兩極性 스펙트럼 障礙는 ‘躁鬱症’이라고 알려진 精神疾患의 한 類型이다. 翰林大學校聖心病院 류마티스內科 김현아 敎授의 둘째 딸 안나는 自害를 했다. 아이의 하얀 팔소매에 가로로 그어진 無數한 칼자국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自害는 急激한 衝動 끝에 일어났다. 딱히 氣分이 나쁘거나 憂鬱한 것이 아니어도 번쩍이는 날붙이를 보면 衝動이 일어났다. 때로는 그 衝動이 1分도 안 되어 最高潮에 이르기도 했다.

再修를 했지만 大學 生活도 圓滿했고 成跡도 좋았던 딸이었다. 中學校 때는 物理 英才로 꼽히기도 했다. 서클로 加入한 밴드部에서도 熱誠的으로 活動하며 舞臺 위를 휘젓고 다니는 딸을 보면서 ‘우리 아이에게 저런 끼가 있었나’ 싶기도 했다. 가끔 아이의 얼굴에 드러나는 어두운 顔色에도 “요즘 世上에 憂鬱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어?” 하며 가볍게 생각했다.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던 아이가 무너져 내렸다. 아니 이미 오랫동안 홀로 憂鬱과 싸우고 있었다.

“憂鬱이 이제는 날 집어삼키려 해”

“오래前부터 난 속에서 뭔가가 잘못되었어. 내 마음속에 恒常 살고 있던 憂鬱이 이제는 날 집어삼키려 해. 난 내가 너무 미워. 왜 힘든지 묻지는 마. 우리 집 같은 環境에서 뭐가 憂鬱하냐고 할 거잖아. 아무도 날 理解해주지 못해. 그냥 힘들다고 하면 理解가 안 되는 거잖아.”

아버지는 서울大學校 醫科大學 神經外科 정천기 敎授, 어머니는 關節炎 分野 名義로 꼽히는 敎授. 하지만 自害를 해서 應急室로 실려 갔다가 保護病棟 入院과 退院을 反復하는 아이에게 醫師 父母라고 해서 딱히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여느 父母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있을 수 있을까” 하며 茫然自失할 뿐이었다.



都大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시그널이 있긴 했다. 아이가 高等學校 入學 後 擔任 先生님으로부터 面談이 必要하다는 連絡이 왔다. 憂鬱症 檢査 結果에서 아이의 憂鬱 尺度와 自殺 尺度가 너무 높게 나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面談은 누가 봐도 싹싹하고 예쁜 아이에 對한 쓸데없는 걱정, ‘믿지 못할 檢事’로 싱겁게 끝났다.

그로부터 2年 뒤 修學能力試驗을 며칠 앞두고 아이가 아무런 豫告도 없이 缺席한 것이 첫 番째 警告音이었다. 하지만 修能을 앞두고 不安感 때문에 생긴 急性 憂鬱症이라 여겼다. 한참 後에서야 그날 아이가 藥을 먹고 生涯 처음으로 自殺을 試圖했다는 걸 알았다.

그해 修能은 망쳤지만 元來 工夫를 잘하던 아이였기에 高3의 彷徨이겠거니 생각하고 再修學院에 登錄했고 이듬해 大學에 들어갔고 2學年 때는 自炊를 하겠다며 집을 나갔다. 그사이 아이는 힘든 삶에서 벗어나는 唯一한 方法은 죽음뿐이라는 생각에 自殺 計劃을 세우고 있었다. 아무도 몰랐다.

아이를 처음 保護病棟에 입원시킨 날의 記憶을 김현아 敎授는 이렇게 썼다.

“안나는 保護病棟의 굳게 닫힌 門 안으로 사라졌지만 나는 주저앉아 울지 않았다. 두 사람 몫의 삶을 살아내야 하기에 울고 있을 時間이 없었다.”

주저앉기는커녕 엄마는 그때부터 猛烈하게 ‘兩極性 스펙트럼 障礙’를 工夫하기 始作했다. 專門 書籍과 海外 論文들을 찾아보았고, 兩極性 障礙의 憂鬱症은 一般的인 憂鬱症과 무엇이 다른지, 兩極性 障礙에서도 1型, 2型, 스펙트럼은 또 어떤 差異가 있는지 처음 醫科大學에 入學했을 때처럼 工夫했다. 精神疾患을 일으키는 腦의 構造와 機能에 對해서는 專門家인 男便이 課外 敎師로 나섰다. 病을 理解하는 것은 곧 딸을 理解하는 過程이었다.

現代社會에서 兩極性 障礙가 늘어나는 趨勢라는 것도 確認했다. 美國 報告에 따르면 1990年代에서 2000年代로 넘어오면서 兩極性 障礙로 診療받는 聖人의 數字는 人口 10萬 名當 905名에서 1679名으로 2倍 가까이 增加했고, 젊은 年齡層에서는 無慮 40倍가 늘었다고 한다. 韓國에서도 30歲 未滿 젊은 年齡層에서 有病率이 增加하고 있었다.

