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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聞紙에 둘둘 꽃다발과 함께 봄이 옵니다|주간동아

週刊東亞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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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聞紙에 둘둘 꽃다발과 함께 봄이 옵니다

꽃甁의 存在 理由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trendhitchhiking@gmail.com

    入力 2014-03-03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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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지에 둘둘 꽃다발과 함께 봄이 옵니다

    꽃은 적은 費用으로 큰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다. 농협釜山花卉共販場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꽃들.

    집 안을 둘러보니 꽃甁이 다섯 個쯤 있다. 꽃甁으로 삼을 수 있는 녀석들까지 꺼내면 훨씬 더 많겠지만 애初 꽃甁으로 태어난 녀석들, 그들에게 한동안 꽃을 꽂아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生花와 감쪽같이 비슷한 假짜 꽃을 더 오래 품고 있거나, 먼지만 머금은 채 자리를 지키거나, 아예 서랍 속에 들어가 빛도 못 보고 있었다. 이 中 두 녀석을 먼저 봄맞이로 救濟해주기로 했다.

    間만에 집 近處 서울 西小門 꽃都賣市場에 들렀다. 그女가 좋아하는 芍藥과 봄맞이에 제格인 프리지어를 한 다발씩 사기 위해서였다. 꽃市場 中間쯤에 있는 가게에 들르자 꽃 파는 할머니가 芍藥 代身 나나글라스라는 꽃을 勸했다. 芍藥과 비슷하게 생긴 데다 제철이란다. 그래, 꽃도 제철이 있는 거다. 여러 色깔 나나글라스 가운데 아주 옅은 草綠빛이 감도는 녀석을 골랐다. 샛노란 프리지아와 잘 어울릴 듯했고, 芍藥의 優雅함에도 견줄 萬해서다.

    할머니가 나나글라스라고 부른 꽃의 眞짜 이름은 라눙쿨루스다. 근데 라눙쿨루스보다 나나글라스가 훨씬 더 정겹고 예쁜 이름 같다. 뽀얗게 化粧하고 빨간色 립스틱까지 바른, 七旬 넘은 꽃집 할머니가 불러준 이름이다.

    自身을 위한 膳物로도 最高

    서울에는 高速버스터미널과 良才, 그리고 西小門에 꽃都賣市場이 있다. 꽃都賣市場은 大槪 새벽에 門을 열어 午後까지 營業한다. 해뜨기 前 잠깐 다녀오는 게 좋다. 여기선 다발 單位로 꽃을 살 수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大槪 꽃집에서 파는 꽃다발은 리본을 잘 묶어 주는 代身 最少 몇萬 원씩 한다. 좀 비싼, 잘나가는 꽃집에 가면 10萬 원을 呼價하는 꽃다발도 많다. 하지만 꽃都賣市場에선 웬만한 꽃 한 다발이 몇千 원臺다. 좀 비싸다 싶어도 1萬 원짜리 한두 張이면 可能하다.



    寫眞 속에 보이는 꽃甁 속 노란 프리지어 한 다발이 9000원, 라눙쿨루스 한 다발은 7000원이었다. 이른 時間인 데다 흥정 없이 준 값이라 그렇지, 萬若 좀 더 많이 사거나 깎아달라고 졸랐다면, 或은 罷場 무렵인 午後에 갔다면 더 싼값에 살 수도 있었을 거다.

    값이 싼 代身 透明 비닐과 리본 褒章을 期待해선 안 된다. 新聞紙에 둘둘 말아준다. 근데 이게 意外로 보기 괜찮다. 相對에게 투박하게 바로 건네도 나쁘지 않지만, 꽃甁에 담아두면 錦上添花다. 여기서 사는 꽃은 꽃甁에 담기는 瞬間이 비로소 膳物이 되는 때다. 굳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膳物이 아니어도 좋다. 自身을 위한 膳物에 이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봄이 오는 느낌을 이보다 잘 傳해줄 膳物이 또 있으랴. 津한 香氣가 그윽해지는 것도 좋고, 華奢함으로 눈을 豪奢하기에도 좋다.

