 있었던 건가요. 


    “어릴 때부터 人間關係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親舊를 두루두루 많이 사귀는 便도 아니었고요. 그러다 大學에 가서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제게 등 돌리는 經驗을 했고, 그런 記憶이 제 속 어딘가에 只今도 남아 있겠죠.” 


    그렇게 映畫 이야기는 殷氏의 삶으로 이어졌다. 2008年의 일이다. 初等學校 때부터 오보에를 배운 殷氏는 例中, 豫告를 거쳐 그해 서울 한 大學 管絃樂科에 入學했다. 그런데 3月 初, 學科 先輩들이 殷氏와 同期들을 한자리에 부르더니 3時間에 걸쳐 氣合을 줬다. 理由도 없었다. 體罰에 準하는 힘든 姿勢를 取할 것을 强要하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高聲과 辱說을 쏟아부었다. 다음 날 學校에서는 學長을 맡고 있는 敎授가 또 學生들을 꾸짖었다. ‘新入生 學父母에게서 어제 일에 對한 抗議 電話를 받았다. 누가 이런 일을 집에 가서 고자질하는 거냐’는 內容이었다. 이게 正常的인 狀況인가, 殷氏는 疑問을 품었다.

    [홍중식기자]

    [홍중식記者]


    그래서 抗議하셨나요. 

    “當時 流行하던 싸이월드 揭示板에 글을 썼어요. 그걸 읽은 누군가가 제 글을 學校에 알렸고, 저는 入學과 同時에 아웃사이더가 됐죠.” 



    不當한 暴力을 告發했다는 이유로요? 

    “當時 제 글에 두 가지 內容이 있었어요. 좀 前에 말씀드린 그 事件에 對한 이야기가 大部分이었지만 두세 줄 程度, 제가 初等學生 때부터 大學에 올 때까지 樂器를 배운 韓 先生님한테 持續的으로 性醜行을 當했다는 內容도 들어 있었죠. 그 오랜 時間 동안 先生님이 公公然하게 學生 몸을 더듬어도 누구 하나 뭐라고 말을 안 했어요. 제가 ‘너무 힘들다’고 苦悶을 털어놓은 또 다른 先生님은 저한테 ‘가만히 있으라’고, ‘只今 그 先生님한테 따지는 건 아예 音樂을 그만두겠다는 얘기’라고 하셨고요. 왜 世上은 우리한테 입을 다물라고만 하는가, 제가 그 글에서 하고 싶은 얘기가 그거였어요.”

    은하선의 #MeToo

    2018年 韓國 社會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MeToo’ 運動을 殷氏는 꼭 10年 前 혼자 始作했던 셈이다. 그 좁은 音樂界에서 殷氏가 누구를 指目하는지는 금세 알려졌고, 當時 殷氏가 다니는 大學에 出講하던 ‘加害者’는 勸告辭職을 當했다. 그러나 事件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該當 講師가 殷氏를 名譽毁損 嫌疑로 告訴한 것이다. 殷氏도 맞告訴를 하면서 法廷 攻防이 始作됐다. 그때 殷氏는 自身의 被害 事實을 뻔히 아는 사람 相當數가 講師 便에 서는 것을 目擊했다고 했다. 殷氏가 當時 事件에 對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홍중식기자]

    [홍중식記者]

    “加害者에게 나랑 같이 배우던 學生들은 警察 調査에서 ‘딸 같아서 만지新 걸 왜 그렇게 解釋하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아 證言했다. 先生님이 만지는 거 正말 싫다며 每番 울면서 레슨室을 뛰쳐나오던 언니들도, 내가 카메라를 設置해야겠다며 辱하던 걸 본 同氣들도 나를 위해 證言하지 않았다. 날 그나마 應援하던 사람들은 加害者가 내 몸 어딜 만졌는지 仔細히 듣고 싶어 했다. 난 그들이 願하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받은 알량한 應援에 기대어 12時間씩 對質審問을 했고, 學校를 다녔다. 나는 性上納을 한 主題에 被害者인 척 演技하는 꽃뱀이었다.” 


