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차이나 中國읽기

흩어진 ‘기러기 떼’

中央日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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綜合 23面

한우덕 차이나랩 선임기자

한우덕 차이나랩 先任記者

‘雁行(雁行)’이라고 했다. 기러기 行列, 英語로는 ‘Flying geese’다. 1970~80年代 東아시아의 産業 發展을 말할 때 흔히 쓰던 表現이다. 日本이 가장 앞서 날았고, 그 뒤를 韓國·臺灣·홍콩·싱가포르 等 新興工業國(NIES)李, 마지막에는 泰國·말레이시아 等 東南亞 國家가 따랐다. 經濟는 그 順序대로 發展했고, 技術도 그 順序로 移轉됐다.

뜬금없이 ‘기러기 떼’를 얘기하는 건 한·일·중 3國 頂上會談을 契機로 東아시아 産業 協力의 歷史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未來 協力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期待感도 作用했다.

1990년대 중국이 국제 분업에 본격 참여하면서 동아시아 산업에 ‘중국발’ 변화가 시작됐다. [중앙포토]

1990年代 中國이 國際 分業에 本格 參與하면서 東아시아 産業에 ‘中國發’ 變化가 始作됐다. [中央포토]

90年代 들어 기러기 隊列은 흩어진다. 中國이 觸發했다. 國際 分業에 本格 參與한 中國은 周邊國 工場을 大擧 끌어들였다. 釜山의 玩具 工場이 광둥(廣東)省 둥관(東莞)으로 移轉하는 式이다. 急成長하는 中國은 編隊의 꼬리에 붙는가 싶더니 아예 大型을 통째 흔들었다.

기러기 떼는 2000年代 다른 編隊로 날았다. 2001年 中國의 世界貿易機構(WTO)加入이 契機였다. 東아시아 周邊國은 中國이라는 ‘世界 工場’에 中間財를 輸出하면서 함께 成長했다. 中國 우시(無錫)에서 生産되는 컬러TV의 境遇 디스플레이는 韓國이, 이미지 센서는 日本이, 박스는 泰國이 만들어 供給한다. ‘生産 共有’를 통한 協力이다.

2010年代에는 ‘클러스터(産業 集積)’가 눈에 띈다. 巨大 工場 周邊으로 部品 會社가 몰리면서 中國 곳곳에 클러스터가 形成됐다. 상하이-충칭(重慶)의 노트북PC 클러스터는 只今도 世界 노트북의 90% 以上을 만든다. 창춘(長春)에는 自動車 클러스터가, 난징(南京)에는 化工 클러스터가 들어섰다. 韓國에서도 水原의 半導體 클러스터, 釜山·蔚山의 朝鮮 클러스터 等이 둥지를 틀었다. 當時만 해도 東아시아 産業에는 協力과 分業이 通했다.

只今 트렌드는 ‘供給網 戰爭’으로 要約된다. 美國은 核心 産業의 글로벌 供給網에서 中國을 몰아내겠다고 벼른다. 半導體가 가장 뜨겁고 電氣車·AI 等 未來 産業으로 擴大되고 있다. 中國이 이에 反撥해 獨自 供給網 構築에 나서면서 協力 空間은 좁아지고 있다. 中國의 사드(高高度미사일防禦體系) 報復, 센카區(中國名 댜오위다오)紛爭 等 地政學 變數가 協力을 막는다. 기러기들은 어디로 날아야 할지 헤맨다.

한·日·中 3國 頂上은 이番 會議에서 ‘地政學’ 要素를 얼마만큼 걷어낼 수 있을까? 기러기들이 함께 모여 먹이를 나누던 協力 生態系를 復元할 수 있을까? 會議의 또 다른 觀戰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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