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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의 어느 瞬間에도, 길은 내가 만드는 것[令監 한 스푼]|東亞日報

人生의 어느 瞬間에도, 길은 내가 만드는 것[令監 한 스푼]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6月 11日 11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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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힘든 瞬間에 만나는
살아있는 나의 모습



여러분 安寧하세요.

로버트 프로스트의 詩, ‘가지 않은 길’을 아시나요?

詩人이 20代 中盤 자리를 잡지 못하고 彷徨하던 時節 쓴 이 詩는 모든 사람의 앞에 있는 두 갈래 길에 對해 이야기 합니다. 그의 앞에는 똑같이 아름다운 두 個의 길이 있습니다.

둘 다 걷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모든 사람은 두 길 中 하나를 擇해야만 하고, 누구도 두 길을 한 番에 걸을 수는 없습니다.

둘 中 하나만을 擇해야 하죠. 詩人은 풀이 더 茂盛한 길을 걷기로 합니다. 그리고 歲月이 지나 “그 選擇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하겠노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詩는 人生에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選擇의 狀況, 그리고 그 選擇으로 因해 펼쳐지는 삶의 痕跡을 이야기합니다. 特히 ‘가지 않은 길’에 傍點이 찍혀 있는 것이 흥미롭죠? 우리 모두가 한 番쯤은 “내가 그때 이런 選擇을 했더라면…” 이라는 未練 섞인 想像을 해보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詩의 觀點을 完全히 바꾸어 보자고 오늘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萬若 누군가가, 꼭 주어진 두 갈래 길 中 하나만 가야 하는거야? 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더 나아가서, 길이 없다고 해도 나는 내 손으로 그곳에 레드카펫을 펼치고라도 堂堂히 걸어갈거야! 라고 한다면요?

楊口郡립朴壽根美術館에서 個人展을 열고 있는 김주영 作家의 藝術 世界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仔細한 이야기, 만나 보겠습니다.


人生의 어느 瞬間에도, 길은 내가 만드는 것

第6回 朴壽根美術賞 受賞作家展: 김주영
1. 김주영 作家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流浪하는 ‘노마드’(遊牧民)이라 이야기 하고, ‘길에서 藝術을 줍는다’고 말하며 한 곳에 머무르기를 拒否 한다.

2. 그 基底에는 더 以上 한 가지 槪念으로 個人을 規定할 수 없는 時代的인 變化, 그리고 歷史的 脈絡에서 겪어야 했던 個人的인 苦痛 이 있다.

3. 그러나 이를 통해 作家는 自身을 새롭고 낯선 環境에 밀어 넣으면서, 그곳에서 살아 있는 藝術을 건지고 自身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 길 없는 곳에서 便해지는 作家

제가 김주영 作家와 처음 이야기를 나눈 것은 2年 前, 그女가 淸州市立美術館에서 個人展을 열었을 때입니다. 普通 展示가 열리면 報道資料를 받고, 懇談會에 가서 取材를 하게 되는데요. 이 展示는 그러한 事前 情報를 알지 못한 狀態에서 이메일로 作家가 直接 보내준 作品 寫眞과 展示 全景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寫眞 속 作品에 반한 저는 바로 電話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었고, 作業室에 찾아가 作品 世界를 알게되고 記事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當時 記事를 準備하며 저의 記憶에 깊이 남은 瞬間에 對해 이야기해 드릴게요.

展示 記事를 쓰려면 寫眞이 꼭 必要합니다. 事實 글보다 寫眞 한 張이 讀者들에게 展示에 對해 더 많은 것을 傳해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作家님께 直接 寫眞 要請을 하면서, ‘圖錄에 있는 것과 같은 寫眞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제가 願한 寫眞은 照明을 使用해 作品이 劇的으로 드러나도록 演出된 것이었답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자, 김주영 作家는 조금 氣分이 傷한 듯 퉁명스럽게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게 바닥에 빛이 反射되고 번쩍번쩍한 것은 나에게 重要하지 않아요.”

제가 願했던 寫眞 속에는 設置 作品이 있었고, 作品 속에 綠色 네온 사인이 매끄러운 美術館 바닥 表面에 反射되고 있었거든요. 그 말 한마디에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作品을 다른 式으로 包裝하려고 했다는 걸요.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作品 自體가 重要한 건데 왜 誇張하려고 했을까? 記事 內容만으로는 自身이 없는 건가?”

이 해프닝으로 斟酌 되시나요? 김주영 作家는 그 어떤 虛荒된 것도 없이 徹底히 땅에 발을 붙이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藝術을 보여주는 作家입니다.

