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텔레비전에서는 며칠째 脫走犯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1988年 10月8日 영등포矯導所에서 公州矯導所로 移監되던 未決囚 12名이 버스 안에서 矯導官을 덮쳐 拳銃을 빼앗고, 버스를 몰고 서울로 돌아와 달아난 것이다. 그中 몇 名은 여러 집을 轉轉하다가 어느 家庭집에 들어가 人質劇을 벌이게 되었다. 胸部外科 專攻醫(레지던트) 첫해인 나는 어느 때보다 바쁜 生活을 보내고 있었다. 한달에 두어番이나 집에 들어갔을까. 10月16日, 그날 하루도 쏜살같이 지나갔다. 應急室로 내려오라는 連絡만 없었더라면, 그저 바쁘지만 平凡한 하루들 中 하나였을 것이다. 一般外科와 胸部外科, 누가 해야 하느냐 應急室에서 나를 맞은 건 數十名의 記者들과 카메라였다. 카메라 照明으로 應急室은 放送局 세트場을 彷彿케 했다. 거기에 脫走犯들의 大將 格인 지강헌(當時 34살)이 누워 있었다. 이날 世上 사람들의 耳目은 應急室에 쏠려 있었다. ‘狂亂과 恐怖의 休日 아침’이라고 描寫됐던 人質劇이 막 끝난 뒤였다. 서울 북가좌동의 家庭집에 侵入해 人質劇을 벌이다 警察 銃을 맞고 應急室에 실려 온 것이었다. 矯導所 移送버스에서 빠져나온 脫走犯 中 4名이 前날 밤 이 家庭집에 侵入했고, 이날 아침 警察과 對峙하던 中 둘은 自殺했다. 지강헌은 警察에게 비지스의 노래 ‘홀리데이’를 要求해 틀어놨다고 한다. 낮 12時 넘어 開始된 警察 作戰에 依해 한 名은 檢擧됐고, 琉璃 조각을 목에 찌르며 自害하던 그는 警察이 쏜 銃에 맞아 應急室에 실려 온 것이었다. 나는 一般外科 레지던트와 함께 지강헌 앞에 섰다. 처음에는 若干 意識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儀式을 5段階로 나누는데 그中 2番째 段階, 그러니까 意識이 있지만 아주 明瞭하지 않은 狀態였던 것으로 記憶한다. 意思疏通도 若干 됐던 거 같다. 목에는 深刻하지 않은 刺傷이 觀察됐다. 몸의 傷處는 그가 어떻게 銃을 맞았는지 보여주었다. 警察이 쏜 銃 한 발이 그의 왼쪽 무릎 바로 아래로 들어가 무릎 위로 貫通하여 나왔다. 그리고 腹部에도 銃傷이 있었다. 方向으로 보아 아마도 무릎을 貫通하여 나온 같은 銃알이 다시 腹部에 들어가 박힌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두 발의 各其 다른 銃傷日 수도 있었다. 患者는 應急室에 到着 當時 出血로 인한 쇼크 狀態였다. 元來 腹部 外相은 一般外科 診療 分野이고 胸部外科의 診療分野는 胸部 外傷이지만, 워낙 社會的으로 큰 이슈가 된 應急患者가 銃傷으로 來援했기 때문에 여러 外科系列의 醫師들이 모두 應急室에 呼出됐다. 特히 胸部外科 醫師들은 쇼크 處置에 能했기 때문에 나는 外科 레지던트와 함께 그를 진료하게 되었다. 血壓은 出血性 쇼크로 떨어져 있었다. 過多出血로 末梢血管은 이미 收縮되어 있었기 때문에 末梢血管에는 바늘을 꽂을 수 없었다. 이런 境遇 中心靜脈이라고 부르는 큰 血管에 注射를 揷入하는데, 지강헌에게도 鎖骨下 靜脈에 中心靜脈 카테터(揷入管)를 꽂고 血液과 樹液을 供給했다. 血壓이 어느 程度 回復되자, 腹部 銃傷을 입은 患者이기에 나는 患者 診療를 一般外科에 맡기고 當直室로 올라갔다. 그런데 얼마 後 다시 應急室에서 胸部外科를 찾는다는 連絡이 왔다. 應急室에 내려가니, 그사이 患者 狀態는 더욱 惡化되어 있었다. 應急室 到着 當時보다 倍가 더 부풀어 있었고 陰囊과 옆구리가 시커멓게 變色되어 있었다. 아마도 후복막(內臟器官을 둘러싼 얇은 膜의 뒷部分으로, 脊髓 및 東·靜脈 周邊이 包含됨) 區域에 있는 大靜脈·大動脈 等 큰 血管이 다쳤을 可能性(후복막 出血)이 있었고, 間이나 腸間膜 動脈의 損傷에 依한 腹腔內 出血의 可能性도 疑心됐다. 當時 1年次 레지던트인 나의 짧은 所見으로 手術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一般外科에서는 繼續 血液을 注入하면서 狀態를 觀察하고 있었다. 그런데 一般外科 레지던트가 難色을 표하며 내게 말하길 “이 患者는 아무래도 胸部外科에서 봐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배에 銃을 맞은 患者를 가슴을 診療하는 胸部外科에서 診療하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나는 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 一般外科 敎授님께서 이 患者는 出血이 問題인데 모든 出血은 血管이 다쳐 생기는 것이니 血管을 專門으로 하는 胸部外科 醫師들에게 患者를 넘기라고 指示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그는 難堪해했다. 