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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나는 詩]낯선 것을 꼭꼭 숨긴 낯익은 것들의 沈默|東亞日報

[이달에 만나는 詩]낯선 것을 꼭꼭 숨긴 낯익은 것들의 沈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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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入力 2011年 12月 1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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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記者 soojin@donga.com
《햇살이 쏟아지는 나른한 午後. 고양이가 房 안 구석에서 배를 깔고 누워 꾸벅꾸벅 존다. 主人이 들어와도 暫時 눈을 뜰 뿐 이내 감는다. 새침한 고양이, 無心한 고양이. 어느 時間을 거슬러와 너는 내 앞에 나타난 것일까. 너는 고양이지만 고양이가 아니다. 虎狼이다. 작고 앙증맞은 빨간 혀와 노란 눈瞳子. 나는 그 속에 네가 숨기고 있는 다른 너를 본다. 億劫을 이어온 고양이族(族)의 明滅과 汚辱의 歷史, 神話的 時間을 가만히 읽는다.》
최정례 시인. 문학과 지성사 제공
최정례 詩人. 文學과 知性史 提供
‘이달에 만나는 詩’는 12月 推薦作으로 최정례 詩人(56)의 ‘虎狼이는 고양이科다’를 選定했다. 이 詩는 지난달 나온 詩集 ‘캥거루는 캥거루高 나는 나인데’(문학과지성사)에 收錄됐다. 是認 이건청, 장석주, 김요일, 利原, 손택수 氏가 推薦에 參與했다.

崔 詩人은 9年째 수컷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 品種과 이름을 묻자 이런 答이 돌아왔다. “그냥 뭐 韓國 雜種이에요. 이름은 ‘攘夷’, 그냥 ‘고양이’라고 불러요. 호호.”

3年 前쯤이었나. 詩人은 하루 大部分을 낮잠에 빠져있는 고양이에게서 ‘巨大한 沈默’을 읽었다. “고양이가 虎狼이科에 屬하는 것이 아니라, 虎狼이가 고양이科에 屬한다는 生物學的 分類法이 처음엔 異常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異常할 것도 없죠. 모든 事物은 自己 속에 그 存在의 부피보다 더 큰 意味를 품고 있고, 고양이가 沈默과 함께 발톱을 품고 있는 것처럼 薔薇꽃도 沈默과 가시를 함께 갖고 있죠.”

崔 詩人은 “모든 事物이 異質的인 것을 함께 품고 있다는 事實, 그것이 이 世界의 本質이며 나 또한 穩全히 懶慢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건청 詩人은 “隔絶된 事物과 事物을 連結해주는 特異한 想像力이 있고, 그런 想像力이 이루어내는 말들이 빛을 發하고 있다”고 推薦 理由를 밝혔다.

“自明한 것들은 더 以上 自明하지 않고, 낯익은 것들은 실은 낯선 것을 감춘 것들이다. 여기서의 삶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최정례는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平易한 목소리로 노래한다”고 장석주 詩人은 評했다.

利原 詩人은 “傷處나 記憶의 時間을 유머러스한 言語로 풀어 보이는 힘. 그러한 최정례 特有의 言語는 사슴이 튀어나오는 꽃핀 未來를 나타나게 한다”고 말한다.

손택수 詩人의 推薦坪은 이렇다. “가파르게 휘몰아치던 더운 피도 暫時 順해질 법한 한 해의 끝에서 ‘自己 本來의 時間’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우리는 누가 앉았다 떠난 한 그루인가.”

김요일 詩人은 李峻奎 詩人의 詩集 ‘三陟’(文藝中央)을 推薦했다. 그는 “李峻奎의 詩는 다르다. 낯설다. 새롭다. 아무렇지 않은 듯 재재거리는 李峻奎의 言語는 音樂의 對位旋律처럼 詩集을 덮고 난 後에도 妙한 울림으로 또 다른 旋律을 만들어낸다”고 評했다.

황인찬 記者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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