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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주애진]都市와 記憶|東亞日報

[이슈&트렌드/주애진]都市와 記憶

  • 東亞日報
  • 入力 2017年 10月 23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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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단장한 서울 세운상가.
새로 丹粧한 서울 世運商街.
주애진 경제부 기자
주애진 經濟部 記者
‘그와의 만남에 그女는 수줍어 고개 숙였고, 그의 小心함에 그女는 떠나가 버렸다.’

왕자웨이(王家衛) 監督의 映畫 ‘화양연화(花樣年華·2000年)’는 1960年代 홍콩에서 配偶者의 不倫 때문에 만나게 된 男女의 엇갈린 因緣을 그린다. 花樣年華는 人生의 가장 아름다운 時節을 뜻한다. 두 主人公이 함께한 瞬間이 그들 人生에서 가장 燦爛한 時期였음을 斟酌할 수 있다. 映畫의 첫 場面에 登場하는 字幕처럼 이들의 만남은 아쉬움만 남긴 채 끝이 난다.

花樣年華는 홍콩의 華麗했던 過去를 의미하기도 한다. 英國의 植民地였던 홍콩은 1997年 7月 1日 中國의 품으로 돌아왔다. 當時 나라 안팎에서 홍콩의 未來에 對한 不安한 視線이 쏟아졌다. ‘아시아의 眞珠’로 불리던 홍콩의 옛 모습을 그리워한 監督의 香水가 映畫 속 홍콩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난 건 아닐까.

지난달 19日 새로 丹粧한 모습을 公開한 서울 鍾路區 세운상가는 이곳의 花樣年華를 떠올리게 했다. 1967年 태어난 세운상가는 韓國 最初의 住商複合建物이었다. 그 當時 보기 드물게 엘리베이터, 가스보일러 等 最尖端 施設을 갖춘 高級 아파트였다. 아래層 商街에선 TV, 오디오, 冷藏庫 等 各種 電子機器와 部品 等을 살 수 있었다. 桃色雜誌, 海賊版 LP音盤을 파는 곳도 있었다. 所謂 잘나가던 時節의 世運商街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1987年 용산 電子商街, 1998年 광진구 강변 테크노마트가 次例로 門을 열면서 사람들은 더 以上 세운상가를 찾지 않았다. 2006年 서울市는 세운상가 一帶(43萬8560m²)를 再整備促進區域으로 指定했다. 하지만 事業이 遲遲不進하면서 세운상가는 都心 속 凶物로 放置됐다. 2014年 6月 서울市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버려진 이곳에 心肺蘇生術을 始作했다. 建物을 헐고 다시 짓는 代身에 建物과 周邊을 리모델링하는 再生事業을 벌인 것이다.

세운상가는 廣場과 空中 步行橋, 展望臺(서울屋上), 스타트업 創作空間 等을 품고 再誕生했다. 오래된 가게들 사이로 커피숍, 디저트 가게 같은 靑年 店鋪도 눈에 띄었다. 군데군데 漆이 벗겨진 낡은 階段과 壁 사이로 새로운 活氣가 자리 잡으며 옛것과 새것의 調和가 피어나고 있었다. 잊고 있던 이름이 오랜만에 言論에서 紹介되자 中年이 된 ‘世運商街 키즈’들은 이곳을 찾아 어릴 적 追憶을 召喚했다. 새로운 名所를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세운상가의 變身을 두고 一角에선 껍데기만 바뀌었을 뿐 정작 이곳 商人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批判한다. 賃貸料 上昇만 부추겨 오히려 商人들을 괴롭힌다는 指摘도 나온다. 하지만 잊혔던 이름을 다시 불러냈다는 點 하나만으로도 세운상가의 復活은 重要하다. ‘都市의 過去는 마치 손에 그어진 손금들처럼 거리 모퉁이에, 窓살에, 階段 欄干에, 避雷針 안테나에, 旗대에 쓰여 있으며 그 自體로 긁히고 잘리고 조각나는 모든 短篇에 담겨 있다.’ 이탈리아의 小說家 이탈로 칼비노는 ‘보이지 않는 都市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낡은 建物과 오래된 거리 하나하나가 모여 都市의 現在를 이룬다는 뜻이다.

急速한 産業化를 거치면서 韓國은 過去를 지우기에만 바빴다. 記憶을 保存하고 손질하는 餘裕를 누리지 못했다. 都市再生은 物理的 空間에 파묻혀 있던 記憶을 깨우고 숨결을 불어넣어 그의 花樣年華를 다시 불러내는 作業이다. 그러려면 먼저 各 地域의 지나온 過去를 좀 더 細心히 더듬어봐야 한다. 小心하게 망설이는 사이에 얼마 남지 않은 아름다운 記憶마저 ‘映畫 속 그女’처럼 떠나버릴지 모른다.
 
주애진 經濟部 記者 jaj@donga.com
#世運商街 키즈 #世運商街 스타트업 創作空間 #낡은 建物과 오래된 거리 하나하나가 모여 都市의 現在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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