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1部〉 ‘共和國英雄’ 南派間諜 김동식의 人生流轉
」
1981年 3月 18日 땅거미가 내려앉은 平壤 大同江驛.
김동식은 勞動黨의 부름을 받았다. 海州에서 列車에 몸을 실은 뒤 7時間 만에 平壤에 到着했다. 故鄕 黃海南道 龍硯에서 男唱高等中學校를 갓 卒業한 18歲 靑春이었다. 驛에 마중 나온 中央黨 指導員은 그를 乘用車에 태워 市內 인민문화궁전 맞은便의 10層짜리 ‘招待所’로 案內했다.
勞動黨 對外連絡部(對南 工作 部署, 現 文化交流國) 幹部가 맞아주며 저녁을 함께 했다. 食事를 마치자 김동식을 應接室로 불렀다.
이제부터 동무는 親愛하는 指導者 김정일 同志의 높은 信任과 配慮에 依해 南朝鮮 革命家 隊列에 들어서게 되었소. 對南工作員을 養成하는 金星政治軍士大學에서 앞으로 4年 동안 工夫를 하게 될 것이오.
김동식에겐 날벼락 같은 通報였다. 工作員 大學? 勞動黨의 命令에 따라 용연군-해주시-黃海道-平壤을 오가며 數千 名의 다른 地域 또래 學生과 競爭했던 지난 1年의 時間들이 走馬燈처럼 스쳤다. 숱한 面接審査와 身體檢査 끝에 그는 全國에서 選拔된 6名 中 한 名에 들었다. 金日成·김정일 側近 警護員으로 拔擢되는 出世를 內心 期待했다. 靑春의 꿈이 물거품처럼 부서지고 있었다.
김동식氏가 지난 4月 서울 中區 中央日報 事務室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권혁재 寫眞專門記者
金星政治軍士大學(1992年 ‘金正日軍事政治大學’으로 改稱)은 듣도 보도 못한 今時初聞의 大學이었다. 試驗도 안 보고 大學에 入學한다는 事實에 어리둥절했다. 그렇다고 拒否할 수도 없었다. 數次例 面接 때 ‘黨에 忠誠’을 다짐했던 그였다.
“동무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소?”(당 幹部 面接官)
“空軍 操縱士가 되거나 大學에 가서 工夫하고 싶습니다.”(김동식)
“只今 동무는 黨에서 쓰려고 이렇게 面接하고 있는데, 그렇게 對答하면 正答이 아니지…”(당 幹部 面接官)
“그럼, 黨에서 하라는 대로 따르겠습니다.”(김동식)
“그렇지, 그게 正答이지!”(당 幹部 面接官)
그랬으니, “동무는 南朝鮮 革命을 해야 되겠소”라는 黨의 決定에 反駁할 수 없었다. 對答할 틈을 주지 않고 對外連絡部 幹部의 指示가 이어졌다.
앞으로 大學에서 工夫할 때는 本名 代身 ‘박승국’이라는 假名을 쓰시오.
이름 속에 담긴 自己 正體性을 지우라는 뜻이었다. 自然人으로 살았던 18年의 存在는 사라졌다. 그게 끝이었다. 그날 밤, 김동식은 金星政治軍士大學에 引繼됐다. 對南工作員 或은 南朝鮮 革命家로서, 南韓 末路는 南派間諜으로서, 그의 運命은 그렇게 定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