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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新春文藝]






지난 當選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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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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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1999
1998







비어 있는 房


崔麟


五層이나 六層 높이에서 人間의 모습을 내려다보자. 그들은 步道 위를 堂堂하게 걸어다니지만, 하나같이 異常한 模樣새를 하고 있다. 凶測하게 불거진 엉덩이며 가슴, 그리고 연신 앞뒤로 뻗치는 팔과 다리, 모든 게 꼴 불견이다. 그들의 偉大한 눈과 코, 그리고 입은 어디로 갔는가. 人間들은 모두 바닥에 납작하게 눌려서, 마치 게처럼 땅 위를 기어다니고 있다.


그는 冊을 덮고 소파에서 일어선다. 해는 아직도 아파트 屋上에 걸려 있다. 물塔 뒤로 몸을 숨긴 채 쏟아내는 햇빛은 透明하다 못해 銳利하다. 그 빛을 타고 물塔의 그림자가 옆 建物 壁으로 날아가 박힌다. 하늘로 뾰족하게 솟아 있는 물塔은 톱날의 날카로운 陰影으로 옆 建物 壁을 자르고 있다. 엷은 美色의 아파트 壁은 잘리기 直前의 마디카나무처럼 위태롭다. 그 밑으로 高壓 電線이 늘어져 있고, 戰線에 매달려 있는 礙子가 보인다. 해는 아주 조금씩 물塔 뒤로 숨어들어간다. 그는 窓가에 서서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해의 움직임과 물塔의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다.

아파트 앞 道路에 검은色 乘用車가 멈춰 선다. 乘用車 門이 열리며 옆집 女子가 내린다. 女子는 習慣처럼 周圍를 둘러보고 아파트 正門을 向해 걸어간다. 乘用車는 女子를 내려놓고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던 女子가 돌아서서 웃는다. 女子의 웃음에 對答이라도 하듯 乘用車 琉璃窓이 반짝 빛난다. 女子가 아파트 안으로 사라진다. 그와 同時에 乘用車도 느릿느릿 굴러가기 始作한다. 그리고 거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靜寂에 휩싸인다.

그는 블라인드를 내리고 돌아선다. 그의 발 밑에 半裸의 모델들이 누워 있다. -나를 가꾸는 女子가 아름답다- 女子는 커다란 젖무덤을 兩손으로 움켜쥔 채 말한다. -발도 스킨 케어가 必要해요- 金髮에 褐色 눈을 가진 女子가 발가락 사이에서 웃고 있다. 그는 女子의 얼굴에서 발을 뗀다. 그러자 발 밑에 숨어 있던 글字들이 튀어나온다. -皮膚 美容의 基本 스킨 케어- 居室 바닥은 널려 있는 廣告紙로 어지럽다. 그는 廣告紙를 밟으며 居室을 가로질러 간다. 그리고 浴室 안으로 들어간다.

그는 얼굴에 물을 축인 다음 쓱쓱 비누漆을 한다. 꺼칠꺼칠한 鬚髥 때문에 비누 거품이 잘 일지 않는다. 그는 收納帳 안으로 손을 넣어 面刀器를 찾는다. 손끝에 만져지는 건 도막난 齒솔과 쓰고 버린 립스틱 뚜껑이다. 그는 繼續 收納帳 안을 이리저리 더듬다가 아무거나 집어든다. 그의 손에 잡힌 面刀器는 손잡이가 굵고 거친 것으로 보아 질레트가 分明하다. 그는 暫時 이맛살을 찌푸린다. 面刀를 하기에는 질레트보다 쉬크가 한결 부드럽다. 그는 질레트를 내려놓고 쉬크를 집어든다. 그는 실눈을 뜨고 거울을 들여다본다. 비누 거품 위로 시커먼 鬚髥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一週日이 넘도록 밀지 않은 鬚髥은 발이 굵고 거칠다. 그는 面刀器를 턱밑에 대고 앞으로 당긴다. 그러자 面刀器가 斜線으로 쭉 미끄러진다. 暫時 後 턱밑에서 피가 배어난다. 그는 허겁지겁 물을 축여 피를 닦는다. 하지만 피는 繼續해서 배어난다. 그는 手巾으로 傷處 部位를 누른 채 浴室 밖으로 나온다.


