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己丑年의 사나이, 妖術師 장도령|新東亞

幻想劇場

己丑年의 사나이, 妖術師 장도령

  • 윤채근 단국대 敎授

    入力 2022-07-1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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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채근 단국대 敎授가 우리 古典에 記錄된 敍事를 現代 感性으로 脚色한 짧은 이야기를 連載한다. 歷史와 小說, 過去와 현대가 어우러져 讀者의 想像力을 刺戟할 것이다.
    [Gettyimage]

    [Gettyimage]

    妖術師 장도령이 逮捕됐다는 消息을 들은 香室은 精神없이 右捕廳을 向해 내달렸다. 雲從街 대로를 어찌나 빠른 速度로 走破했던지 香室을 알아보고 人事하려던 몇몇 商人은 쏜살같이 사라지는 그女의 뒷모습에 손짓하는 것으로 滿足해야 했다. 捕盜廳 앞은 前날 잡아들인 逆徒들을 面會하러 온 사람으로 阿修羅場이 돼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던 香室의 머릿속에 문득 아는 布敎 이름이 떠올랐다. 그女는 지나가던 捕卒들 팔을 부여잡고 必死的으로 布敎 이름을 외쳐댔다. 大部分 그女를 뿌리치고 外面했지만 눈빛이 善한 捕卒 하나가 그 이름에 反應했다. 香室은 懇切한 목소리로 哀願하듯 말했다.

    “만나 뵙게만 해주셔요. 少女 회현방 參判宅 種 香室이라 합니다.”

    회현방의 少女

    “회현방에 사는 조 參判께서 너의 主人이라고?”

    松蟲이같이 짙은 눈썹을 힘껏 찡그리며 布敎가 물었다.



    “그러하옵니다. 少女 參判 宅에서 布敎님을 몇 次例 뵈었습니다.”

    생각 많은 表情이 된 布敎가 卓子 위에 두 손을 포개며 다시 물었다.

    “나이 어린 계집종 주제에 어찌 내 이름을 記憶하게 되었지? 參判께선 네가 여기 찾아온 걸 알고 계시느냐?”

    침을 꼴깍 삼킨 香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相對를 뚫어져라 凝視하며 對答했다.

    “오래前 저희 어르신께서 刑曹參判에 오르시고 저녁 모임을 여러 次例 가지셨지 않습니까? 그때 宴會에서 唐琵琶 연주했던 게 少女이옵니다. 그리고 參判께선 아직 제가 여기 온 걸 모르십니다.”

    그제야 香室을 알아보겠다는 表情을 짓던 布敎가 이番엔 微笑를 머금으며 물었다.

    “그래! 演奏가 一品이었지. 그런데 參判께서 시키시지도 않았는데 왜 날 찾아온 게냐?”

    “腸도령님께서 여기 右捕廳에 逮捕돼 계시다 들었습니다. 제겐 고마운 恩人이신데 너무 놀라 뛰어왔어요.”

    “장도령? 그게 누구냐?”

    한참을 망설이던 香室이 가는 音聲으로 속삭이듯 對答했다.

    “말씀드리자면 實로 길어요. 參判께선 樂器 다루는 재주가 남다른 少女를 어릴 적부터 예뻐하셨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訪問하는 손님들께 절 자랑하며 人事시키실 程度였지요.”

    “그건 나도 잘 알지.”

    “德分에 少女는 몸종이면서도 남부럽지 않은 敎育을 받고 자랐답니다. 己丑年부터는 아예 樂工이신 이한 스승님 宅에 찾아가 個人敎習度 받도록 해주셨지요.”

    “己丑年이라면 昨年 아니더냐? 參判께서 널 꽤나 아끼셨구나!”

    “그러하옵니다. 하지만 少女에게도 試鍊이 아예 없진 않았어요. 하루는 參判 內外분께서 하루만 쓰라고 귀하디귀한 머리 裝飾 하나를 빌려주셨어요. 몸종으로 살며 平生 가져보지 못했던 裝飾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한 스승님 宅으로 가다 그걸 잃어버렸습니다.”

