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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橫說竪說/송평인]英國 常識部 長官이 觸發한 ‘常識이란 무엇인가’|동아일보

[橫說竪說/송평인]英國 常識部 長官이 觸發한 ‘常識이란 무엇인가’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5月 20日 23時 18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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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國人이지만 美國에서 活動하고 프랑스 議員이 되기도 한 토머스 페인은 ‘常識(Common Sense)’이란 題目의 팸플릿으로 美國 獨立運動과 프랑스 革命에 影響을 미쳤다. 이 팸플릿은 常識이 무슨 뜻인지 言及하지 않는다. 美國이 英國으로부터 獨立하는 것과 國家가 王政에서 벗어나는 것이 常識이라고 單純히 宣言했을 뿐이다.

▷프랑스語에는 英語의 ‘코먼 센스(common sense)’와 달리 ‘鳳 상스(bon sens)’라는 말이 있다. 樣式(良識)이라고 飜譯한다. 常識도 樣式도 日本에서 飜譯된 말이다. 日本 哲學者 미키 기요시(三木淸)는 樣式을 常識의 上位 槪念으로 본다. 常識을 無誤謬의 것으로 單純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常識에 疑問을 지닌 智慧를 樣式이라고 했다. 實際 英語圈과 佛語圈에서 쓰이는 用法에 맞는 解釋認知와는 別途로 常識은 많은 사람이 共有하고 있다는 事實 外에도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對한 判斷이 必要하다는 意味에서는 一理가 있다.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不確實性의 時代’란 冊이 韓國에서 널린 읽힌 美國 非主流 進步 經濟學者다. 그는 根本的으로 잘못되었으면서도 多數가 共有하고 있는 생각을 指稱하기 위해 社會 通念(conventional wisdom)이란 말을 使用했다. 常識을 社會 通念과 區分하고 나서 보면 常識은 樣式일 때만 제대로 된 常識으로 成立할 수 있다. 現實에 있어서는 社會 通念에 不過한 것이 常識이란 말로 煽動的으로 쓰이기도 한다.

▷英國에서는 지난해 末 常識部 特任長官(Minister for Common Sense)職이 新設돼 에스터 脈베이란 女性이 任命됐다. 이 자리의 公式 名稱은 無任所(無任所) 長官이다. 그러나 里市 수낵 總理가 政府 部處가 英國의 常識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는 脈베이 長官의 判斷을 따르라고 해서 常識部 長官이란 別稱을 얻었다. 常識은 本來 自明한 것이어야 하지만 오늘날에는 무엇이 常識이고 무엇이 社會 通念에 不過한지 區別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런 部署까지 만들었을 것이다. 英國人 特有의 實用性이 느껴진다.

▷脈베이 長官이 公務員 身分證을 목에 걸 때 政府가 提供한 標準 목줄 外에는 使用하지 말라고 警告했다. 同性愛를 象徵하는 무지개 色깔이 들어가거나 팔레스타인 國旗가 그려진 목줄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公職이 政治的 行動主義에 汚染되는 것인지를 놓고 論難이 일고 있다. 常識이라는 게 常識部 長官이 定하면 常識이 되는지도 疑問이다. 다만 常識과 非常食의 境界가 아무리 不分明해졌어도 무엇이 常識인지 따져보는 社會는 ‘法만 抵觸하지 않으면 됐지 常識은 무슨 必要가 있냐’는 社會보다는 훨씬 健康해 보인다.


송평인 論說委員 pisong@donga.com
#常識 #社會 通念 #實用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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