나는 갈 곳이 없다. 어디를 가든 基地와 才致에 번뜩이는 人間들만 得 실거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아이큐가 150 以上이거나, 目的을 위해 手段과 方法을 가리지 않는 者들이다. 나는 이제 살아갈 意欲조차 喪失했 다. 모든 面에서 뛰어난 그들과의 競爭에서 이기기도 어려웠고, 끝까지 버 텨봐야 結局 利用만 當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冊을 내려놓고 窓가로 다가간다. 二車線 道路 가장자리에 벤치가 있고, 거기에 男子가 앉아 있다. 男子의 모습은 마치 벤치 위에 놓여 있는 靜物처럼 보인다. 벤치 뒤로 男子의 그림자가 길게 누워 있다. 하지만 男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男子가 가만히 있는 것처럼 그도 窓가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男子는 언제나 半소매 셔츠와 灰色 바지를 입고 있다. 單 하루도 옷차림에 變化를 준 적은 없다. 行動도 언제나 똑같다. 해가 뜨기 무섭게 어디선가 나타나 아파트 團地를 돌아다닌다. 마치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사람처럼. 그 일이 끝나면 市場 골목으로 들어가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와 다시 벤치로 돌아온다. 그때부터 벤치 위에서 하루를 보낸다. 男子는 벤치에 앉아 있기도 하고 누워 있기도 한다. 가끔씩 甚하게 기침을 하며 가래침을 뱉지만, 그 外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男子는 아주 드물게 晉氏의 布帳馬車에서 따뜻한 국물을 얻어먹기도 한다. 그러나 男子의 움직임이나 態度로 보아 먹는 것 自體도 忘却해버린 사람 같다.

벤치에 앉아 있는 男子의 등뒤로 대로처럼 空터가 보인다. 空터의 나무 위로 高壓 電線이 지나간다. 戰線은 空터 끝의 2層 建物과 直線으로 連結되어 있다. 戰線이 닿아 있는 2層은 H아파트 商街 建物이다. 高層 아파트 사이에 끼여 있는 商街는 터널을 通過하는 列車처럼 보인다. 男子는 全速力으로 달리는 列車 앞에 無心히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는 窓가로 바짝 다가선다. 그때 電話벨이 울린다. 그는 男子에게 던지고 있던 視線을 거둬 電話機를 바라본다. 電話機는 `自動 應答器 켜짐' 에 불이 들어와 있다. 벨은 다섯 番을 울리고 應答 메시지를 傳한다. 只今은 外出 中입니다. 메모 남겨주세요. 나 퀸 廣告 企劃 박이야. 都大體 어떻게 된 거야? 사람 놀라게 해도 그렇지…. 궁금해서 電話 걸었어. 들어오면 電話해 줘. 그는 우두커니 서 있다가 돌아선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居室 바닥에 흩어져 있는 팜플렛을 주워든다. -山 마리노, 플레이보이, 보스렌자 紳士 正裝- 男子 모델이 웃고 있다. -140데니아의 超高彈力 스타킹- 半裸의 女子는 요염한 포즈를 取하고 누워 있다. 그는 다른 종이를 집어든다. -今世紀 最高의 人工 가슴 하이테크 실리콘 바스트-

옆집 女子가 音樂을 듣고 있다. 템포가 느리고 무거운 것으로 보아 클래식이 분명하다. 그女가 클래식을 듣는 건 氣分이 나쁘다는 徵兆다. 主로 재즈 風의 音樂을 좋아하는 그女에게 클래식은 暴風의 序曲이나 다름없다. 그, 새, 끼, 漏, 區, 野? 옆집 男子의 목소리가 토막토막 끊기며 들려온다. 빨, 리, 못, 臺? 黨, 申, 이, 나, 兆, 沈, 下, 고, 다, 女! 女子의 앙칼진 목소리도 뒤따라 들려온다. 그는 壁쪽으로 귀를 세우고 있다가 천천히 돌아선다. 그리고 書齋 안으로 들어간다. 書齋 바닥에는 먼지가 하얗게 쌓여 있고, 그 위에 발자국이 찍혀 있다. 먼지 위에 찍힌 발자국은 書齋 入口에서 始作해 모두 컴퓨터 쪽을 向해 있다. 그는 먼지 위에 나 있는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먼지들이 풀썩 솟아올랐다가 내려앉는다. 그는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 파워 버튼을 누른다. 컴퓨터는 以內 날카로운 電子音을 내며 作動을 始作한다.

그는 MAZE-A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간다. MAZE-A 속의 房들은 온통 붉은 甓돌담과 푸른 鐵門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 푸른 門을 열고 나가면 또 푸른 門이 나오고, 붉은 甓돌담을 通過하면 또 붉은 甓돌담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는 푸른 文科 甓돌담 사이에 숨어 있는 祕密 通路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아까운 時間만 흐를 뿐 脫出口는 보이지 않는다. 出發한 곳에서 멀어질수록 周圍는 漸漸 더 어두워지고, 힘은 떨어져간다. 어디선가 에너지를 補充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돌아가지도 못한다. 그는 땀을 흘리며 높은 담사이를 헤맨다. 하지만 아무리 헤치고 나가도 끝이 없다. 이제 빛은 完全히 사라졌다. 남아 있는 건 怪物의 陰散한 숨소리 뿐이다. 그는 마우스를 밀어놓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書齋 밖으로 나간다.