    鳳凰꼬리 裝飾

    樂工 이한의 집은 南山 자락에 있었다. 敎習을 받기 위해 이른 아침 參判 宅을 出發한 香室은 햇빛에 玲瓏하게 빛나는 鳳凰꼬리 模樣의 머리 裝飾을 자주 고쳐 꽂으며 신이 나 있었다. 그 氣分은 오래가지 않았다.

    스승의 집 안으로 들어서던 香室은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女는 그 느낌의 正體와 마주하기 싫어서 생각을 멈추고 暫時 마당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하지만 現實은 漸漸 뚜렷해졌다. 머리에 있어야 할 얕은 무게感이 사라지고 없었다. 천천히 손을 올려 裝飾이 달려 있어야 할 머리를 뒤적이던 그女는 조금씩 흐느끼다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하염없이 우는 그女 모습을 半쯤 열린 房門 너머로 바라보던 한 사내가 헛기침을 하며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로 이리 울지? 시끄러워서 내 그런다. 말을 해봐라.”

    겨우 울음을 멈춘 香室이 격한 感情에 딸꾹질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내가 周邊을 한 番 둘러보고 다시 말했다.

    “내 紹介를 할까? 우리 자주 만나지 않았니?”

    艱辛히 숨을 고른 香室이 對答했다.

    “올 때마다 멀리서 얼핏 뵙곤 했었습니다. 뉘신지요?”

    덩치 큰 사내가 若干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춘 뒤 속삭였다.

    “나 장도령이야. 날 몰라? 漢陽 最高의 재주꾼 歌客 장도령! 춤추고 노래하고 妖術도 부리고 온갖 動物 소리도 흉내 내지. 날 몰라?”

    “그럼 올봄 彗星처럼 나타나 長安 著者 板을 뒤집어놓으셨다는 그 장도령? 그분이 맞으십니까?”

    몸을 쭉 펴며 싱긋 웃은 장도령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樂工 이한이가 自己 집에 묵으라고 招待해 여기 슬쩍 와 있었지. 몰랐니?”

    在野의 재주꾼

    己丑年 장도령의 出現은 可히 衝擊的이었다. 漢陽 저잣거리를 瞬息間에 占領한 그는 가는 곳마다 구름 觀衆을 몰고 다녔다. 奇奇妙妙한 動作의 춤과 온갖 動物소리 흉내에 더한 갖가지 神奇한 妖術 示範은 前代未聞의 波紋을 불러일으켰다.

    閭巷의 關心을 한 몸에 받던 장도령에 關한 所聞은 차츰 兩班들에게까지 퍼져나갔는데, 그 무렵 그는 갑자기 公演을 中斷하고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潛潛해 가던 장도령에 關한 關心은 엉뚱한 方向에서 새로운 불씨로 되살아나기 始作했다.

    百姓들 사이에서 산들거리며 타오르기 始作한 所聞의 불씨는 市廛과 亂廛 場터를 타고 漢陽城 바닥 곳곳으로 隱密히 퍼져나갔다. 興仁門 거지들의 우두머리인 牌頭가 된 장도령이 장생이란 이름으로 行世하며 崇禮門 쪽 왈짜牌들까지 接受했다는 게 骨子였다. 비록 興味로운 風聞이긴 했지만 아무도 化粧하지 않은 장도령의 맨얼굴을 보지 못했기에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 볼 根據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하여 밤의 漢陽을 주름잡던 왈자牌 頭目 長生이 한때 장도령으로 活躍했던 그 人物이라는 이야기는 장도령을 그리워하던 百姓들의 念願쯤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밤의 王

    參判에게 鳳凰꼬리 裝飾을 紛失했다는 말을 하지 못한 채 自己 房에서 끙끙 앓고 있던 香室은 새벽녘에야 선잠에 빠졌다. 그女는 房門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깼다. 놀란 가슴에 門을 열자 놀랍게도 장도령이 서 있었다.