    꽃은 물만 잘 갈아주면 一週日까지 간다. 집 안에 꽃香氣 풍기며 氣分까지 좋아지게 만드는 效果치곤 무척 싼값 아닐까. 이런 게 작은 奢侈다. 집 안 가득 꽃으로 裝飾하지 않아도, 비싼 플로어리스트에게 맡기지 않아도 꽃을 꽃甁에 잘 담아두는 것만으로 우리는 꽤나 幸福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男子가 女子에게 꽃을 膳物하는 건 傳統的이면서도 오래된 로맨틱한 行動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꽃을 받은 女子가 속으로 ‘남 눈에도 잘 띄고, 귀찮게 집까지 어떻게 들고 가지’ 或은 ‘이거 며칠 지나면 바로 쓰레기가 되는데 버릴 때만 귀찮지’라거나 ‘最少 몇萬 원은 되는데, 그냥 돈으로 주는 게 낫지’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아니면 ‘꽃이 全部야? 꽃은 助演이고 다른 그럴싸한 膳物이 더 있어야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한다면 正말 끔찍할지도 모른다. 이런 끔찍한 일은 只今도 어디에선가 일어나는 現實이다.

    돈이 있어야 로맨틱해질 수 있다고 여기는 요즘 사람의 생각을 탓할 건 아니다. 우리가 그런 時代를 만든 거니까. 事實 꽃은 더는 그리 魅力的인 膳物이 아니다. 꽃보단 프라다 紙匣이 더 破壞力 있는 膳物이고, 블루박스에 담긴 티파니 주얼리가 사랑을 傳하는 데 더 效果的인 膳物인지도 모른다.

    投資 對比 몇百 倍 滿足

    신문지에 둘둘 꽃다발과 함께 봄이 옵니다

    筆者 집에 봄 香氣를 물씬 傳해준 프리지어(危)와 라눙쿨루스.

    이건 女性의 마음이 變해서 그런 게 아니다. 男性이 自招한 일이기도 하다. 物質萬能主義를 만들고 外貌至上主義를 만든 게 어디 女性만의 責任이랴. 훨씬 큰 社會的 影響力을 行使하는 男性들이 主導한 일 아닌가.

    꽃은 그리 實用的이지 못한 膳物이다. 事實 사랑이란 感情 自體가 實用性이나 理性을 따질 게 아니긴 하다. 그럼에도 꽃다발 膳物을 받고 眞心으로 기쁘게 웃는 이가 줄어드는 건 안타깝다. 甚至於 中國에선 돈을 꽃처럼 접어 돈다발을 膳物한다는 消息이 報道됐다. 그냥 自己들끼리 주고받으면 될 것을 굳이 寫眞을 찍어 誇示하듯 인터넷에 퍼뜨린 걸 보면 相對를 기쁘게 하기보다 스스로 滿足하려고 한 일임에 틀림없다.

    英國의 한 肉加工會社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붉은 쇠고기를 꽃처럼 말아 고기다발을 만든 적이 있다. 얼핏 빨간色 薔薇 꽃다발로 보이지만 금세 맛있는 고기임을 알고 顧客이 즐거워했을지도 모른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선보인 奇拔한 想像力 아닌가. 베이컨을 돌돌 말아 구워 꽃다발처럼 만든 寫眞은 인터넷에 숱하게 돌아다닌다. 甚至於 베이컨다발 만드는 方法을 紹介한 사이트도 많다. 小小한 재미면서 實用的이기도 한 아이디어다.

    그런데 고기나 베이컨으로 만든 다발은 率直히 로맨틱하진 않다. 이미 익숙해져 설렘이 없는 커플이라면 모를까, 普通은 그런 것을 주고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얼핏 實用的으로 보이진 않지만, 費用 對比 效果 面에선 가장 魅力的인 게 自然 그대로의 꽃이다. 包裝한 비싼 꽃다발이 아니어도 꾸밈없는 꽃을 꽃甁에 담아두는 것만으로도 投資費 對備 몇十, 몇百 배의 滿足을 얻을 것이다.

    봄은 달曆에 맞춰 오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음이 따스해지고 로맨틱해지면 오는 게 아닐까. 봄기운이 다가오기 始作한 이때 꽃 한 다발로 집 안에서 봄의 奢侈를 누려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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