    殷氏에 따르면 事件 初期 ‘오픈된 空間에서 授業을 進行했는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犯行 自體를 否認하던 ‘加害者’는 以後 ‘(은하선이) 中學生 때까지는 만졌지만 高等學生이 된 後론 안 그랬다’고 立場을 바꿨고, 다른 學生들의 證言을 받아와서 ‘얘네는 만져도 性暴力으로 認識하지 않았는데 唯獨 쟤만 저런다’고 主張하기도 했다. 그렇게 時間이 흐르는 동안 敎授, 先輩, 같이 音樂하던 親舊 等 수많은 사람이 殷氏에게 ‘왜 내내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이러는 거냐’ ‘다른 目的이 있는 게 아니냐’ ‘只今이라도 告訴를 撤回하라’고 要求했다. 結局 이 事件은 ‘健康이 좋지 않으니 한 番만 容恕해달라고 비는 加害者’에 對한 告訴를 殷氏가 取下하면서 1審 途中 끝이 났다. 그때 이미 殷氏는 그가 屬한 共同體에서 完全한 아웃사이더인 狀態였다. 

    왜 다들 ‘先生님’ 便에 섰을까요. 

    “音樂을 專攻하는 사람들에게 레슨 先生님은 正말 큰 存在거든요. 例中·豫告를 거쳐 音大에 進學하기까지, 甚至於는 卒業 後 오케스트라 等에 就業할 때도 누구한테 배웠는지가 繼續 따라다녀요. 演劇界 性暴力 被害者들이 ‘이윤택한테 찍히면 다시는 演劇을 못 하게 될 것 같아 그동안 말하지 못했다’고 했잖아요. 音樂界에도 그런 部分이 있어요. 게다가 音樂은 돈과 時間이 많이 드는 分野잖아요. 性暴力을 告發하면 그동안 쌓아온 것을 모두 잃게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요. 오죽하면 저의 ‘작은 先生님’(殷氏는 그가 助言을 求한 레슨 敎師를 加害者인 ‘큰 先生님’과 區分해 ‘작은 先生님’이라고 불렀다)이 겨우 中學生인 저한테 ‘너 只今까지 音樂 하느라 얼마나 苦生했니. 只今 그 얘기하고 다 抛棄할래’라고 했겠어요. 그 말씀이 어린 저한테는 正말 큰 威脅이었어요. 엄마 아빠께조차 아무 말도 못 하게 될 만큼요. 돌아보면 只今은 音樂하고 아무 상관없는 일을 해서 잘 먹고살고 있는데(웃음). 그때는 이런 人生도 있다는 걸 몰랐죠.” 

    殷氏는 싱긋 웃으며 映畫 ‘셰이프 오브 워터’의 한 場面을 이야기했다. 엘라이자네 집 달曆 뒷面에 ‘삶이란 부서진 計劃의 殘骸에 不過하다’라는 文章이 쓰여 있던 部分이다. 엘라利子는 每日 한 張씩 뜯어내는 日曆을 使用하는데, 各 種이 뒷面에는 생각해볼 만한 警句가 하나씩 적혀 있다. 그中 特히 이 글句가 殷氏의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한다. 

    “삶이 正말 計劃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니까요.”

    “屈하지 않다”

    殷氏는 大學을 卒業했지만 어린 時節 꿈꿨던 專門 音樂人의 길은 걷지 않았다. 種種 直接 作詞·作曲하고 歌唱까지 한 노래를 個人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긴 하지만, 現在 그의 職業은 ‘演奏者’가 아닌 ‘칼럼니스트’인 것이다. 

    水槽 안에 홀로 갇혀 있는 靑綠이를 보면서 過去의 傷處들이 떠올랐나요. 

    “글쎄요. 바로 그렇게 連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저는 靑綠이가 普通 사람들과 다른 게 嫌惡와 虐待의 理由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世上에는 自身과 다른 存在한테는 함부로 對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도 제가 그들과 좀 다르다는 理由로 저를 理由없이 攻擊하는 사람들 때문에 혼란스럽고 힘들던 時間이 있었어요.” 