    “이 늦은 時刻 어인 일이셔요? 또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손가락을 세로로 입에 대 조용히 하라는 表示를 한 장도령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 낮에 이한이 집에서 約束하지 않았니? 그 封彌 裝飾 찾아주겠다고? 빨리 채비해 나서라.”

    遑急히 옷을 갖춰 입고 밖으로 나온 香室을 옆구리에 낀 장도령은 瞬息間에 參判 집 담牆을 뛰어넘었다. 香室은 自己 몸이 붕 떴다 살포시 땅에 내려앉는 듯한 氣分이 들었다. 휘둥그런 눈으로 自身을 바라보는 香室을 재촉해 회현방을 벗어난 장도령은 巡邏꾼들을 요리조리 避해가며 골목길을 따라 어디론가 移動했다.

    둘은 어떤 高臺廣室 앞에 멈춰 섰다. 暫時 숨을 몰아쉰 장도령이 香室의 허리를 단단히 감아쥐더니 거짓말처럼 몸을 날려 담 위로 솟구쳤다. 그 後로 香室은 暫時 眩氣症에 昏絶했다 깨어났다. 눈을 떠 아래를 내려다보자 기와지붕들이 보였다. 그女의 몸은 虛空에 두둥실 떠 새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꿈이라기엔 感覺이 너무 생생했다.

    고개를 돌려 장도령 쪽을 바라보자 휘영청 밝은 달빛에 相對의 옆얼굴 輪廓이 鮮明히 드러났다. 그女가 조용히 물었다.

    “왜 절 도와주세요?”

    머리카락을 펄럭이며 香室을 쳐다본 장도령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女가 목청을 돋워 다시 물었다.

    “微賤한 절 왜 도와주시냐고요?”

    빙그레 微笑 지으며 생각에 잠겼던 장도령이 對答했다.

    “내 눈에 띄었잖아?”

    “그게 全部예요?”

    넓은 湖水 위를 스쳐 날며 장도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커다란 樓閣 위에 내려앉은 뒤 그가 덧붙였다.

    “넌 琵琶를 잘 뜯지? 내겐 世上이 琵琶野. 좋은 音과 나쁜 音이 어디 따로 있니? 陰끼리 서로 잘 어울리면 되는 거지.”

    그女가 장도령이 한 말의 뜻을 되새길 무렵 樓閣 天障 大들보에서 작은 횃불이 타올랐다. 젊은이 한 名이 횃불을 들고 두 사람을 내려다보더니 깔깔대며 웃었다. 곧이어 그가 소리쳤다.

    “밤의 王이신 頭目님도 그런 새파란 계집종을 끼고 다니십니까?”

    審問

    “밤의 王이라고 했다고? 그 젊은 녀석이?”

    態度가 突變한 布敎가 香室이 앞으로 얼굴을 잔뜩 내밀며 물었다.

    “그랬던 것 같습니다. 勿論 이건 다 꿈일지도 몰라요. 사람이 어떻게 하늘을 날겠습니까?”

    唐慌한 香室이 떨리는 音聲으로 對答했다. 한참 동안 布敎는 말이 없었다. 마침내 布敎가 입을 뗐다.

    “내 얘기 잘 듣거라. 이제부터 난 널 審問하는 거다. 알겠느냐?”

    놀란 香室이 눈만 깜빡이다 겨우 勇氣를 내 물었다.

    “審問이라 하시면, 제가 罪를 지었단 말씀이신지요?”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저은 布敎가 낮게 깔린 音聲으로 對答했다.

    “아직은 아니다. 以實直告만 잘 해준다면 放免해 주겠다.”

    “뭘 以實直告해야 하나요?”

    “그놈 말이다, 長生! 아니, 네가 장도령이라 부르는 者. 그가 널 도왔다는 그날 밤 얘길 마저 해보거라.”