男子는 어둠이 내리기 始作한 거리를 아무런 表情없이 바라보고 있다. 그러한 男子의 모습은 마치 아파트 담牆과 함께 굳어버린 콘크리트 造形物처럼 보인다. 男子 앞에 晉氏의 봉고 트럭이 멈춰 선다. 晉氏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車에서 내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積載함 天幕을 걷어올린다. 그러자 積載함 속에 숨겨져 있던 布帳馬車가 모습을 드러낸다. 晉氏는 周圍를 둘러본 後 플라스틱 椅子를 步道 위에 늘어놓는다. 晉氏가 벤치의 男子를 向해 씩 웃는다. 男子는 아무런 反應도 보이지 않는다. 晉氏는 積載함 밖으로 飮食物과 술甁을 가지런히 陳列한다. 情, 말, 臺, 지, 않, 을, 거, 野? 潛潛하던 옆집에서 다시 高喊 소리가 들려온다. 지, 金, 漏, 가, 누, 區, 한, 테, 큰, 소, 리, 치, 는, 거, 野? 晉氏는 아주 가끔씩 公園 쪽을 쳐다본다. 晉氏가 올려다보는 公園 언덕에는 S모텔이 자리잡고 있다. 누구든 모텔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晉氏의 布帳 馬車 앞을 지나가야 한다. 距離는 아주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房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끼니도 거르고 잠 도 자지 않았다. 아파트 出入門은 二重으로 잠그고, 安全 걸쇠度 단단히 걸어 두었다. 나는 밖으로 나간다거나 窓門을 열거나 불을 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는 搖亂하게 울리는 電話벨 소리에 놀라 冊에서 눈을 뗀다. 어미다.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通帳에 入金시켰다. 아무말 말고 쓰거라. 그리고 끼니는 제때 찾아 먹어야 혀. 그래야 健康 해치지 않는다. 내 며칠 後에 가 보마. 에이구, 男便福 없는 氣 子息福은 있겠누? 그는 다시 窓門 아래로 눈을 던진다. 그때 晉氏의 布帳馬車 앞에 乘用車 한 臺가 멈춰 선다. 乘用車 門이 열리고 二十代로 보이는 女子와 中年 男子가 내린다. 그들은 손을 잡은 채 布帳馬車 앞으로 다가간다. 晉氏는 허리를 굽실거리며 그들을 맞이한다. 두 男女는 庖丁馬車 앞에 놓여 있는 椅子에 앉는다. 그들은 어두워지는 거리를 바라보며 귓속말을 주고받는다. 晉氏가 그들 앞에 飮食物을 내놓는다. 女子가 男子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며 뭐라고 말한다. 男子도 女子를 똑바로 쳐다본다. 女子의 빨간色 립스틱이 쉴새없이 움직인다. 男子가 女子의 어깨를 당겨 안는다. 女子가 男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男子가 女子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다. 女子가 환하게 웃는다. 그들은 이내 모텔 쪽을 바라보며 즐거운 듯이 웃고 떠든다. 그는 窓가에서 한걸음 물러선다.

아파트 屋上에 걸려 있는 붉은色 노을 위로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비둘기는 한 무리씩 떼를 지어 建物 사이를 날아다닌다. 벤치에 앉아 있는 男子의 視線도 아파트 屋上을 向해 있다. 男子가 보고 있는 건 비둘기가 아니면 노을이다. 노을은 傷處에서 배어나는 血痕처럼 軟한 살색 建物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建物 한쪽 귀퉁이를 베어문 것 같은 노을은 漸漸 더 빨갛게 물들다가 한 瞬間에 사라진다. 네, 가, 나, 한, 테, 해, 준, 게, 뭐, 있, 다, 고, 牌, 는, 거, 野, 牌, 基, 를…! 악을 쓰는 女子의 목소리가 壁을 타고 넘어온다. 너, 오, 늘, 죽, 는, 날, 人, 줄, 알, 어! 男子의 목소리도 악에 받쳐 있다. 빨간 노을이 아파트 屋上에서 完全히 사라지고 난 뒤에야 그는 窓가에서 물러선다. 그때서야 그는 하루 終日 먹은 게 없다는 생각을 떠올린다. 그는 廚房 쪽으로 걸어간다. 廚房의 食卓 위에는 먹다 만 飮食들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그는 冷藏庫 門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먹을 만한 飮食物은 보이지 않는다. 冷藏庫 안에는 시든 沙果 서너 個와 먹다 만 꽁치 桶조림, 그리고 自然村 軟豆腐 半 도막, 스파클 植樹, 골드 마요네즈와 쭈글쭈글한 당근 몇 個가 처박혀 있을 뿐이다. 그는 冷藏庫 門을 닫고 食卓 위에 놓여 있는 빵조각을 집어든다. 그리고 커피포트에 물을 채운다.