우리 애만 그런 게 아니다

“우리 家族이 좀 특별하긴 해요. 처음 둘째 딸이 陽性 스펙트럼 障礙 診斷을 받았을 때 숨길 게 뭐 있냐고 했어요. 男便은 精神疾患이라는 말 自體를 그리 認定하지 않아요. ‘사람마다 이런 問題가 다 있는데, 生活에 問題가 되지 않을 程度로 輕한 사람이 있고 甚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여기부터는 病이고 여기까지는 病이 아니다 말하기도 어렵다’는 거예요. 罪도 아니고 벌도 아니고 儼然히 腦疾患이고 身體疾患인데 왜 감춰야 하느냐는 거죠. 옛말에 病은 자랑하라고 했다는데 只今까지 精神疾患者들이 자랑은커녕 숨어서 苦痛받았다면 이제 바꿔보자고 했어요.”

‘나와 男便, 모두 醫師로 일하는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우리처럼 專門 知識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狀況을 어떻게 견뎌낼까?’라는 생각에 이르자 金 敎授는 冊을 쓰기 始作했다.

“아이가 아프기 始作한 지 4年 次 즈음 冊을 쓰기 始作했는데, 거의 한 달 만에 다 썼어요. 정작 冊을 내느냐 마느냐 苦悶하는 데 2年餘가 걸렸죠. 이런 冊은 家族 中에 누구라도 反對하면 낼 수가 없어요. 아이에게 原稿를 보여주니까 처음엔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때 記憶이 되살아난다고. 그럼에도 아이는 누구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았을 自身의 苦痛을 公開하는 데 同意해주었어요.”

暴風 치는 밤바다를 건너

醫師 엄마가 記錄한 精神疾患者의 家族으로 살아가는 法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창비)는 그렇게 世上에 나왔다. ‘世上이 무너지다’로 始作된 冊은 지난 7年을 時間順으로 構成했다. 첫째 해는 ‘夫人과 樂觀’, 둘째 해는 ‘먹구름’, 셋째 해는 ‘삶의 蒸發’, 넷째 해는 ‘暴風 치는 밤바다’, 다섯째 해는 ‘있는 힘껏 病을 끌어안아보기’, 여섯째 해는 ‘다시 삶으로’. 各 章의 題目은 精神疾患者 家族이 겪는 時間의 感情 曲線과 一致했다.

“우리 아이가 그럴 理 없다”며 否認하는 段階를 지나 “나이 먹으면 좋아진다”는 말에 希望을 걸어보았던 첫해, 다 나은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患者들의 ‘誇張된 快活함’임을 깨닫고 다시 먹구름이 끼던 둘째 해, 한 해의 折半을 保護病棟에서 지낸 아이를 보며 ‘이게 都大體 可望 있는 病인가?’ 하고 心理的 那落으로 떨어지던 셋째 해, 入院과 退院을 反復하는 아이의 팔과 다리는 自害 傷處로 성한 곳이 없었고 父母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迷宮에 빠져버린 채 옛사람들이 왜 굿을 했는지 心情的으로 理解가 갔던 넷째 해, 電氣衝擊療法을 試圖했던 다섯째 해, 그리고 아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몰랐을 所重한 것들을 깨닫게 된 여섯째 해. 어느새 7年의 歲月을 通過하며 金 敎授와 家族도 徐徐히 바뀌었다.

“精神病院 閉鎖病棟(只今은 精神健康醫學科 保護病棟이라고 한다)은 恐怖小說이나 映畫의 단골 所在잖아요. 저도 浹辰을 위해 種種 保護病棟에 가야 할 때가 있지만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굳게 닫힌 門, 누군가 열어주어야 들어갈 수 있는 門은 監獄을 聯想케 하죠. 精神疾患 患者에 對해서도 生疏하기는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그들 大部分이 누구에게 危害를 加하는 것이 아니라 世上으로부터 危害를 當하지 않기 爲해, 卽 自殺 衝動이나 自害 衝動 같은 것으로부터 ‘保護’받기 위해 그곳으로 들어온 ‘여린’ 사람들입니다. 어찌 보면 自己의 삶에 브레이크를 못 잡으니까 여기 와서 잠깐 쉬어야겠다고 入院한 거죠. 그래서 保護病棟은 社會에 害를 끼칠 危險이 있는 患者들을 隔離하는 곳이 아니라, 社會로부터 危害를 當한 靈魂들을 保護하는 곳이라고 하죠.”