    크게 한숨을 몰아쉰 香室이 沈鬱한 表情으로 말을 始作했다.

    “젊은이 이름은 한手였어요. 한수가 아침나절 제 옆을 스치며 머리 裝飾을 낚아챘던 겁니다. 鄭重히 謝過하고 제게 돌려줬어요. 장도령님하고 잘 아는 사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한수는 장도령님처럼 이리저리 떠도는 曳引이었어요. 왜 제 封彌 裝飾을 훔쳤는지는 더 따져 묻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뜨내기 樂士들은 그렇게 먹고살기도 하거든요.”

    “어떻게 되돌아 나왔느냐? 그 高臺廣室에서?”

    “꿈인지 生時인지 모르겠지만 같은 方式으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 녀석이 널 옆구리에 끼고 날아서 나왔다?”

    布敎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香室이 볼이 발개진 채 對答했다.

    “分明 믿지 않으실 거예요. 그런데 記憶은 分明 그렇습니다.”

    “그 後로 그者는 이恨 집에서 繼續 살아왔느냐?”

    “아닙니다. 곧 다른 居處로 옮기셨어요.”

    “다시는 못 봤고?”

    “다음 날 아침 고맙다는 人事를 하러 이恨 스승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場도령님 묵으시던 房의 門을 열어보니 술에 잔뜩 醉해 주무시고 계시지 뭐예요? 이한 스승님과 밤새 술을 드셨다고 들었습니다. 分明 저와 하늘을 날았었는데 그 視角에 다른 곳에 계셨다는 겁니다.”

    “分身術을 했다는 게냐?”

    “正말 모르겠습니다. 술에서 깨어나시면 여쭤봐야지 했는데 끝내 일어나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다음 날 떠나셨습니다.”

    香室을 한참 동안 노려보던 布敎가 피식 웃음을 흘리더니 다시 물었다.

    “그者가 右捕廳에 잡혔다는 걸 누가 말해 주더냐? 네 스승 離韓이냐?”

    “아닙니다! 스승님께선 封彌 裝飾 소동도 一切 모르십니다. 한수가 말해줬어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布敎가 큰 소리로 물었다.

    “한수란 놈, 只今 어디 있느냐?”

    “모릅니다. 가끔 들러 身世타령을 늘어놓곤 했는데, 오늘 아침 場도령님 얘길 해줬어요. 抑鬱하게 잡히셨다고. 한수는 어디 다른 먼 데로 떠난다고 들었습니다.”

    義禁府

    布敎가 義禁府로 護送된 右捕廳 罪囚들을 모두 끌어내 一列로 늘어세웠다. 罪囚들 고개를 들게 한 布敎가 낮고 斷乎한 音聲으로 말했다.

    “너희들 가운데 우두머리 長生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只今이라도 自進해 나서거라!”

    罪囚들은 서로를 돌아보며 웅성거리기 始作했다. 長生은 끝내 나서지 않았다. 布敎가 自身 뒤에 待機하고 서 있던 香室이를 向해 속삭였다.

    “이 녀석들은 어제 追褒돼 右捕廳에 갇혀 있던 罪囚들이다. 한 놈도 빠짐없이 義禁府로 移送했다고 들었다. 어서 장도령 녀석을 찾아 指目해 보거라!”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떨던 香室이 躊躇하며 罪囚들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女는 맨 왼쪽 罪囚부터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며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布敎가 그女 등 뒤에 서서 따르며 陰散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장도령으로 알고 있던 놈은 실은 逆賊 長生이다. 재주꾼으로 變身했지만 變亂을 일으키려 漢陽에 潛入한 逆賊 놈이다. 네년 거짓말을 억지로 다 들어주긴 했다만 그놈은 이 崇禮門 왈짜牌들을 操縱해 나라를 뒤집으려 한 怪物이다.”

