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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여름[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 〈353〉|東亞日報

또 한여름[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 〈353〉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6月 25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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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김종길(1926∼2017)




“抒情詩人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小說家는 窓밖을 내다본다.” 김종길은 한 아름다운 詩人을 紹介하는 글에 이렇게 적었다. 詩人은 自身을 거울삼아 世界를 把握하고, 小說家는 世界를 바라보면서 自我를 찾는다는 말로 解釋할 수 있다. 그렇다면 詩人이 거울이 아니라, 窓밖을 내다볼 때는 무엇을 볼까. 答은 이 詩 속에 있다.

한 老詩人이 窓밖을 내다보고 있다. 한여름의 風光을 옮겨오는데 表現이 맛깔나기 그지없다. 소나기는 멎었으나 매미 소리는 멎지 않았다. 소나기가 世上을 적시다가 그치니까 바로 매미 소리가 四方을 적신다. 비와 매미는 같지 않고, 물과 소리는 같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詩人은 그런 건 偏見이라면서 가볍게 치워 버린다.

한때의 世上은 소낙비에 듬뿍 젖어 있고, 다음 世上은 매미 소리에 담뿍 물들어 있다. 以後의 世上은 또 다른 무엇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多情한 自然의 原理들이 있어서 이 世上을 次例次例 채우고 사라진다. 그 흐름을 고요히 보고 있는 詩人은 ‘그래, 너희가 또 찾아왔구나’ 微笑 짓는 듯하다. 詩人은 이 詩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쓰지 않았다. 그는 마음으로 보고 마음으로 듣고 썼다. 詩人의 窓밖에서 만나는 비와 더위는 꼭 와야만 해서 다시 온 것들이다. 잘 왔다가 잘 가기를. 來年에 우리 또 만나기를.


나민愛 文學評論家
#나민愛 #또 한여름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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