그는 居室 바닥에 흩어져 있는 팜플렛을 주워든다. 팜플렛에서는 全裸의 女子가 머드 팩을 하고 있다. -古代 그리스 로마 時代부터 使用해왔다는 머드 팩은 클레오파트라가 나일江의 `이토' 진흙으로 팩을 한 것으로부터 始作되었다- 그는 발끝에 걸리는 또 다른 종이를 집어든다. -職業과 外貌의 函數 關係- 알몸의 男子 여섯 名이 얇은 천으로 성기만 가린 채 웃고 있다. 그들은 소리친다. WHAT'S HE? 그는 허리를 굽혀 新聞紙를 뒤적인다. 종이를 뒤질 때마다 그 위에 쌓여 있던 먼지가 날아오른다. 하지만 그는 行動을 中斷하지 않는다. 그의 입에서 마른기침이 튀어나온다. 그때 電話벨이 울린다. 當身 왜 約束 지키지 않는 거예요? 當身이 이렇게 뻔뻔스런 사람인지 몰랐어요. 내 말 듣고 있어요? 듣고 있다면 電話 받아요. 아내의 목소리는 날이 서 있다. 그는 종이를 뒤지다 말고 일어선다. 當身 正말 집에 없어요? 좋아요. 警告하겠는데… 앞으로 대치동에 電話해서 속 긁어놓지 말아요. 우리 엄마는 이제 當身 丈母가 아니니까. 그리고 혜원이도 만나지 말고요. 自動 應答器는 아내의 앙칼진 목소리를 쏟아놓고 끊어진다. 그는 담배를 집어들고 窓가로 다가간다. 거리는 徐徐히 어둠에 잠기고 있다. 어둠이 내리는 것과 同時에 男子도 벤치에서 일어선다. 어, 이, 年, 이, 사, 람, 잡, 겠, 네? 潛潛하던 옆집에서 다시 악쓰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거, 내, 려, 놓, 지, 못, 해? 男子가 떠난 벤치 周圍는 寂寞感마저 감돈다. 가끔씩 라이트를 켠 乘用車가 모텔 쪽으로 올라갈 뿐이다. 모텔을 向해 速度를 내던 乘用車들은 모두 D아파트 入口에 設置된 速度 防止턱 앞에서 急停車한다. 車들의 이러한 모습은 마치 모텔을 向해 한 次例씩 절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距離가 다시 조용해진다. 距離가 조용한 것처럼 晉氏의 布帳馬車에도 손님이 없다. 晉氏는 이따금씩 모텔 쪽으로 눈을 던지지만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는 블라인드를 내리고 돌아선다.


그는 搖亂한 電話벨 소리에 눈을 뜬다. 時計는 벌써 午前 11時를 가리키고 있다. 아빠, 나 혜원이야. 電話 좀 받아 봐. 아직 안 일어났어? 엄마가 아빠한테 電話하면 혼내준다고 그랬어. 그래도 난 아빠가 좋아. 아빠도 나 보고 싶었지? 모레가 내 生日인데 꼭 와야 돼. 안녕! 그는 寢臺에 누운 채 天障을 凝視한다. 그런 狀態로 한참 동안 누워 있다가 천천히 일어선다. 그리고 窓가로 다가간다. 窓밖으로 먹구름이 낀 하늘과 날아 떨어지는 빗줄기가 보인다. 그는 窓門을 열고 거리를 내려다본다. 男子가 雨傘을 받쳐든 채 몰아치는 비바람과 싸우고 있다. 男子의 雨傘은 今方이라도 날아갈 것 같다. 男子 앞으로 미니스커트 차림의 女子가 지나간다. 粉紅色 雨傘 밑으로 女子의 긴 머리카락이 날린다. 비바람에 날리는 女子의 머리카락은 雨傘 가장자리를 따라 부챗살처럼 흩어진다. 女子는 벤치에 앉아 있는 男子를 힐끗 쳐다보고 모텔 쪽으로 올라간다. 그는 窓門을 닫고 居室로 나간다. 居室은 아직도 廣告紙로 어지럽다. 그는 廣告紙를 밟으며 玄關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通氣口 밑에 떨어져 있는 牛乳와 新聞을 집어들고 돌아선다. 그는 居室 쪽으로 가려다 말고 주춤 멈춰 선다. 그의 발걸음을 붙잡는 건 몇 달씩 밀린 請求書들이다. 그는 허리를 굽혀 請求書 뭉치를 집어든다. 그때 招人鐘이 울린다. 그는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린다. 다시 招人鐘 소리가 길게 空氣를 찢는다. 그는 暫時 숨을 멈추고 밖의 動靜을 살핀다. 招人鐘 소리는 코앞에서 울리고 있다. 그는 천천히 保眼鏡으로 눈을 가져간다. 벨을 누르고 있는 사람은 新聞代 收金員이다. 우락부락한 體格의 男子는 얼굴에 핏대까지 올리며 서 있다. 그는 保眼鏡에 눈을 박은 채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다. 收金 社員은 한참 동안 벨을 눌러대다가 돌아간다.