    香室의 발걸음은 鈍하고 느렸다. 그女는 쓰러질 듯 비틀대며 艱辛히 罪囚들의 얼굴들을 次例대로 바라봤다. 마침내 맨 오른쪽 罪囚까지 確認한 그女가 布敎를 돌아보며 힘없이 말했다.

    “여기에 안 계신 듯합니다. 아니, 없습니다.”

    얼굴이 暴惡하게 일그러진 布敎가 六모방망이를 들어 香室이를 내리치려 했다. 그 瞬間 罪囚 가운데 한 名이 외쳤다.

    “捕校 나으리! 實은 한 名이 더 있습니다!”

    相對에게 다가가 멱살을 움켜쥔 布敎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더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겁먹은 表情의 罪囚가 多急히 소리쳤다.

    “누가 우두머리 長生인지는 저희도 모릅니다. 저희 中 누구도 直接 만났단 얘길 들은 적이 없으니까요. 한데 아까 監獄을 나설 때 한 名이 조용히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獄吏度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더이다!”

    香室이를 帶同한 布敎가 쏜살같이 監獄으로 내달렸다. 監獄 안을 이 잡듯이 뒤지던 그의 눈에 옷가지 한 벌이 눈에 들어왔다. 옷을 들어 올리려던 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구더기들이 腐敗한 屍身을 바글바글 물어뜯고 있었다. 놀라운 速度로 屍身을 갉아 먹고 자라난 구더기들은 마침내 날개가 돋아나더니 獄事 밖으로 훨훨 날아가 버렸다. 香室은 멍한 表情으로 멈춰 선 布敎 옆을 빠르게 지나쳐 長生의 옷가지를 收拾했다. 그女는 옷가지를 꽉 쥐어 품에 안았다.

    그날 밤 慶會樓에서

    大들보에서 내려온 한手는 환하게 웃으며 鳳凰꼬리 裝飾을 돌려줬다. 잃어버렸던 物件을 되찾은 香室은 한便으론 가슴 벅차게 安心되면서도 다른 한便으론 알 수 없는 不安으로 가슴이 뛰었다. 그女가 장도령에게 물었다.

    “장도령님께선 都大體 正體가 어찌 되십니까?”

    妙한 表情으로 웃던 相對가 樓閣 周邊 風景을 손으로 가리키며 되물었다.

    “여기가 어딘지 알겠니?”

    새삼 四方을 두리번거리던 그女가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少女 이제 나이가 갓 열일곱입니다. 平生 회현방과 琵琶 스승님 집 外엔 다녀본 적이 없어요. 이곳이 어딘지 어찌 알겠습니까?”

    香室의 등을 살짝 밀어 樓閣 欄干까지 움직이도록 한 장도령이 優雅한 態度로 말했다.

    “여긴 慶會樓 蓮못이다.”

    自己 귀를 疑心한 香室이 장도령을 올려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치켜떴다.

    “少女 비록 나이 어린 데다 卑賤한 몸종이지만 제법 怜悧하거든요? 누굴 함부로 속이려 드십니까?”

    그 瞬間 香室을 등에 업은 장도령이 空中으로 날아올랐다. 勤政殿으로 보이는 建物 꼭대기를 스친 뒤 東쪽 方向으로 크게 回轉하며 날던 그가 元來 樓閣 위로 되돌아왔을 때 香室은 넋이 半쯤 나간 狀態였다. 그女는 꿈을 깨보려고 自己 볼을 꼬집어보았다. 장도령이 속삭였다.

    “장도령은 이미 죽었고 只今 난 다른 사람이다.”

    “어떤 분이십니까?”

    香室을 向해 몸을 숙인 그가 웃음 띤 表情으로 對答했다.

    “새로운 世上을 열어보려는 者.”

    “새로운 世上은 어떤 世上인데요?”

