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羅에 온 琉璃구슬… 로마 王 얼굴 담겼나[이한상의 祕密의 열쇠]

東亞日報
入力 2022年 8月 9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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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푸른빛 유리잔. 유리잔임에도 불구하고 파손 없이 발굴돼 보물 제620호로 지정됐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 1973年慶州天馬塚에서 出土된 푸른빛 琉璃盞. 琉璃盞임에도 不拘하고 破損 없이 發掘돼 寶物第620號로 指定됐다. 國立慶州博物館提供

新羅는 ‘黃金의 나라’라는 愛稱으로 불린다. 新羅遺跡에서 黃金遺物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 옛날에도 新羅黃金은 有名했다. 이웃한 倭人들은 新羅에서 金과 銀이 많이 난다고 부러워했고, 멀리 西域에서 新羅를 찾은 한 異邦人은 自身의 見聞錄에 新羅엔 금이 너무 흔해 개목걸이까지 金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적었다.

그런데 新羅 사람들이 黃金보다 더 貴히 여긴 것이 있었으니 東로마山琉璃그릇, 卽 로만 글라스가 그것이다. 透明한 몸體에 컬러풀한 무늬를 갖춘 데 더해 形態 또한 異國的이어서 뭇사람들이 羨望하는 物品으로 자리매김했겠으나 異域萬里에서 들여온 것이기에 누구나 가질 수는 없었다.

東아시아 全體에서 보더라도 新羅처럼 多數의 로만 글라스가 集中的으로 出土되는 事例는 없다. 이 點에 注目한 日本의 한 硏究者는 新羅王族이 東로마에서 왔다는 破格的主張을 펼쳐 큰 論難을 일으키기도 했다. 新羅古墳 속 로만 글라스는 누가 가져왔고 또 어떤 用途로 쓰였을까.

金冠塚에서 처음 나온 ‘로만 글라스’

國內에서 로만 글라스가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21年金冠塚發掘 때였다. 金冠塚은 慶州 노서리에서 建物을 지으려고 터破棄를 하던 中金管이 發見되면서 알려졌다. 아쉬운 點은 非專門家들이 고구마 캐듯이 遺物을 파냈기에 로만 글라스의 正確한 出土樣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3年後朝鮮總督府職員들은 金鈴塚內部를 調査하다 金冠의 存在를 確認하고 그것을 露出하던 中 이웃해 있는 깨진 로만 글라스 2點을 發見했다. 그間新羅古墳에서 發掘된 數十點의 로만 글라스 가운데 大部分은 金鈴塚처럼 亡者의 머리 가까이에서 出土됐다. 이러한 樣相으로 보면 로만 글라스는 무덤 主人公의 愛藏品 가운데 하나였음에 틀림없다.

1973年에는 奈勿王或은 訥祗王의 王妃 무덤으로 推定되는 皇南大塚 북분에서 로만 글라스와 함께 페르시아山 커트 글라스가 出土됐다. 王妃의 遺骸에는 金冠, 金귀고리, 金팔찌와 金半指, 金허리띠 等黃金裝身具가 풀세트로 着裝됐고 그 周邊에서 高句麗, 中國南朝, 東로마와 페르시아에서 들여온 物品이 出土됐다. 平素王妃가 愛之重之하며 自身의 寶物箱子에 넣어두었음 직한 名品들이다.

한便 1985年에는 唯一하게 4世紀後半까지 溯及되는 로만 글라스가 發掘됐다. 慶州月城로 가-13호분 發掘品이 그것인데, 이 遺物은 하마터면 世上에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사라질 뻔했다. 그해 봄 경주시는 環境美化次元에서 月城로의 아스팔트를 다시 包裝하고 左右에 埋設된 下水管을 交替하기로 했다. 施工業體가 重裝備로 땅을 파헤치는 過程에서 몇 點의 土器 조각이 드러났다. 多幸히도 國立慶州博物館硏究員이 길을 지나다 偶然히 그 場面을 目擊했기에 發掘로 이어졌다. 發掘結果工事敷地에서는 56基의 新羅 무덤이 確認됐고, 그 가운데 가-13호분의 境遇一部만 發掘됐음에도 不拘하고 로만 글라스와 함께 新羅에서 가장 오래된 金귀고리와 金드리개, 裝飾臺도, 말 재갈 等이 出土됐다.