그는 머그盞에 牛乳를 따른다. 그리고 빵조각을 들고 窓가로 다가간다. 男子의 雨傘은 거의 다 찢어져가고 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男子는 비바람에 온몸이 露出될 것 같다. 그는 아주 천천히 빵을 씹으며 牛乳를 들이킨다. 그때 電話벨 소리가 靜寂을 깨뜨린다. 한 課長님, 저 오 마담이에요. 課長님 보고 싶어서 미치겠다. 요즘 왜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는 거예요? 그러지 말고 한番 놀러 오세요. 쌈빡한 애들 몇 名 새로 데려왔어요. 課長님이 보시면 아마 홀딱 반할 걸. 그런데… 科長님한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 이 電話 받는 대로 곧장 달려오세요. 안녕, 마이 달링. 그는 電話機에서 눈을 떼고 窓밖을 바라본다. 세차게 쏟아지던 비는 한결 누그러져 있다. 하지만 바람은 아직도 男子의 雨傘을 흔들고 있다. 粥, 日, 테, 面, 죽, 與! 옆집에서는 亂鬪劇이 벌어진 듯하다. 그는 소파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卓子 위에 놓여 있는 新聞을 집어든다. -四十代 精神 疾患- 그는 新聞 記事를 들여다본다. -失職 바람이 불면서 四十代 男子에게도 精神 疾患이 나타나고 있다. 이 疾患은 職場과 家庭에서의 地位 喪失과 함께 無力感에 빠져 自殺을 생각하는- 그는 電話벨 소리로 인해 新聞에서 눈을 뗀다. 課長님, 저 廣告 企劃部 미스 尹이에요. 이렇게 늦게 알려드려서 罪悚해요. 그 동안 저도…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래요. 課長님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요. 모든 건 鄭 理事 짓이에요. 會社 公金도 鄭 理事가 가로채서는 科長님한테 덮어씌운 거예요. 이런 건 미리 알려드려야 했는데…. 저는… 課長님이 辭表까지 내실 줄은 몰랐어요. 正말이에요. 더군다나 師母님하고 離婚까지…. 그는 新聞을 내려놓고 書齋 쪽으로 걸어간다. 自動 應答器에서는 繼續해서 미스 尹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지만, 그는 書齋 안으로 들어가 門을 닫는다. 이, 年, 이, 사, 람, 잡, 겠, 네? 너, 죽, 고, 나, 죽, 者, 이, 놈, 아! 옆집 夫婦는 이제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싸우고 있다.

書齋 안에서는 언제나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난다. 그는 곰팡이 냄새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며 房 가운데로 들어선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書齋 한쪽으로 視線을 던진다. 거기에 컴퓨터가 놓여 있고, 모니터에서는 軍人이 피를 흘리며 서 있다. 我軍의 負傷 程度는 60%, 實彈 5發, 携帶 倂記 機關銃, 敵의 數 30名. 그는 마우스를 움직인다. 敵의 普及 倉庫로 가서 醫療 箱子와 彈藥 箱子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 있으면 죽음뿐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永遠히 햇빛을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點 差 어둠과 죽음의 恐怖에 익숙해졌다. 어떤 意味에서 죽음이란 그다지 무 섭地圖 않고, 또 슬프지도 않은 것이었다. 그것은 이 世上에 存在하는 자 年 現象 中 하나일 뿐이니까.