    長生은 對答하는 代身 몸을 솟구쳐 들보 위로 날아올라갔다. 그제야 들보 곳곳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다른 그림자들이 香室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神仙들인지 아니면 世上을 뒤바꿔보려는 妖術師들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女는 두려움과 敬畏感이 범벅이 된 狀態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手

    한수는 週期的으로 나타나 香室에게 장도령의 消息을 傳했다. 香室은 異常하게 그게 싫지 않았다. 아니, 그女는 한手로부터 장도령 얘기를 들을 때면 뭔가 正말 近似한 일이 곧 벌어질 것 같은 興奮을 느꼈다. 어질고 자애로웠지만 어떤 線 以上으로는 自身을 認定하지는 않던 參判 夫婦가 決코 줄 수 없는 興奮이었다.

    香室은 그날 밤 自己가 慶會樓에 眞짜 갔었는지, 장도령이 果然 自身을 업고 하늘을 날았었는지 한 番도 한수에게 묻지 않았다. 한수가 그건 모두 너의 꿈이고 自身들은 한낱 소매치기 組織이라고 告白할까 봐 두려워서였다. 理由는 몰랐지만 香室은 그런 對答이 돌아올까 너무나 무서웠다.

    樂工 이한의 琵琶 敎育課程이 끝나자 香室은 이番엔 이화방 소리꾼으로부터 窓을 傳受받아야 했다. 그 渦中에도 한수는 느닷없이 나타나 香室에게 장도령 이야기를 쏟아내고 갑자기 사라지곤 했다. 어느 날 소리 練習을 마치고 宗廟 앞을 지날 때 한수가 나타났다.

    “香室, 잘 지냈나?”

    빙글거리며 웃는 한수의 얼굴이 狡猾하게 일그러졌다. 周邊을 두리번거리던 香室이 골목길로 몸을 避하며 빠르게 속삭였다.

    “장도령께선 잘 지내셔?”

    몇 걸음 떨어져 香室을 따라붙던 韓脩가 瞬息間에 골목길 그늘에 몸을 숨기며 對答했다.

    “늘 바쁘시지. 새로운 世上을 만드시려 如前히 애쓰시니까.”

    “요즘은 무슨 일 하셔?”

    暫時 망설이던 한首가 조용히 속삭였다.

    “軍資金을 마련하시느라 먼 남月에 다녀오신 얘긴 했었지?”

    “이미 했어.”

    “倭에서 銀을 들여온 얘기도 했었고?”

    “했어.”

    “곧 擧事를 벌이실 豫定이셔. 己丑年에 獄事가 크게 벌어진 일은 잘 알지?”

    “나도 이제 제법 알아. 庶人들이 同人들 씨를 말린 일이었잖아?”

    “그래! 香실이도 世上 理致가 트였군. 장도령께선 살아남은 同人들을 모아 西人들을 무찌르실 計劃이셔.”

    “장도령께서 그럼 同人이셨어?”

    “늘 世上에 不滿을 품은 사람들 便이시지.”

    暫時 뜸을 들이던 한首가 넌지시 말머리를 돌렸다.

    “그건 그렇고, 付託했던 일은 이番에도 잘 해냈어?”

    고개를 끄덕인 香室이 품에서 操心스레 書類를 꺼내 한수에게 건넸다. 그女가 설레는 눈빛으로 속삭였다.

    “參判께서 집 안에 둔 刑曹 書類들이 자주 없어진다고 걱정이 많으셔. 手配者 名單이며 義禁府와 典獄署 警備 交代 時間까지 罪 적혀 있다고. 그래도 날 疑心하지는 않으셔. 근데 이런 일을 할 때마다 異常하게 氣分이 좋아. 正말 막 興奮돼!”

    * 이 作品은 許筠의 ‘장생전’을 모티프로 創作됐다.


    윤채근
    ● 1965年 忠北 淸州 出生
    ● 고려대 國語國文學 博士
    ● 檀國大 漢文敎育學科 敎授
    ● 著書 : ‘小說的 主體, 그 誕生과 轉變’ ‘漢文小說과 欲望의 構造’ ‘神話가 된 天才들’ ‘論語 感覺’ ‘每日같이 明心寶鑑’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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