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大學路 ‘學林茶房’(위)의 오래된 메뉴인 비엔나커피.
어릴 때, 卽 未成年者일 때 카페에 種種 갔다. 近代 文人들처럼 知識과 情談을 나누려고 간 게 아니라, 삐삐(beeper) 回信을 가장 빠르고 正確하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大學에 갓 入學해서는 各種 紹介팅과 미팅의 場으로 活用하며 카페를 들락날락거렸다. 그때 數없이 들이켰던 커피의 맛은커녕 種類조차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以後 커피라는 飮料가 내게 刻印된 것은 이탈리아에서 料理 見習生으로 지낼 때였다. 밥 먹는 時間 外에는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渦中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에스프레소를 마셔댔다. 只今도 오일처럼 潤氣 나는 크레마 아래 꽉 凝縮된 少量의 커피를 가장 사랑한다. 그걸 마시면 이탈리아가, 24歲의 어설픈 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서울 신촌에 ‘미네르바’라는 오래된 카페가 있다. 1975年 3月 門을 연 곳으로, 나의 오랜 親舊가 大學에 들어가자마자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始作했다. 그 親舊 德에 歷史的인 場所에 나의 追憶도 깃들게 됐다. 우리는 어두컴컴한 照明 아래서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여 커피를 내려 먹었다. 能熟한 솜씨로 不過 커피, 물을 다루던 親舊의 作業이 끝날 때까지 모두 숨죽이기 일쑤였다. 물이 담긴 플라스크를 알코올램프로 加熱하면 壓力 差로 물이 위쪽으로 올라간다. 아래 플라스크의 물이 줄어들면 水蒸氣가 뿜어져 나오는데 그렇게 되기 前 위쪽에 고인 물에 커피가루를 넣고 잘 젓는다. 플라스크에 더 熱을 加하지 않으면 위쪽의 커피가 아래로 내려와 차오른다. 壓力 差를 利用하는 것은 모카포트와 비슷한데, 사이펀 드립 커피가 大體로 맛과 香이 부드럽고 깔끔하다. 커피와 물을 섞는 方法, 말끔하게 걸러지는 커피가루, 適切하게 調節한 물의 溫度 때문이다.
서울 신촌 ‘미네르바’ 入口(왼쪽)와 사이펀 드립 커피.
서울 大學路에는 1956年부터 자리를 지켜온 ‘學林茶房’이 있다. 1983年 무렵 새롭게 지었지만 어느새 30年이 훌쩍 지난 일이다. 모든 것이 삐걱거리고 낡고 雅淡하다. 個人的으로는 이 程度 雰圍氣라면 술盞을 기울이고 싶지만 三三五五 찾아온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비엔나커피를 注文한다. 津한 커피에 따뜻한 牛乳와 거품을 얹은 다음 달콤한 휘핑크림을 가만히 올린 메뉴다. 이와 비슷한 形態의 커피 메뉴는 여럿 있다. 비엔나커피에 리큐어를 넣으면 ‘스위스커피’, 牛乳를 빼면 ‘에스프레소 콘 판나’, 휘핑크림을 빼면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牛乳 代身 雪糖을 넣으면 ‘亞人슈패너’, 그리고 最近 流行하는 ‘플랫화이트’도 비슷하다. 事實 비엔나커피는 한동안 舊式으로 불리며 카페 메뉴板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다시 아날로그 感性이 注目받으면서 빼꼼 얼굴을 드러내기 始作했다.
追憶의 사이펀 드립度 반갑고 비엔나커피度 맛있지만, 사람들이 ‘미네르바’와 ‘學林茶房’을 드나드는 理由는 한 盞의 커피 때문만은 아닐 터. 반질반질 손때 묻은 物件, 時間을 超越해 繼續 울리는 클래식 音樂처럼 긴 時間 동안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追憶을 채워놓은 그곳에 나의 이야기도 한 篇 새기고 싶어서가 아닐까. 한참 뒤 찾아가 봐도 그때의 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