그는 죽음…, 하고 중얼거리며 冊에서 눈을 뗀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間間이 햇살이 비친다. 男子는 벤치에 비스듬히 앉아 온몸으로 햇살을 받고 있다. 옆집 夫婦의 싸움도 小康 狀態에 들어간 듯 가벼운 발걸음 소리만 들린다. 男子 뒤쪽 空터에 수코양이가 나타난다. 수코양이는 아파트 地下 倉庫에서 살고 있는 놈이다. 놈이 보금자리로 定한 B棟의 地下 倉庫는 언제나 어둡고 陰濕하다. 놈이 언제부터 그곳에서 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곳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건 確實하다. 고양이는 아파트 A棟과 B棟 사이의 풀밭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 비가 그친 空터는 물氣를 머금은 풀들로 싱그럽다. 고양이는 유난희 물氣를 싫어하는 것 같다. 앞쪽으로 몇 걸음 가지 않아 발을 흔들며 물氣를 털어낸다. 벤치에 앉아 있는 男子가 쿨럭거리며 기침을 한다. 고양이는 暫時 行動을 멈추고 男子를 바라본다. 그때 A洞 모퉁이에서 몰골이 사나운 개가 뛰어나온다. 고양이는 개를 發見하고 재빨리 B洞 地下 倉庫 안으로 숨는다. 개는 고양이가 들어간 倉庫 안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다가 男子가 앉아 있는 벤치 쪽으로 다가간다. 개는 男子의 발끝에 코를 대고 킁킁거린다. 男子가 개를 정겨운 눈으로 내려다본다. 개도 男子를 올려다본다. 個의 털은 흙먼지가 뒤엉켜 있어 차라리 잿빛으로 보인다. 그는 窓가에서 돌아선다. 그리고 廚房 쪽으로 걸어간다. 그는 커피포트에 물을 붓고 코드를 꽂는다. 그리고 다시 居室로 돌아간다. 그때 電話벨이 울린다. 그는 反射的으로 몸을 움츠린다. 自動 應答器에서는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只今은 外出 中입니다. 메모 남겨 주세요.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廚房 쪽으로 걸어간다. 한 課長, 나 이 事務長이야. 單刀直入的으로 말할게. 그러니까… 아파트하고 시골 땅도 全部 競賣 處分하는 걸로 決定이 났어. 여기저기 손은 써 봤는데…. 젠장, 쓰러진 놈 밟고 지나가는 世上이야. 또 電話할게. 仔細한 건 나중에 만나서 얘기하자구. 그는 느린 動作으로 커피를 넣고, 프림을 타고, 티스푼으로 젓는다. 먹물처럼 까맣던 물빛은 以內 뽀얗게 變한다. 그는 커피盞을 들고 窓가로 다가간다.

男子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개는 男子를 올려다보며 꼬리를 흔든다. 男子는 주머니를 뒤져 무언가를 꺼낸다. 個의 視線이 男子의 손끝을 注視한다. 男子는 주머니에서 꺼낸 物件을 개에게 던져준다. 개는 男子가 던져준 物件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이내 입에 물고 어디론가 뛰어간다. 男子는 그런 個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잔잔해졌던 바람이 다시 일기 始作한다. 아참, 깜빡했네. 競賣일도 確定됐어. 이 달 말이야. 하루가 急한데 都大體 어디 간 거야? 이거 일이 꼬여도 한참 꼬이는구만…. 이 事務長은 다시 電話를 걸어 허겁지겁 말하고 끊는다.

그는 커피盞을 내려놓고 書齋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書架에 꽂혀 있는 冊들을 하나하나 꺼낸다. 冊이 뽑혀져 나올 때마다 먼지가 우수수 쏟아진다. 그의 손에 依해 뽑힌 冊들은 모두 허옇게 속이 뒤집혀진다. 그는 한참 동안 그 일을 反復한다. 하지만 그가 찾고 있는 物件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唯獨 表紙가 누렇게 바랜 冊을 집어든다. 그리고 천천히 冊갈피를 넘긴다. -現實과 理想 사이- 冊갈피에 숨어 있던 바퀴벌레가 놀란 듯 허둥지둥 달아난다. 그는 또 다른 冊 -彼岸으로 가는 길- 을 골라든다. 그 속에도 그가 찾는 物件은 보이지 않는다. 그는 暫時 꺼내놓은 冊을 둘러보다가 -죽음 앞에서- 에 視線을 固定시킨다. 그, 來, 찔, 러, 봐, 라! 男子의 激昂된 목소리가 옆집에서 들려온다. 內, 가, 못, 찌, 를, 거, 같, 아? 女子의 섬뜩한 목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男子의 외마디 悲鳴 소리가 壁을 울린다. 그는 暫時 멍한 表情으로 서 있다가 冊床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冊床 위에 쌓여 있는 廣告紙를 뒤적거린다. 그 바람에 먼지와 범벅이 된 종이들이 房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져내린다. 수많은 男子와 女子들이 웃으며 房바닥에 나뒹군다. 그의 視線이 無意識的으로 半裸의 女子들을 쫓아간다. 그때 女子들 사이에 끼여 있는 검은 藥封紙가 보인다. 그는 그 藥封紙를 집어든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 집어넣고 居室로 나간다.