그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指示를 따라야 하는 低年次(1~2年次) 레지던트였다. 나 또한 힘없는 低年次였기 때문에 이 狀況을 윗연차에게 報告했다.[%%IMAGE2%%]‘후복막 出血’로 보이는 그 옆엔 힘없는 專攻醫 한名만이 있었다 “너도 撤收하라”고 했지만 나마저 떠날 수는 없었다 탈주범은 쓸쓸히 내 품에서 죽었다 가슴을 찔려 피가 솟던 女子 秒를 다퉜지만 手術은 拒否됐다 보호자가 없다는 理由였다 내 心臟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그 敎授님을 흘겨볼 뿐 다른 道理 없이 지켜봐야 했다 칼에 찔릴 때 左右便 心臟의 差異 暫時 後, 應急室에 내려와서 患者 狀態를 確認한 胸部外科 윗年次 레지던트는 다시 위에 報告하고는 내게 患者를 一般外科에 맡기고 빠지라는 命令을 내리고 올라갔다. 그렇게 一般外科와 胸部外科의 힘없는 專攻醫 두 사람이 어찌할 바를 모르며 患者를 지켰다. 暫時 後 一般外科 所屬의 윗年次 레지던트가 應急室에 와서는 나와 함께 있던 低年次 一般外科 레지던트에게 “왜 아직 남아 있느냐. 外科 敎授님도 退勤하셨다”며 患者를 胸部外科에 넘기고 撤收할 것을 또다시 指示했다. 얼마 뒤 一般外科 專攻醫는 슬며시 사라졌다. 이제 그의 生命은 나의 몫이 되었다. 나는 다시 윗年次 레지던트에게 報告했다. 그는 應急室에 내려와 患者 狀態를 確認하고 올라갔다. 暫時 後 應急室에 다시 내려온 그는 “腹部 外傷患者를 왜 胸部外科에서 診療하느냐. 一般外科에 넘기고 너도 撤收하라”고 指示를 내렸다. 떠날 수 없었다. 이미 撤收한 一般外科 醫師들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 뒤 胸部外科 敎授님도 退勤했다는 連絡을 받았다. 곤혹스러운 狀況에서 無氣力한 專攻醫였던 나는 患者 곁을 지키며 血液을 供給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몇 時間이 흘렀을까? 카메라는 撤收하고, 應急室엔 고요가 찾아왔다. 그는 천천히 그리고 쓸쓸하게 내 품에서 殞命했다. 그렇다면 元來 살 수 있었던 患者가 죽은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手術을 해도 死亡했을 可能性은 높았다. 그리고 當時 一般外科 醫師들의 主張대로 후복막 出血이 疑心되므로 自然 止血을 期待하는 것도 原則일 수도 있었다. 후복막 出血은 때에 따라서 手術하지 않고 狀況을 좀더 지켜보기도 한다. 이를테면 患者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等의 臀上에 依해 후복막 出血이 發生하는 境遇 靜脈이나 작은 血管이 다쳤다면 피가 나오다가도 腹膜의 壓力으로 出血이 멎을 수도 있다. 이런 境遇를 期待하며 患者의 狀態를 지켜보면서 기다리기도 한다. 手術을 하기 위해 改服하면 出血이 더 甚해지면서 危險한 狀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銃傷으로 因해 出血性 쇼크에 빠졌던 지강헌의 境遇, 持續되는 出血 樣相과 쇼크가 進行 狀態에 있었기 때문에 應急手術에 들어가는 것이 最善의 治療이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當時 나의 생각이었다. 結果論的인 이야기이지만 끝내 그는 숨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結果와 無關하게 醫師는 最善을 다해야 하는데, 지켜보는 것이 果然 最善이었는가에 對한 疑問이 들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境遇는 또 있었다. 2年次 專攻의 時節, 한 病院에 派遣 나가 있을 때였다. 應急室로부터 急한 呼出을 받고 뛰어 내려가 보니 젊고 아리따운 女子 患者가 가슴을 칼에 찔려 실려와 있었다. 찔린 部位는 胸骨의 바로 오른쪽, 心臟이었다. 心臟에는 4個의 房이 있는데, 그中 左心室은 壓力도 높고 머리와 全身에 피를 供給하는 곳이라 칼에 찔리면 大部分 卽死한다. 