    殷氏는 自身이 性暴力 被害 事實을 처음 公開한 스무 살 때, 열 살 넘게 差異 나는 男子親舊와 5年째 사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걸 아는 사람들은 殷氏를 보고 ‘中學生 때부터 援助交際를 해놓고 무슨 性暴力 타령이냐’고 非難했다. ‘레슨 講師한테 性上納을 했는데 願하는 大學에 못 가니 저러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처음엔 제가 있지도 않은 일을 얘기한다고 主張하다가 實際로 性醜行이 있었다는 게 드러나니까 ‘착하고 純潔한 애라면 모를까, 너 같은 애는 그걸 問題 삼을 資格이 없어’라는 式으로 몰고 간 거예요. 제가 中學生 때부터 섹스를 한 것, 섹스를 좋아하는 건 다 事實이에요. 그런데 그게 잘못인가요? 性 經驗이 있는 사람은 아무에게나 함부로 待遇받아도 되는 거예요? 이렇게도 한番 물어보고 싶어요. 맛있는 飮食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 입에는 어떤 飮食이든 强制로 처넣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지요.” 

    殷氏는 人氣 칼럼니스트답게 論理井然한 말솜씨를 갖고 있었다. 映畫에 對한 느낌을 얘기할 때는 “아, 正말 좋아요. 너무 너무 너무 좋아요”같이 感性的인 말套를 쓰곤 했지만, 自身이 非合理的이라고 생각하는 問題를 指摘할 때는 눈빛부터 달라졌다. 殷氏에 따르면 스무 살 때도 그랬다. 그는 自身을 性醜行한 ‘先生님’과 잘잘못을 가릴 때도 눈물을 흘리며 過去의 아픔을 吐露하기보다는 또박또박 있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周圍에서는 ‘저렇게 말 잘하는 애가 그런 일을 잠자코 當했을 理가 없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고 한다. 그는 말했다. 

    “사람들이 被害者에게 期待하는 모습이 있잖아요. 純潔하고 弱하고 依支할 데 하나 없는 存在. 제가 그 基準에서 벗어나니까 저를 미워한 거예요. 그런데 바로 이게 저거든요. 사람들 눈에 들자고 제가 아닌 척하며 살 수는 없잖아요.” 

    殷氏가 ‘셰이프 오브 워터’의 靑綠이에게 마음을 빼앗긴 또 다른 理由가 바로 여기 있다. 그는 “靑綠이가 苛酷한 매질과 電氣 拷問을 當하면서도 自暴自棄하고 고분고분해지기는커녕, 빈틈을 노려 自身을 攻擊하는 스트릭랜드의 손가락을 물어뜯어버리는 場面이 무척 印象的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靑綠이는 自己 自身으로서 살아남으려 奮鬪한다. 그리고 엘라利子는 靑綠이의 이런 本性조차 따뜻하게 받아들인다. 性急하게 그의 壁을 부수려 하지 않고 처음엔 달걀 한 個로, 그 뒤엔 잔잔한 音樂을 들려주면서 조금씩 靑綠이 곁으로 다가섰다.

    함께 사랑하는 瞬間

    者, 이제 殷氏가 이 映畫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 場面들이 나온다. 엘라利子가 靑綠이를 ‘꼬시는’ 部分이다. 

    一般的인 視線에서 볼 때 엘라利子는 빛나는 사랑을 하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그의 性은 ‘에스포지토(Esposito)’. 이탈리아語로 ‘孤兒’라는 뜻이다. 스트릭랜드는 엘라利子의 이름을 듣자마자 그의 背景을 알아차리고, 그를 限없이 하찮고 불쌍한 存在로 看做해버린다. 父母도 알지 못한 채 孤兒院에서 자라난 이 中年 女性 목에는 甚至於 무언가가 할퀴고 간 듯한 크고 울퉁불퉁한 흉터가 있다. 言語 障礙 때문에 말도 못 한다. 外部에 드러나는 엘라이자의 特徵은 이처럼 하나같이 안타까운 것들뿐이다. 