男子는 甚하게 기침을 하고 있다. 男子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린다. 개는 기침을 하고 있는 男子를 빤히 올려다본다. 男子가 개의 목덜미를 쓰다듬는다. 개는 꼬리를 흔들며 낑낑거린다. 暫時 後 男子는 주머니를 뒤져 무언가를 꺼내 개에게 던져준다. 개는 男子가 던져준 物件을 입에 물고 달려간다. 뛰어가는 個의 목걸이에서 햇빛이 반짝 빛난다. 男子는 기침을 하면서도 이러한 行動을 反復하고 있다. 나 마케팅部 江인데. 한 課長, 當身 正말 이럴 수 있어? 廣告業界 信用이 목숨이야.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이거 큰일 낼 사람이구만. 알고 있겠지만… 사흘 안으로 資金 메워놓지 않으면 나도 이젠 가만있지 않겠어! 電話機는 激昂된 목소리를 쏟아놓고 다시 조용해진다. 男子는 이제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漸漸 더 가깝게 다가온다. 그는 블라인드를 내린다.


그는 따사로운 햇살에 눈을 뜬다. 窓門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寢臺 머리를 비추고 있다. 그는 寢臺에서 일어나 窓가로 다가간다. 벤치에 앉아 있어야 할 男子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고개를 돌려 時計를 바라본다. 時計는 벌써 午後 1時를 가리키고 있다. 간밤에 마신 술 때문인지 머리가 지근거린다. 그는 寢室에서 나와 廚房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冷藏庫 門을 열고 스파클 食水를 꺼낸다. 그는 물을 마시며 居室 쪽으로 간다. 異常할 程度로 周圍가 조용하다. 옆집 夫婦의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는 習慣的으로 自動應答器의 再生 버튼을 누른다. 安寧하십니까? 여기는 xx電話局입니다. 貴下의 電話 料金이 延滯되었으니 速히 納付하시기 바랍니다. 삐…. 나, 刑具다. 네 乘用車 팔렸다. 돈은 預金 計座에 넣을게. 삐…. 어미다. 時間 나면 김치 가져다 먹어라. 내가 가져다주면 좋겠는데 요새 喘息이 도져서…. 삐…. 課長님, 저 이 主任입니다. 짐 안 가져가실 겁니까? 會社에서 짐 치우라고 亂立니다. 電話 주십시오. 삐…. 여보세요? 여기 三千里 가스 東部 代理店인데요. 가스 料金이 延滯되었으니 速히 納付하시기 바랍니다. 삐…. 저 xx警察署 卷 兄삽니다. 調査할 게 있으니 六月 三十日 열時까지 搜査課로 出頭해 주시기 바랍니다. 삐…. 나 황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親舊 돈까지 떼어먹을 수 있냐? 우리집 擔保로 돈 빌린 거 너도 알지? 나 그거 날리면 거지다 거지! 그는 停止 버튼을 누른다. 발 밑에서 벌거벗은 女子가 웃으며 말한다. -當身도 幸福해질 수 있습니다- 그는 廣告紙를 밟고 지나간다. 하지만 廣告紙는 繼續해서 앞을 가로막는다. -아름다운 欲心, 아름다운 挑戰, 아름다운 成功- 어딘가 낯익은 廣告文이다. 그는 廚房 쪽으로 걸어가다가 말고 멈춰 선다. 脫盡한 모습으로 沙漠 한가운데 서 있는 男子가 물甁을 들고 소리친다. -나는 所望한다. 한 방울의 물을- 그는 그 옆에 떨어져 있는 또 다른 廣告紙를 내려다본다. -하늘을 나는 男子가 아름답다- 빨간 머플러를 목에 두른 操縱士가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그 廣告紙를 조심스럽게 집어든다.


어느날 나는 알지 못할 힘 같은 걸 느꼈다. 마치 오랫동안 땅속에 숨어 있다가 기어나온 매미와 같은 힘이었다. 그렇다. 나 自身이 매미 같은 존 재였다. 몇 週日을 살기 위해 數千일을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는…. 나는 이제 어둠을 뚫고 나가 華麗한 삶을 끝마치는 그날까지 마음껏 날며 소리 지를 것이다.