김주영, 꽃수레. 2022년
김주영, 꽃수레. 2022年


김주영, 은자의집2. 2022년
김주영, 隱者의집2. 2022年


그런 作家는 스스로를 ‘길에서 藝術을 줍는다’ 고 하고, ‘地球가 나의 아틀리에’ 라고 말합니다. 藝術을 想像할 때 누군가는 값비싸 보이는 무언가를 떠올리겠지만, 그런 藝術은 19世紀에 幕을 내린지 오래입니다.

위 作品 ‘꽃수레’를 보시면 ‘길에서 줍는다’는 意味가 조금 와닿을 수도 있겠습니다. 農家에 가면 볼법한 수레 위에 흙이 가득 담겨있고 그곳에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마치 죽은 機械에서 生命이 자라난 것 같은 新鮮한 衝突이 보이시나요?

이 光景 위로 設置된 모니터에는 作家가 2016年 南印度를 찾았을 때 한 寺院에서 目擊한 風景이 映像으로 再生되고 있습니다. 김주영 作家는 1990年代부터 印度, 티베트, 몽골, 네팔, 아프리카를 다니며 길 위에서 퍼포먼스와 設置 作業을 했습니다.

그女는 ‘運動靴와 靑바지만 남기고’ 때로는 쫄쫄 굶고, 빈 建物에서 不安과 恐怖를 느끼기도 하면서 떠돌이 生活을 했답니다. 저는 그런 그女의 삶을 보며, ‘가지 않은 길’이 아니라 ‘길 없는 곳’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나에 關해 規定된 것이 하나도 없는 곳. 내가 當場 죽어도 異常하지 않은 그 곳에서 나는 人間이 만들어낸 모든 虛禮虛飾을 벗어내고 그저 내 몸뚱아리 뿐인, 眞正한 나 自身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 입니다.

어쩌면 외롭고 무섭기만 할 것 같은 氣分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氣分을 그女는 왜 일부러 찾아 떠난 걸까요?

○ 내 이름은 김주영이 아니었다

2年 前 김주영 作家님과 처음 通話했을 때, 그女는 제게 그렇게 遊牧民처럼 떠돌아 다닌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었습니다. 그 때 저는 똑같이 ‘왜 그렇게 떠돌아 다녀야만 하셨나요?’라고 물었고, 그 때 이런 答이 돌아왔습니다.

“내 本來 이름은 김주영이 아니에요.”

勿論 그女가 作家로서 길을 떠나기까지는 다른 많은 要因들도 作用했을 것입니다. 프랑스 留學 時節, 哲學者 질 들뢰즈를 만나 그의 思想에 對해 알게 된 것이나, 作家로서 스스로를 낯선 곳에 던져보려는 意識 같은 것들도 있겠죠.

그럼에도 저의 質問에 바로 나온 單 한 마디 對答은 매우 意味深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말 뒤로 그女의 波瀾萬丈한 人生事가 펼쳐졌습니다.

작업실에서. 김주영 작가
作業室에서. 김주영 作家


김주영 作家는 1948年 忠北 鎭川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홍익대 西洋畫科와 大學院을 卒業하고, 弘益工業專門大 敎授로 10年 間 在職하다 1986年 파리로 떠납니다.

이 무렵 김주영 作家는 自身이 태어나기 前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事實은 어디론가 蒸發해버렸고, 自身의 本名이 ‘현선영’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6.25 戰爭 무렵 左翼活動을 했던 아버지는 緣坐制로 家族이 苦痛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라져 버렸고, 어머니는 徹底히 그 事實을 숨겼던 것입니다.

태어날 땐 雙둥이였지만, 동생은 營養不足으로 出生 後 얼마 지나지 않아 世上을 떠났습니다. 사람을 두려워했던 어머니는 딸에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마라 면서 크레용을 쥐어주고 혼자 놀도록 했습니다. 커서 알게 된 엄청난 眞實에 김주영 作家는 내 人生은 假짜인가 생각하며 正體性의 混亂을 겪게 됩니다.

김주영 작가의 작업노트
김주영 作家의 作業노트


내가 믿고 있던 事實들, 그리고 나를 規定하는 것들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經驗. 그 苦痛을 쉽게 가늠할 수는 없겠지만, 想像하기 어려운 일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只今은 海外에서 活動하는 韓國系 作家들도 自身의 삶이 ‘뿌리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그것을 作品으로 풀어내곤 합니다.