    그러나 그 外皮를 벗기면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엘라利子의 또 다른 삶이 모습을 드러낸다. 엘라이자의 앞집에는 手話를 할 줄 아는 畫家 親舊 자일스가 산다. 會社에도 自身이 遲刻하지 않도록 늘 챙겨주는, 亦是 手話를 할 줄 아는 親舊 젤다가 있다. 아내와 섹스를 할 때조차 입을 막으며 ‘말하지 마라’고 하는 스트릭랜드보다 어쩌면 훨씬 더 많은 對話에 露出돼 있는 셈이다. 

    또 엘라利子는 每日 밤 出勤 前 달걀 냄비를 불 위에 올리고는, 달걀이 익기까지 그 잠깐의 時間 동안 規則的으로 自慰를 한다. 出勤길에는 조용한 複道에서 뮤지컬 映畫 속 俳優들의 춤 스텝을 따라 하고, 텅 빈 거리를 달려가는 버스 속에서 조용히 휘파람도 분다. 이처럼 疏通에 익숙하고 여러 기쁨으로 充滿한 삶을 살아가는 엘라이자의 內功은 靑綠이 앞에서 비로소 빛을 發한다. 새로운 存在에 對한 好奇心과 關心을, 堂堂하고 두려움 없이 表現하는 것이다. 

    “달걀을 처음엔 하나, 그 뒤부터는 漸漸 더 많이 靑綠이한테 가져다주기 始作하죠. 그다음에는 집에서 移動式 턴테이블을 챙겨가 音樂을 들려주고요. 靑綠이가 音樂에 關心을 보인 뒤엔 LP 音盤을 여러 張 들고 가 듣고 싶은 노래를 直接 고르도록 하기도 해요. 마지막에는 물桶 안에 갇혀 있는 靑綠이를 바라보며 그를 誘惑하는 춤까지 추고요.” 

    殷氏는 두 存在가 말 한마디 없이도 차츰 서로에 對해 알아가고, 校監과 疏通을 통해 信賴와 사랑의 段階로까지 나아가던 이 場面들을 떠올리며 얼굴 가득 微笑를 지어 보였다. 이 모든 일을 硏究所 사람들의 視線을 避해 完璧하게 해낸 엘라利子는, 解剖가 決定된 靑綠이를 몰래 빼돌려 自身의 집에 숨기는 일도 亦是 主導的으로, 빈틈없이 遂行해낸다. 殷氏가 “엘라利子는 正말 멋있고 勇敢한 사람”이라고 感歎하는 理由다. 

    그리고 마침내 靑綠이와 섹스를 하죠? 

    “門틈을 手巾으로 막아 浴室 全體를 물로 가득 채운 空間에서 둘이 사랑을 나눴을 때, 浴室 門을 연 자일스를 向해 엘라利子가 보여주는 그 表情 있잖아요. 幸福感으로 充滿한 微笑, 正말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그렇게 꼭 안고 있는 두 存在를 보고 조용히 門을 닫아주는 자일스의 모습도 참 아름다웠죠. 이 映畫의 背景이 1960年代인데, 엘라利子를 둘러싼 環境은 더 以上 좋을 수 없어 보여요. 사람들은 다 手話를 할 줄 알고, 서로 다른 存在의 사랑도 拒否感 없이 받아들이고. 勿論 스트릭랜드 같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요(웃음).”

    自然스럽게, 나답게

    殷氏는 獨身 女性의 自慰, 異種 間의 사랑, 障礙와 同性愛 等 世上이 偏見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온갖 主題를 대수롭지 않은 듯 다룬 그 態度에 이 映畫의 眞짜 ‘아름다움’이 있다고 했다. 하긴 殷氏는 한 放送 프로그램에서 ‘每日 自慰를 한다’고 했다가 集中砲火를 맞은 일이 있다. 같은 ‘사람’끼리 섹스를 했는데도 ‘파트너가 女性’이라는 理由로 亦是 적잖은 非難을 받기도 했다. 

    이 映畫와 現實은 좀 다르죠? 그런 일이 생기면 傷處를 받나요? 


