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眞짜로)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물론(勿論) 주인공(主人公) 히라야마(
류(流) 치슈
)의 장남(長男)이 아버지를 속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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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받아 골프채를 사려고 한다던가, 딸의 결혼(結婚)이야기가 나오긴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宏壯히) 지루할 수 있다. 다만
홍상수
감독(監督)의 팬이라면 적극(積極) 추천(推薦)할 수 있는 작품(作品).
[2]
그리고 제목(題目)은 꽁치의 맛인데, 꽁치는 한마리도 안 나온다.
진짜(眞짜) 이럴 거야? 꽁치 안 먹을거야?
한국(韓國) 사람들이 보면 컬쳐쇼크를 느낄만할 점(點)이 있는데, 스승인 전직(前職) 교사(敎師)(지금(只今)은 국수집 주인(主人)이다)가 술에 취(醉)한 뒤에야 장성(長成)하여 대부분(大部分) 50대(代) 넘은 제자(弟子)들에게 반말(半말)을 하고,
술에서 깨어나면
제자(弟子)였던 사람들에게 존댓말(尊待말)을 쓰면서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스승이었던 사람이 나이적(敵)은 제자(弟子)에게 존대(尊待)하거나 깍듯이 예의(禮儀)를 차린다는 것은 한국인(韓國人)으로써의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일본(日本)에는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으로 하는 말)가 있어서, 서로간(間)에 말을 돌려서 말함으로써 상처(傷處)를 안줄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대놓고 직설적(直說的)으로 말한다. 여기서 주인공(主人公)으로 나오는
류(流) 치슈
는 일본인(日本人)으로, 30대(代) 초반(初盤)부터 노인역(老人役)만 맡았다. 그리고 89세(歲)까지 살았다.
미남(美男)이다
제자(弟子) 중(中) 한 명(名)이 주인공(主人公)(히라야마)으로, 해군(海軍) 장교(將校) 출신(出身)이며, 스승의 라면집에서
영감님(令監님)네 소바는 맛없다고 까대는
옛 부하(部下)(사카모토)와 마주친다.
[3]
여기서 옛 부하(部下)는 전후(前後) 고생(苦生) 끝에 자수성가(自手成家)한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日本)이 왜 패전(敗戰)했을까, 패전(敗戰)하지 않았으면 미국(美國)에서 승승장구(乘勝長驅)하고 있었을텐데,
뉴욕
빠찡꼬
가 아니라 진짜(眞짜)
뉴욕
이라구요, 함장(艦長)님
하는 요지(要旨)의 말을 한다. 주인공(主人公) 중(中)의 한명(名)인 이 제자(弟子)(히라야마)는 그래도 염치(廉恥)라는게 있어서 떨떠름하게 받는다. 오히려 패전(敗戰)한 게 다행(多幸)이 아닐까하는 히라야마의 말에 부(簿)하는 풀이 죽어 수긍(首肯)한다. 이 때
태평양(太平洋) 전쟁(戰爭)
기(氣)의 일본(日本) 군가(軍歌)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
이 울려퍼지고, 감격(感激)에 찬 부(簿)하는 옛 상관(相關)에게 거수경례(擧手敬禮)를 하지고(夏至高) 한다. 옛 상관(上官)인 제자(弟子)는 마지못해 경례(敬禮)를 하고, 술집에 있는 다른 사람도 경례(敬禮)를 하며 옛 추억(追憶)을 떠올리며, 이러한 장면(場面)이 유쾌(愉快)하게 처리(處理)되어 있다. 물론(勿論) 이러한 상황(狀況)을 긍정적(肯定的)으로 묘사(描寫)한 것은 아니고, 패전(敗戰) 후(後) 일본인(日本人)들의 찌질해진 마음을 적나라(赤裸裸)하게 묘사(描寫)한 것이다.
물론(勿論) 그럼에도 이 장면(場面)을 볼 때 한국(韓國)사람으로서 불편(不便)한 것 역시(亦是) 당연(當然)한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問題)는 이 장면(場面)에서 울려나오는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이 낯설지 않다는 것으로, 우리나라 방송(放送)에서도 가끔 일제(日帝)의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을 알게모르게 사용(使用)하기 때문이다.
딸을 시집(媤집) 보낸 히라야마가 허전함에 술을 진탕(진宕) 마시고는 집에 들어와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을 부르며 횡설수설(橫說竪說)하다가 주인(主人)이 떠난 딸의 방(房)에서 우는 걸로 끝난다.
히라야마의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
에 대(對)한 태도(態度)도 극(劇)이 진행(進行)되면서 변화(變化)하는데, 해군(海軍) 시절(時節) 부하(部下)였던 사카모토 때문에 마지못해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을 들으며 경례(敬禮)를 해주지만 장남(長男)과 함께 그 술집을 다시 갔을 때는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을 틀려는 술집 주인(主人)을 제지(制止)한다. 자식(子息)들 세대(世代)들이 알아봤자 좋을 것 없는 노래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딸을 시집(媤집) 보내고 나선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을 틀어달라고 하거나,
옆에 있던 손님들의
미나미토리시마
만담(漫談)을 듣고 언짢아하거나
, 술에 진탕(진宕) 취(醉)해 돌아와 막내아들 앞에서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을 흥얼거린다. 딸의 출가(出家)로 인해 정상적(正常的)인 사리판단(事理判斷)이 서지 않을 정도(程度)로 허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혹은(或은) 주인공(主人公)도 서서히(徐徐히) 변(變)해간다는 극중(劇中) 장치(裝置)일지도.
마지막에 군함행진곡(軍艦行進曲)을 흥얼거리는 이유(理由)에 대(對)해 설명(說明)하자면 주인공(主人公)이 군함장(軍艦張)으로 있던 시기(時期)는 부인(夫人)과 사별(死別)하기 전(前)의 시기(時期)였다. 딸 미치코를 시집보내고 허전함을 느낀 주인공(主人公)은 친구(親舊)들과의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고 아내를 닮은 마담이 있는 바로 향(向)한다. 딸 마저 보내버린 주인공(主人公)이 느끼는 삶의 외로움은 이전(以前)과는 다른 강도(强度)의 것이고, 아내를 닮은 마담을 바라보며 자신(自身)의 청춘(靑春)이었던 군(軍) 함장(艦長) 시절(時節)을 노래로 추억(追憶)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