兩極性 障礙 診斷을 받은 지 4年째 되던 해 聖誕節을 앞두고 안나와 連絡이 杜絶됐다. 治療劑로 받은 藥을 常用量의 10倍나 먹고 精神을 잃은 것. 藥물 過用으로 사람이 죽을 때는 반드시 그 藥물 때문만이 아니라 意識 低下 狀態에서 嘔吐를 하다 氣道가 막혀 窒息死하는 境遇가 있다. 1970年 스물일곱 살에 世上을 떠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사인도 ‘吐瀉物의 祈禱 吸入에 依한 窒息死’였다. 다음 날 精神이 든 아이에게 藥을 먹은 理由를 묻자 이렇게 答했다.

“그래야 살아 있을 수 있으니까….”

藥을 때려먹어서라도 儀式을 죽이지 않으면 살아 있기 힘들 程度의 苦痛은 어떤 것일까. 살기 위해 죽으려 한다는 ‘自害’의 아이러니를 他人은 納得할 수 있을까. 醫師 엄마는 이제 ‘죽음’과 함께 ‘自殺 意圖가 없는 自害’에 對해 工夫하기 始作했다. 兩極性 障礙는 精神疾患 中에서도 높은 自殺率을 보인다. 患者의 25~60%는 生涯에 한 番 以上 自殺을 試圖하고, 治療받지 않은 患者의 20%는 自殺로 生을 마감한다. 이는 一般人의 自殺率보다 10~30倍 높은 것이다. 또한 兩極性 障礙 患者의 自殺 試圖는 一般人에 비해 成功率이 높다. 結果的으로 兩極性 障礙 患者의 壽命은 人口 集團 平均보다 9~7年 짧아진다.

自殺 危險이 매우 높은 안나를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와 좋은 關係를 維持하면서 藥을 잘 服用하는지 살피는 것이었다. 그리고 집에서 새 커터 칼을 다 없앴다. 萬若 커터 칼로 自害를 試圖할 거라면 靭帶나 動脈 附近을 지나지 않게 하는 法을 가르쳐주었다. 소리 없는 自害와의 戰爭이었다.

어느덧 擔當 醫師로부터 “아이가 自殺하는 結果가 오더라도 父母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金 敎授는 “精神疾患에서 最惡은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보다는 父母가 아이를 죽이는 것이겠지요”라고 淡淡하게 對答하는 境地에 이르렀다.

“요즘 ‘묻지마犯罪’가 社會問題로 擡頭되니까 어느 專門家가 放送에 나와서 精神疾患者들이 藥만 잘 먹으면 그런 일은 안 생긴다는 式으로 말씀하셨는데, 잘못된 생각이에요. 藥의 效果는 絶對的인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藥으로 안 되는 部分들은 情緖的으로 옆에서 支持해줘야 하는데, 結局 家族의 몫이죠. 모든 게 精神疾患者 個人의 問題라고 생각하는 것은 事態 解決에 全혀 도움이 안 되고, 環境 要因이 큰데 모든 責任을 家族한테 떠넘기고 정작 社會는 바뀌지 않잖아요.”

누구의 잘못도 아닌 몸이 아픈 것일 뿐

金 敎授는 只今 精神疾患者 家族들에게 가장 必要한 것은 勇氣, 忍耐, 回復彈力性이라고 했다. 그리고 精神疾患에 對한 認識 變化를 가져올 작은 實踐 中 하나로 言語 바꾸기를 提案했다.

“‘미친 사람’과 ‘아픈 사람’은 달라요. 살면서 眞짜 미친 惡人들치고 精神疾患 診斷을 받은 사람은 없잖아요. 自己가 얼마나 周邊에 害를 끼치고 있는지 의식하지도 않죠. 함부로 ‘미쳤다’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하고 ‘아프다’로 바꿔야 해요. 나아가 ‘精神疾患’ 代身 ‘腦疾患’으로 바꿔보자는 提案도 하고 싶어요. 腦도 儼然히 身體인데 다른 身體疾患과 달리 精神疾患은 意志나 性格의 問題라는 偏見을 갖게 하거든요. ‘性格 障礙’라는 말도 마찬가지인데, ‘性格’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瞬間 ‘아프다’는 사라지고 ‘缺格 人間’이라는 烙印만 깊어집니다.”

金 敎授는 아이가 自身의 苦痛을 公開하는 데 同意해준 理由 中 하나가 障礙인 診斷에서 2番이나 返戾된 事緣과 精神疾患을 障礙로 인정받기 어려운 現實에 對한 不當함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10番이 넘는 入院과, 그에 따라 安定的인 就業 活動이 不可能한 狀況도 障礙를 인정받기에 不足하다니, 不當하다!”는 안나의 목소리를 엄마가 代辯한 것이다. 成人이 된 精神疾患 患者에게 生活 自立은 重要한 治療 目標이기도 하다. 그들은 살고 싶고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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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寫眞 지호영 記者 
寫眞出處 방송대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