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에필로그
1. 장례식장(葬禮式場)
경찰(警察)에서 보내 온 화환(花環) 몇 개(個)와 접수대(接受臺)를 지키고 있는 두엇의 경찰(警察)만이 보이는 썰렁한 장례식장(葬禮式場). 가족(家族)들도 없고, 친지(親知)들과 친구(親舊)들도 보이질 않는다.
영정(影幀)이 모셔진 곳도... 왁자지껄해야 할 식당(食堂)도... 그 누구도 없이 텅 비어 있다.
복도(複道)에 오가는 이들조차 보이질 않고, 고요함과 적막(寂寞)함이 가득한데...
그 때, 저만치 문(門)을 열고 들어서는 누군가의 구둣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始作)한다.
점차(漸次) 가까워지는 구둣발 소리.
그 누군가가 접수대(接受臺) 앞에 등을 지고 서자, 접수대(接受臺)를 지키던 경찰(警察) 둘이 깜짝 놀라 황급히(遑急히) 일어서 경례(敬禮)를 붙인다.
까딱- 목례(目禮)로 경례(敬禮)를 받는 정복(正服) 차림의 조과장(科長). 조의금(弔意金)을 내밀고는 방명록(芳名錄)에 이름을 써 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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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畵面) 가득 들어오는 강과장(姜課長)의 영정(影幀) 사진(寫眞). 그 속에서 마저 그의 눈빛은 외롭고 피곤(疲困)해 보인다.
정좌(正坐)를 하고 앉아 강과장(姜課長)의 영정(影幀) 사진(寫眞)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조과장(科長).
가만히 일어서 정모(正帽)를 반듯하게 쓰더니 정중(鄭重)하게 경례(敬禮)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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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간(肝)이 접시에 안주(按酒)거리를 담아(淡雅)내가는 접수대(接受臺)의 경찰(警察)들.
보면, 텅 빈 식당(食堂) 안에 홀로 자리 잡은 조과장(課長)이 소주(燒酒)를 따라 한 입에 털어 넣고 있다.
조심스레(操心스레) 안주(按酒) 접시를 상(床)에 내려놓는 접수대(接受臺) 경찰(警察).
그러나 조과장(科長), 안주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다시 한 잔(盞)을 따라 단숨에(單숨에) 털어 마시고는 주저(躊躇) 없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렇게 식당(食堂)을 나서는 조과장(課長)에게 얼른 경례(敬禮)를 때리는 경찰(警察)들.
조과장(科長), 눈길도 주지 않고 고개만 한번(番) 까딱- 하고는 식당(食堂)을 나가 버린다.
2. 국장실(局長室)
새로 방(房)을 정리(整理)하느라 살짝은 어수선한 신임(新任) 국장(局長)의 방(房).
보고서(報告書)를 읽은 신임(新任) 국장(局長), 자신(自身)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조과장(課長)을 힐끗 올려다본다.
신임(新任) 국장(局長): 야 이거... 너무 하드코어 아냐?
조과장(科長): (단호(斷乎)한) 이런 깡패(깡牌) 새끼들한텐 딴 거 다 필요(必要) 없고, 이런 게 제일(第一) 어울립니다. 공권력(公權力) 무서운 줄 알아야죠. 아주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줄 겁니다.
신임(新任) 국장(局長): (못 말리겠다는) 야, 뭐가 그러고 급(急)해? 숨부터 좀 돌리지? 봐봐, 난 아직 짐도 다 못 풀었거든?
조과장(科長): 승인(承認)만 해주시면 됩니다. 모든 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잠시(暫時) 뜸을 들이며 커피를 한입 머금는 신임(新任) 국장(局長).
신임(新任) 국장(局長): 골드문의 해체(解體)라... 시끄럽지 않게 해내려면 쉽지 않을 텐데... 복안(腹案)은 있는거야?
조과장(科長): (서늘하게 빛나기 시작(始作)하는 눈빛) ...예(例). 물론(勿論)이죠.
서서히(徐徐히) 암전(暗轉)...
3. 장학(奬學) 재단(財團) 행사장(行事場) (밤)
행사(行事) 후(後)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행사장(行事場).
행사장(行事場) 벽면(壁面)에는 ‘골드문(門) 문화(文化) 장학재단(奬學財團) 주최(主催)- 제(第) 4 회(回) 우수(優秀) 인재(人材)의 밤’ 이라는 플랜카드가 붙어 있다.
그 아래로 들어서는 자막(字幕) - 4년(年) 뒤
만면(滿面)에 웃음을 띠우며 한 명(名), 한 명(名)... 인사(人事)를 받고 있는 자성(自省).
정청계1: (안경(眼鏡)을 쓴 안경(眼鏡) 남(南)1을 인사(人事) 시키는) 서울대(서울大) 법대(法大) 재학(在學) 중(中)인 이동수(이동수) 학생(學生)입니다. 이번(이番)에 사시(司試) 1차(次) 패스 했습니다.
자성(自省): (악수(握手)를 하는) 아, 그래요. 대단하네. 고생(苦生) 많았겠어요.
안경(眼鏡) 남(南)1: 아닙니다. 회장(會長)님 덕분(德分)에 저는 아무 걱정 없이 공부(工夫)만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感謝)합니다. 은혜(恩惠) 잊지 않겠습니다.
기특(奇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자성(自省).
그 뒤로 또 다른 사람이 소개(紹介)된다.
정청계1: (약간(若干)은 앳된 학생(學生)을 소개(紹介)하며) 이 학생(學生)은 이번(이番)에 경찰대(警察大) 합격(合格)했습니다.
악수(握手)하고, 격려(激勵)하는 자성(自省)...
그 뒤로... 정치(政治) 대학원(大學院) 석사(碩士) 과정(過程)의 학생(學生)... 행시(行試) 합격자(合格者)... 유력(有力) 언론사(言論社) 합격자(合格者)... 등등(等等)...
골드문의 장학생(奬學生)들이 줄줄이 자성(自省)에게 인사(人事)를 올린다.
샴페인 잔(盞)을 들고는 여러 참석자(參席者)들에게 건배(乾杯)를 제안(提案)하는 자성(自省). 잔(盞)을 들이킨다.
그리고 가만히 잔(盞)을 내려놓으면, 여기저기서 자축(自祝)의 박수갈채(拍手喝采)가 터져 나온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자성(自省)의 자신만만(自信滿滿)한 미소(微笑)... 그리고...
빠르게 암전(暗轉)...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