    “非難은 主로 온라인 空間에서 이뤄지니까 크게 神經 쓰지 않으려 해요. 자위가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좋아하는 사람과 즐거운 섹스를 하는 것도요. 제 삶에서는 自慰도, 섹스도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엘라利子가 每日 달걀이 익는 동안 自慰를 하듯, 그렇게 日常的으로 하는 거고요. 放送 프로그램에서도 그래서 가볍게 얘기했고, 마침 옆자리에 있던 봉만대 監督에게 ‘監督님은 每日 안 하세요?’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關聯 記事가 엄청나게 쏟아지더군요. 제 職業이 섹스칼럼니스트이고 自衛에 對해 이야기했다는 理由만으로 猝地에 저는 淫蕩하고 淫亂한 사람 取扱을 받았고요. 이 映畫에서 자일스가 靑綠이를 보며 ‘내가 너무 빨리 태어나거나 또는 너무 늦게 태어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는데, 그 部分을 보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했어요.” 

    實際로는 한 파트너와 꽤 오랫동안 함께 살고 있다면서요. 

    “6年 前 여럿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偶然히 만난 사람이에요. 그때는 別 느낌이 없었는데 한 달쯤 지났을 때 갑자기 생각이 났죠. 連絡을 했더니 우리 집 앞으로 저를 보러 왔어요. 그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참 잘 맞는다는 걸 알았고, 금세 사랑에 빠졌죠. 얼마 안 지나 같이 살기 始作했어요. 떨어지고 싶지 않게, 너무 좋았거든요.” 

    殷氏의 個人 홈페이지에는 그가 이 瞬間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 ‘갑자기’가 올라와 있다. 플레이어를 클릭하자 기타 伴奏와 함께 殷氏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달 前 번개에서 만난 그女가 갑자기 보고 싶네. 갑자기 連絡해봤죠. 오늘 저녁 時間 어떠세요. (中略) 갑자기 만난 우리는 淸夏 8甁을 마셨고 우리 집 앞 술집에서 술에 醉해 입을 맞췄지. 다음 날 아침부터 나는 그女가 너무나 보고 싶네. 다음 날 아침부터 나는 그女가 보고 싶네.’ 

    노래하는 殷氏의 목소리는 인터뷰할 때와 또 달랐다. 기타 줄을 튕기며 노래하는 내내 그가 싱긋 웃고 있었을 것 같다. 마치 ‘靑綠이’와 사랑을 나눈 뒤 온몸에서 웃음이 뿜어 나오는 듯 보이는 엘라利子처럼.

    傷處를 통해 숨 쉬다

    ‘갑자기 보고 싶었죠 왜 갑자기 보고 싶었나요 갑자기 보고 싶었죠 왜 갑자기 보고 싶었나요’ 

    노래는 繼續 이어진다. 이 사랑에 對해 이야기하며 殷氏는 말했다. 그 언니가 그냥 갑자기 좋아졌다고. 그래서 노래에서 自己 自身에게, 或은 파트너에게 묻고 있는지 모른다. 왜 우리는 갑자기 서로를 보고 싶어 했는지를. 어쨌든 女性인 殷氏와, 또한 女性인 그의 파트너에게 사랑이 찾아왔고, 그들은 以後 6年째 같이 살고 있다. 殷氏는 “둘이 함께 적잖은 時間을 보내온 只今은 感情이 처음과 조금 달라진 듯하다. 옷을 갈아입었다고 해야 할까. 고양이 두 마리를 같이 키우면서 安定感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앞으로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사랑하고 섹스하고 글을 쓰며 사는 것이다. 그동안 世上에 받아온 傷處 또한 ‘나의 一部’로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셰이프 오브 워터’를 보면 마지막 瞬間 엘라利子가 自身의 목에 있던 오랜 傷處를 통해 숨을 쉬잖아요. 傷處를 감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드러냈을 때 더욱 잘, 어쩌면 좀 더 眞正한 自身의 모습으로 살 수 있게 되는 거죠. 그 場面이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아요.” 

    殷氏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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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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