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國 女性作家 소피 킨셀라가 쓴 ‘쇼퍼홀릭’(前 4部)이란 小說이 있다. 이 冊은 斷言컨대, ‘너희가 名品을 아느냐’(나카무라 우사기)에 匹敵하는 ‘쇼핑 文學’의 酬酌이다. 粉紅과 민트色 재킷의 英文版 ‘쇼퍼홀릭’은 우리나라 트렌드 세터(trend setter·流行을 만드는 사람)들의 ‘잇北(it-book)’이 됐다(이번 시즌에 꼭 가져야 할 百을 ‘잇백(it-bag)’이라 하듯).
이 冊은 美國 出版市場에서 突風을 불러일으킨 ‘치킨 里(Chicken lit(literature의 준말))’의 代表作이다. 젊은 女性을 타깃으로 한 ‘치킨 里’은 속되게 말해 ‘靈界 文學’이라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젊은 女性들 사이에 人氣를 끈 ‘할리퀸 로맨스’ 文庫判 市場을 무서운 速度로 蠶食하고 있다. 이 冊에서 主人公들은 大槪 패션(패션誌 記者, 퍼스널 쇼퍼, 디자이너, 美術家 等)과 關聯된 일을 하거나 쇼퍼홀릭이다. 무엇을 입고, 무엇을 消費하느냐가 곧 人物의 캐릭터가 된다. 그러므로 小說에 登場하는 各種 브랜드의 特徵과 쇼핑의 다양한 狀況을 經驗하지 못하면 冊 內容을 理解하기 어렵다.
아니, 쇼핑에 카드와 現金 支給 外에 또 어떤 瞬間이 可能하냐고? ‘쇼퍼홀릭’은 쇼핑에 샘플 세일에서 퍼스널 쇼핑까지 매우 다양한 形態가 存在하며, 그 속에 人間 內面과 資本主義 體制의 核心을 꿰뚫는 裝置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일찍이 ‘쇼퍼홀릭’에서도 보지 못한, 쇼핑몰의 天國이라는 뉴욕이나 런던에서도 報告된 바 없는 새로운 쇼핑 經驗을 서울에서 할 수 있었다. 한 百貨店에서 平日 午後에 賣場 전관의 門을 닫고, ‘選擇된 顧客’(大槪 VIP)들만 約束한 時間에 入場시켜 쇼핑하게 하는 行事를 연 것이다.
쇼핑하던 손님들을 ‘疏開(疏開)’하고 저녁에 다시 門을 연 百貨店은 駐車場을 통해 招待한 顧客만 入場시켰고, 時間帶別로 패션쇼를 열었으며, 핑거 푸드와 샴페인을 提供했다. 패션쇼에서 본 옷을 性味 急한 손님들이 빨리 살 수 있도록 別途의 패션쇼 카탈로그가 만들어진 건 勿論이다. 게다가 ‘핑크’와 ‘블랙’이라는 드레스 코드(標準옷차림)도 있었으니 쇼핑은 거의 비밀스러운 儀式처럼 됐다.
쇼핑의 致命的인 魅力은, 特히 젊은 消費 世代에게 브랜드와 商品이 곧 自身의 位置를 確認해줄 거라는 錯覺에 빠뜨리는 데 있다. 이날 行事는 이 點을 正確히 꿰뚫었다. ‘핑크’와 ‘블랙’의 밤, 特別한 招待에 應함으로써 自身의 ‘親舊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自身이 누구인지-워너비-를 確認하고 싶어하는 쇼퍼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이 百貨店은 ‘아무나 드나들던’ 날보다 훨씬 더 붐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