反面 右心房과 右心室은 壓力이 낮아 칼에 찔려도 卽死할 만큼 過多出血이 卽時 發生하지는 않는다. 勿論 患者가 견딜 수 있는 時間은 얼마 되지 않는다. 右心房을 찔린 患者는 應急室에 到着하고 얼마 안 되어 心停止가 일어나 心肺蘇生術을 했다. 心搏動은 多幸히 곧 돌아왔으나, 心臟에서 쏟아져 나오는 피는 멈출 길이 없었다. 거즈로 막고 눌러 보았지만, 검붉은 피가 금세 배어나왔다. 그야말로 秒를 다투는 狀況이었다. 方法은 應急手術 말고는 없었다. 卽時 가슴을 열고 出血 部位를 縫合하는 手術이 必要한 狀況이었다. “醫師 있냐” 물어봐도 일어나지 못하는 理由 마침 病院에는 黨職中인 敎授님이 계셨다. 連絡을 받고 바로 應急室로 내려오신 敎授님은 保護者를 찾으셨다. 그러나 保護者가 있을 턱이 없었다. 칼에 찔린 女性 患者는 平凡한 會社員이었다. 호프집에서 會食을 하고 있었는데, 호프집을 찾아온 男子가 亂動을 부리다가 난데없이 손님으로 찾아온 會社員을 찌른 것이었다. 心臟을 칼에 찔려 울컥울컥 검붉은 피가 뿜어져 나오는 狀況에서 “保護者가 없으니 手術을 할 수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敎授님을 바라보는 내 心臟이 터질 것 같았다. 當時 나의 속마음으로는 그 敎授님의 턱을 한 대 치고 患者를 手術室로 바로 옮기고 싶었다. 그러나 2年次 專攻醫였던 나는 結局 숨진 젊은 會社員의 주검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것 外에, 保護者가 없다는 理由로 手術을 拒否한 敎授님을 흘겨보는 것 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카메라가 大部分 撤收한 應急室에서 쓸쓸히 죽어간 지강헌의 境遇, 醫師들마다 意見이 다를 수 있고 結果論的인 얘기이지만, 一般外科 醫師가 胸部外科 醫師의 도움을 받거나 或은 單獨으로 應急手術을 敢行하는 것이 옳은 選擇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心臟을 칼에 찔려 안타깝게 숨진 會社員의 境遇도 結果와 無關하게 卽時 應急手術을 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實際 大多數 醫師들은 이런 狀況에서 뒤를 생각하지 않고 手術을 敢行한다. 그런데 무엇이 醫師의 最善의 診療를 막았을까. 手術을 忌避했던 그 敎授님은 아마도 勇敢하게 手術을 進行했다가 酷毒하게 代價를 치른 가슴 아픈 記憶을 갖고 있을 것이다. 最善의 診療는 外科醫師의 勇氣를 要求한다. 大多數 外科醫師들이 勇氣를 내어 手術을 敢行하지만 事實 모든 外科醫師들이 勇氣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外科醫師는 自身의 行爲가 保護받을 수 있을 때 勇氣를 發揮한다. 뒷일을 걱정하지 않고 最善을 다할 수 있는 環境이 保障돼야 하는 것이다. 萬一 最善을 다하고서도 非難받거나 法律的인 責任을 져야 한다면 醫師들은 좀처럼 勇氣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飛行機에서 應急患者가 생겨 周邊을 向해 ‘醫師 있느냐’고 물어보면, 요즘 많은 醫師들은 自身의 身分을 감추고 일어나지 않는다. 善意를 가지고 나서서 診療를 해도, 그 行爲에 對해 나중에 法的 責任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航空社에서 醫師 身分을 確認하는 것은 膳物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法的 責任을 물을 때를 對備하는 것이다. 모든 醫師는 患者를 살릴 수만 있다면 무덤까지라도 따라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醫師가 그런 勇氣를 가지려면 醫師의 判斷이 尊重과 保護를 받을 수 있는 制度가 마련되어야 한다. (끝으로 지강헌氏의 冥福을 다시 빕니다. 25年 前 일의 記憶을 더듬어 쓴 것이므로 細部的인 部分은 實際 狀況과 一部 다를 수 있음을 밝혀둡니다. 그리고 只今도 많은 生命을 救하기 爲해 기꺼이 危險을 무릅쓰는 많은 外科醫師들에게 尊敬을 표합니다.) 整理 남종영 記者 <a href="mailto:fandg@hani.co.kr">fandg@hani.co.kr</a> [%%IM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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