그는 冊을 내려놓고 窓가로 다가간다. 벤치는 텅 비어 있다. 햇빛이 내리쬐는 벤치 옆에 몰골이 險한 個가 앉아 있다. 個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周圍를 두리번거린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지나가던 靑年이 개를 힐끗 쳐다본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져준다. 그러나 개는 꼼짝도 않는다. 個의 周邊으로 아이들이 몰려든다. 아이들은 개를 만져보기도 하고 꼬리를 잡아당겨 보기도 한다. 개는 그런 아이들이 귀찮게 느껴지는지 한 次例 컹 짖는다. 아이들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個는 다시 먼 하늘을 쳐다보며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한참 동안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블라인드를 내린다. 그리고 寢室로 들어가 外出服으로 갈아입는다.

밖으로 나온 그는, 맑고 싱그러운 空氣에 醉한 듯 한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파릇한 풀과 나뭇잎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그리고는 가슴을 펴고 空氣를 限껏 들이마신다. 어디서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매미의 울음소리를 따라 視線을 옮긴다. 매미는 플라타너스 가지 사이에서 울고 있다. 그는 눈이 부신 듯 나뭇잎 사이를 올려다본다. 지나가던 警備員이 아는 척을 한다. 그 동안 어디… 外國 出張이라도 다녀오셨나보죠?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셨군요. 하도 안 보이시길래…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했죠. 警備員은 겸연쩍게 웃으며 걸음을 떼어놓는다.

그는 男子가 앉아 있던 벤치 쪽으로 걸어간다. 몰골이 사나운 개가 꼬리를 흔들며 그를 올려다본다. 그는 개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벤치에 앉는다. 개는 繼續 낑낑거리며 그의 周邊을 맴돈다. 그는 개를 바라보던 視線을 거둬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다. 누군가 아파트 窓門을 열고 홑이불을 털고 있다. 하얀 천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처럼 퍼덕인다. 그 아래層에서 젊은 女子가 琉璃窓을 닦고 있다. 女子는 재미있다는 表情으로 琉璃窓에 물을 뿌린다. 호스에서 뿜어져 나온 물은 琉璃窓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린다. 빨래를 널고 있는 男子가 보이는 것은 9層이다. 男子는 속옷 차림으로 肝이 乾燥臺에 빨래를 널고 있다. 검은 빨래가 바람에 날린다. 男子는 한참 동안 날리는 빨래와 씨름을 하고 있다. 그는 5層으로 視線을 옮긴다. 푸른色 블라인드가 보이는 窓 안은 죽은 듯이 고요하다.

그는 한참 동안 그곳을 바라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매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매미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의 생각을 눈치챘는지 옆에 앉아 있던 개가 컹 짖는다. 그와 同時에 매미가 푸드득 날아간다. 매미는 검은 點을 남겨놓으며 하늘 저便으로 사라진다. 개는 매미가 사라진 하늘은 멀거니 바라보다가 다시 벤치 아래 웅크리고 앉는다. 저기 말이에요. 五百 오호 女子…. 中年 夫人 두 名이 街路樹 밑에 서서 수다를 떨고 있다. 누구요? 아, 그 있잖아요. 五層 女子 말이에요. 男便이 논다는…. 그런데요? 그 女子가 男便을 칼로 찔렀대요. 그래요? 잘은 모르겠는데 重態라지요. 아마…. 다른 男子한테 미쳐 돌아다니더니… 쯧쯧. 그리고 말이에요. 每日 이 벤치에 나와 앉아 있는 사람…. 金 部長이라는 사람 말인가요? 그래요. 글쎄, 그 사람 病이 도져서 어젯밤 갑자기 죽었대요. 무슨 病으로요? 急性 肺炎이라나, 肺癌이라나. 에이그, 그 좋던 職場 잃고, 財産 날리고, 女便네까지 도망치더니…. 사람 일 알 수 없는 거예요. 언제 어떻게 될지. 그리고 저 개 말이에요. 眼鏡을 쓴 女子가 슬그머니 개를 가리킨다. 집도 없이 나돌아다니는 갠데… 每日 그 사람하고 붙어 있더니만…. 미친 개는 아니겠죠? 아니에요. 오갈 데가 없어서 그렇지 귀엽게 생겼잖아요. 하긴…. 뚱뚱한 女子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목소리를 낮춘다. 근데, 저 사람은 누구예요? 글쎄… 人物은 훤하니 잘생겼는데…. 우리 아파트 사람은 아닌가보죠?

그는 낑낑거리는 소리에 눈을 돌린다. 개가 꼬리를 흔들며 그를 빤히 올려다본다. 그는 주머니를 뒤져 개에게 줄 무언가를 찾는다. 하지만 줄만한 게 없다. 그는 暫時 여기저기를 뒤적거리다가 바지 주머니에서 검은 藥封紙를 꺼내든다. 그리고 개에게 던져주려다 말고 입속으로 중얼거린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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