事實 韓半島에는 冷戰을 온 몸으로 겪은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數十 年 前의 方式으로 理解하려 固執을 피우거나, 回避하면서 살아간다면 김주영 作家는 그 經驗을 直視하며 作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點이 다릅니다.

또 農耕 社會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어진 삶을 살았지만, 이제는 누구나 自身의 길을 開拓해야 하는 條件에 處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世上이 規定하는 내가 아니라, 眞짜 나의 自我를 찾아 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도 했고요. 그런 時代的인 變化를 김주영 作家는 藝術家로서 좀 더 銳敏하게 捕捉하고, 그 삶을 ‘遊牧民’으로서 좀 더 赤裸裸하게 살아간 것은 아닐까요?

○ 길은 내가 만들고, 門은 내가 열고

이런 觀點에서 김주영 作家의 作品 世界에 重要한 키워드가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길’이고 또 다른 하나는 ‘門’입니다.

于先 ‘길’은 그女가 藝術을 줍는 곳이기도 하죠. 그리고 김주영 作家가 낯선 곳으로 떠났을 때 하는 퍼포먼스에서도 이 길은 자주 登場합니다.

김주영, 마음의 행로-무지개 길 따라. 2011년
김주영, 마음의 行路-무지개 길 따라. 2011年


이렇게 朴壽根美術館 展示場에서 色동천과 廣木천으로 펼쳐진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길들은 김주영 作家가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떠난 어느 곳에서 빈 땅 위에 펼친 뒤 맨발에 먹을 묻히고 발자국을 찍어 나간 痕跡들입니다.

‘없던 곳에 만들어내는 길’의 意味, 理解가 되시나요?

作家는 世上이 定해준 ‘나’로부터 벗어나 낯선 곳에 던져져 아무것도 없는 내가 됨으로써 새로운 길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世上이 定해준 두 갈래 길이 아니라 새로운 곳에 廣木천을 펼치고 그 위를 걸어감으로써 穩全한 내가 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것이지요.

그 다음 ‘門’의 詩的인 意味를 아래 展示場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김주영, 비원으로 가는 길. 2022년
김주영, 祕苑으로 가는 길. 2022年


朴壽根美術館 現代美術館의 세 番째 展示室을 가득 채운 이 設置作品은 朴壽根의 ‘羅牧’에 바치는 獻辭이자, 1990年代 김주영 作家가 토탈美術館에서 선보였던 個人展 ‘洞口밖’의 變奏였습니다. 저도 寫眞으로만 보았던 그 展示를 다른 形態로나마 다시 보아서 正말 좋았답니다.

展示場에 들어서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낡은 門들이 꼭 뒤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은 氣分을 들게 합니다. 그런데 이 門들은 壁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虛空에 매달려 있죠? 이렇게 固定되지 않은 問議 모습이 ‘希望’으로 보였습니다.

卽 아무리 現實이 고통스럽고 寞寞할지라도, 언젠가는 나의 힘으로 虛空에 門을 그려넣고 그 門을 열고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 같았다는 것이지요.

이 問議 行列을 따라 안쪽으로 나아가면, 흰 廣木천이 신비롭게 펼쳐져 있고 그 안에는 나무 한 그루가 빛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의 人生이 窮極的인 結果가 없는 끊임없는 過程이고, 그 안에서 繼續해서 움직여야만 하는 것이 삶일지라도. 그 過程 속에는 이렇게 빛나는 希望이, 비록 瞬間일지라도 자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저에겐 느껴졌습니다.

김주영, 여인의 마을. 2001-2018년
김주영, 女人의 마을. 2001-2018年


事實 이렇게 正直하게 삶에서 우러나오는 藝術을 하는 作家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가 記事를 쓰면서 멋져 보이는 寫眞을 고르려고 했듯이, 누구나 自己를 表現할 때 꾸미려는 本能이 일어나고, 誇張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김주영 作家도 學校에서 배운 技巧로 ‘예쁘게 만드려는 것’을 節制하기 위해 宏壯히 努力한다고 이야기합니다. 自然 속에 길 속에 있는 것들을 따라가기란 正말 어려운 일이라면서요. 그럼에도 正直한 삶을 表現하기 위해 애쓰는 藝術家의 모습을 통해, 正直한 나 自身을 만나는 時間을 가져보세요. 그러면 나의 길과 門도 조금 더 鮮明해지지 않을까, 期待해봅니다.

展示 情報

第6回 朴壽根美術賞 受賞作家展: 김주영
2022.5.6~2022.10.3
楊口郡립朴壽根美術館
作品數 128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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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記者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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