伽倻 歷史를 素材로 한 最初의 드라마 金首露가 週末 안房劇場의 電波를 타고 있다. '三國時代'라는 歷史認識과 用語에 밀려 우리 古代史에서 제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던 伽倻史가 大衆的 市民權을 回復하게 되는 것 같아, 伽倻史를 專攻해 왔던 사람으로서 如干 기쁘지 않고 期待 또한 작지 않았다. 그런데 視聽率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話題가 되는 일이 많은 것 같지도 않고, 伽倻史를 이야기하는 筆者의 講演會에서조차 드라마의 內容이나 歷史的 事實과의 差異 等을 묻는 質問도 別로 없는 것 같다.
그런 渦中에 金海 金氏와 許氏 門中에서 歷史와 다른 虛構의 內容이 放送되었다 하여 서울남부지법에 放映中止 假處分申請을 냈다고 한다. 特定 門中이나 團體가 映畫나 드라마를 相對로 訟事를 벌이는 일은 오래前부터 있어 왔다. 自己 祖上이나 職業에 對한 尊敬心과 自矜心이 모욕당했다는 생각과 다른 視角이나 評價가 共存할 수 없다는 論理가 作用한 結果일 것이다. 그러나 가끔 드라마의 끄트머리에 '이 드라마는 事實이 아닌 픽션입니다' 라는 字幕을 흘려보내는 것 같이, 元來 드라마는 픽션이다. 歷史드라마 亦是 歷史다큐멘터리度 아니고 歷史敎科書는 더 더욱 아니다. 金首露 亦是 드라마이지 伽倻史의 다큐멘터리나 敎科書가 아니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作家의 머리에서 아무렇게나 만들어낸 虛構 自體여도 된다는 意味는 아니다. 드라마 製作의 出發은 어디까지나 伽倻史라는 歷史的 素材에서 비롯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歷史가 進行되었던 舞臺가 있고, 歷史的 事實이기 때문에 登場人物의 뒤를 있는 後孫들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歷史的 想像力과 드라마的 想像力이 다른 것이라 하더라도, 歷史的 人物을 前面에 내세우는 理想, 이미 確立되어 있는 歷史와 歷史 解釋의 根本부터 否定해 갈 理由는 없다.
'대장장이 王' 水路의 登場 以前부터 金海地域에서 靑銅器文化의 아홉 마을을 나누어 經營하던 아홉 村長 中에 이미 野鐵杖이 있었다는 常情이나, 처음부터 首露王과 함께 登場해 있는 허왕후는 最初의 伽倻, 駕洛國의 建國을 誕生→成人→婚姻→死亡이라는 人間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通過儀禮에 맞추어 敍述하려 했던 '三國遺事' 駕洛國記의 展開를 故意로 無視하는 것으로, 오히려 드라마 展開의 緊張感도 떨어뜨리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新羅의 南解王에게 무릎을 꿇고 謝罪하는 수로왕이나, 기와지붕에 華麗한 酒色 칠 丹靑의 新羅 王宮과는 對照되게 억새지붕에 漆도 하지 않은 駕洛國의 建築物은 '三國史記'가 新羅王보다 優位에 있었던 것으로 傳하는 首露王의 位相이나, 初期의 戰爭에서 新羅보다 優位를 傳하는 戰爭記事와는 正反對의 描寫들이다. 國民的인 關心을 끌었던 善德女王의 뒤를 잇는 드라마였기에 期待만큼 失望도 크다
드라마의 成功 與否를 決定하는 데에는 캐스팅, 製作豫算 等 여러 要素가 있겠지만 于先 重要한 것은 原作이다. 革命的으로 깜짝 놀랄만한 設定에 汨沒한 나머지 歷史的 事實로 確定되어 있는 基本的 줄기조차 無視하는 誤謬는 說得力을 잃게 한다. 善德女王과 金庾信이 있고, 金春秋가 登場하고, 毘曇의 亂이 있는 것처럼, 가락九寸社會, 首露王의 登場, 昔脫解의 挑戰과 克服, 許王后의 到來, 駕洛國의 完成, 新羅 백제와의 競爭 等과 같은 伽倻史 흐름의 基本 줄기가 無視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先後關係의 確定 뒤에 事件과 事件의 因果關係라든지, 主人公의 캐릭터에 對한 再創造와 連結고리가 되는 登場人物의 創造, 歷史記錄이 다 傳하지 못한 登場人物들의 愛憎關係나 伽倻人의 精神世界에 對한 再解釋과 創作은 얼마든지 좋을 것이다.
歷史的 眞理는 生命力과 함께 說得力을 가지는 法이다. 지난 30餘 年 동안 많은 硏究者들이 情熱을 기울여 探究해왔던 가야사에 關聯된 歷史的 事實들이 作家 한 사람의 생각에 따라 뒤범벅되어서는 困難하다. 드라마 金首露를 伽倻史의 歷史的 事實로 誤解하는 視聽者도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文字記錄과 考古學 資料가 證明하는 基本的인 歷史的 事實조차 뒤범벅으로 만들어 버리는 作品은 더욱 困難하다. 視聽率도 낮고 興味를 誘發하지도 못하게 된 까닭이 歷史的 事實에 기초하지 못한 虛構를 위한 虛構라는 잘못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仁濟大 歷史考古學과 敎授·인제대 博物館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