구슬 속 人物正體 놓고 여러 解釋

1973년 경주 미추왕릉지구 C구역 4호분에서 발굴된 상감유리옥(왼쪽 사진). 바닥에 흩어진 구슬을 목걸이 형태로 임시로 엮은
것이다. 무늬가 새겨진 남색 유리구슬(점선 안)만 수입품이고 나머지는 신라산이다. 남색 유리구슬에는 네 명의 사람 얼굴이 새겨져
있다. 구슬을 선물한 로마의 왕, 불교의 보살상 등 인물의 정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 1973年慶州美醜王陵地球 C區域 4號墳에서 發掘된 上監琉璃玉(왼쪽 寫眞). 바닥에 흩어진 구슬을 목걸이 形態로 臨時로 엮은 것이다. 무늬가 새겨진 藍色琉璃구슬(點線 안)만 輸入品이고 나머지는 新羅産이다. 藍色琉璃구슬에는 네 名의 사람 얼굴이 새겨져 있다. 구슬을 膳物한 로마의 王, 佛敎의 菩薩像等人物의 正體를 놓고 意見이 紛紛하다. 國立慶州博物館提供

1973年 여러 大學博物館이 聯合해 慶州大陵院駐車場敷地發掘에 着手했다. 그 가운데 嶺南大博物館이 調査를 擔當한 곳은 C區域이었다. 겉흙을 除去하자 調査區域 곳곳에서 돌무지덧널무덤이 確認됐다. 그 가운데 4號墳內部를 露出하던 中 무덤 主人公의 머리 쪽에서 金귀고리 한 雙이 드러났고 그 周邊에선 목걸이 部品이 흩어진 채 發見됐다. 現場調査責任者는 遺物의 紛失을 憂慮해 서둘러 寫眞撮影을 끝낸 다음 遺物을 收拾했다. 저녁 때 現場宿所에서 發掘團員이던 學生 한 名이 原狀과는 相關없이 但只安全하게 保管할 目的으로 낚싯줄로 구슬을 엮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튿날 이 목걸이는 國立慶州博物館으로 옮겨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모습 그대로 寶物로 指定됐다.

이 목걸이 가운데 特히 눈길을 끄는 것은 各種 무늬가 表現된 藍色琉璃구슬이다. 둥근 구슬 表面을 따라가며 하얀 얼굴에 빨간 입술을 가진 네 사람이 配置돼 있다. 머리에는 保管을 쓴 것처럼 보이고 人物들 사이에는 새, 구름, 나무가 表現돼 있다. 작은 琉璃구슬에 이토록 精巧한 圖案을 表現한 것은 琉璃工藝技術의 精髓를 보여준다.

이 구슬의 제작지를 東로마로 보는 見解가 많지만 東南아시아로 推定하는 見解도 있다. 學界에서는 구슬에 表現된 人物을 둘러싸고 論難이 있다. 日本의 한 琉璃工藝專門家는 “로마文化圈의 한 地域을 統治하던 王과 그 家族일 可能性이 크고 그 王이 自身의 家族 얼굴을 새겨 新羅王에게 膳物했을 것”이라고 主張했다. 그러한 主張이 說得力을 얻으려면 이 구슬이 新羅의 王陵이나 그에 準하는 무덤에서 出土돼야 하지만 實際 이 구슬이 出土된 곳은 小型墓이고 함께 出土된 遺物 모두 新羅産이다. 따라서 文物交流의 産物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크로드로 國際化된 新羅文化

오랜 歲月東西洋은 서로 交流 없이 제各其發展했다. 그러다 交流의 물꼬를 트게 된 重要한 事件이 있었는데 바로 실크로드가 開拓된 것이다. 그 길을 통해 오랜 歲月 끊겨 있던 東西文化의 큰 줄기가 비로소 합쳐질 수 있었다. 그때 新羅 사람들도 東西文化交流에 積極的으로 參與했음을 新羅古墳 속 로만 글라스가 雄辯한다. 그들은 周邊國 사람들과 더불어 서로 競爭하듯 海外로 나갔고, 그들의 발길이 멀리 西域까지 到達했을 수도 있다. 그 結果新羅의 文化는 그 어느 時代보다도 國際的性格을 띠게 되었으리라 斟酌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이에 對한 具體的인 硏究는 적은 便이기 때문에 細部的인 疑問은 如前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甚至於는 外來遺物을 根據로 遊牧民族이나 로마 사람들이 新羅로 건너와 新羅의 王族이 됐다고 推定하기도 한다. 張差發掘과 硏究가 進展을 보여 新羅遺跡과 遺物 속에 蘊蓄된 新羅史의 巨大한 실타래가 풀리길 바란다.

이한상 대전대 歷史文化學專攻敎授

#新羅 #琉璃구슬 #로마王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