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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仙이 되고자 한 殺人者, 남궁두|新東亞

2022年 5 月號

幻想劇場

神仙이 되고자 한 殺人者, 남궁두

  • 윤채근 단국대 敎授

    入力 2022-05-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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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채근 단국대 敎授가 우리 古典에 記錄된 敍事를 現代 感性으로 脚色한 짧은 이야기를 連載한다. 歷史와 小說, 過去와 현대가 어우러져 讀者의 想像力을 刺戟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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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平凡한 삶이란 얼마나 따분한가? 안 그런가?”

    느닷없이 나타나 許諾도 없이 옆자리에 앉은 사내는 그렇게 속삭였다. 그는 繼續 뭐라고 속삭였지만 목소리는 저물녘 바람에 실려 멀리 변산 앞바다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고요히 바닷가 風景에 沒頭하고 싶었던 許筠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西海 바다와 하늘을 深紅色으로 물들인 雄渾한 落照는 어느 瞬間 두 사람 사이의 沈默만큼이나 무거운 어둠이 되어 가라앉았다.

    “뉘신데 이 늦은 時刻 변산 바다를 찾으셨는지?”

    낯선 사내의 나이를 가늠하며 許筠이 그제야 물었다.

    “남궁두라 하지. 온 世上 멋대로 떠도는 道士라고나 할까? 그대보단 나이가 많으니 詞兄이라 불러도 좋고!”



    相對 옆모습만으로는 都大體 年輪을 斟酌하기 어려웠지만 凡常치 않은 人物임엔 분명해 보였기에 許筠은 고개 숙여 禮儀를 갖춘 뒤 물었다.

    “詞兄이라 함은 같은 스승을 뒀을 때야 可能한 呼稱일 터, 或 우리 사이에 그런 因緣이라도 있었습니까?”

    相對는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려 許筠을 노려보았다. 힐끗 그의 正面 얼굴을 살핀 許筠은 숨이 멎을 듯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稀微한 달빛에 드러난 남궁두의 얼굴에선 살아 있는 사람의 溫氣가 느껴지지 않았다. 表情 없이 空虛한 눈빛은 바로 앞에 앉은 許筠의 頭蓋骨을 透過해 그 뒤쪽 더 먼 어딘가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남궁두가 벗은 삿갓을 거꾸로 뒤집어 海邊 모래밭에 꽂더니 바람에 펄럭이는 긴 머리카락을 추스르며 속삭였다.

    “봉은사 일을 잊었던가?”

    봉은사에서의 만남

    둘째 兄 許篈 손에 이끌려 漢陽城을 벗어나 처음으로 漢江을 건넌 어린 許筠은 이름난 大刹인 봉은사를 찾았다. 佛敎에 心醉해 있던 허봉은 유난히 好奇心 많고 英特했던 아우에게 親한 僧侶 한 名을 紹介해 주고 싶었다. 바로 四溟堂이었다. 法堂 뜨락 한가운데 우뚝 선 채 물끄러미 許筠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四溟堂이 입을 열었다.

    “아들처럼 아끼는 親同生이라 그랬나? 재주를 타고나기는 했는데, 그 재주가 命줄을 끊는 形局이구먼.”

    唐慌한 氣色이 歷歷해진 許篈이 아우의 등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다시 살펴봐 주시게! 우리 양천 許氏 家門의 보배일세. 재주가 너무 勝하다면 조금 줄이면 될 일 아니던가?”

    빙그레 微笑 짓던 四溟堂이 큰 소리로 웃고 나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菌아! 날 보아라. 할! 龍이 돼 높이 오르려 말고 낮고 낮은 웅덩이의 이무기로 살렷다! 할! 남을 도울 중 八字도 아니니 붓이나 꺾지 말고 죽을 때까지 쓰고 또 써라!”

    말을 마친 四溟堂은 歌詞 자락을 휘날리며 法堂 쪽으로 멀어져 갔다.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던 허봉은 허리를 굽혀 동생 귀에 대고 속삭였다.

    “스님 말씀을 너무 깊게 새겨듣지는 마라. 사람의 名은 하늘이 주지만, 하늘이 어디 한군데 머물러 있더냐? 今方 다녀올 터이니 예서 暫時 기다려라.”

    許篈이 急히 四溟堂 뒤를 따라 法堂으로 사라지고 나서 許筠은 홀로 節 섬돌에 걸터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兄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바닥에 太極 文樣을 그리며 놀던 少年의 작은 몸 위로 갑자기 큰 그림자가 다가와 뒤덮었다. 그림자가 말했다.

    “내가 너의 名手를 늘려줄 수 있다.”

    許筠이 고개를 들어 그림자를 만든 이를 올려다봤지만, 해를 등지고 선 相對 얼굴은 검게 뭉개져 있었다. 검은 얼굴이 다시 말했다.

    “너의 壽命을 내가 더해 줄 수 있다. 그게 내가 잘하는 唯一한 일이다.”

    許筠은 빨리 고개를 끄덕여 목숨을 延命해 달라 懇請하고 싶었지만 어린 마음에도 그건 너무 卑怯하게 느껴져 망설였다. 그사이 저만치에서 다가오는 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림자는 거짓말처럼 瞬息間에 사라져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림자 人間

    “그 그림자가 道士님이셨습니까?”

    놀란 音聲으로 許筠이 물었다. 검푸르게 蒼白한 변산 하늘의 穹窿을 수놓은 수많은 별을 背景으로 相對의 얼굴이 위아래로 두 次例 까닥댔다.

    “그렇다. 當時 난 出家한 修行者로서 봉은사에 머물고 있었다. 具足戒를 받지 못했으니 正式 比丘는 아니었다.”

    感慨無量한 表情을 짓던 許筠이 다시 물었다.

    “저는 그날 兄님 손에 이끌려 法堂까지 들어갔습니다. 四溟堂께 弟子로서 절을 드리고 나왔던 記憶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것도 다 보고 계셨던 겁니까?”

    相對는 가늘게 웃음소리를 냈지만, 그 實體感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都事의 몸은 조금씩 번져 밤하늘 一部가 되는 듯했고, 달빛을 反射해 빛나는 두 눈瞳子는 별들과 區別하기 힘들었다.

    “난 그림자에 몸을 담는 遁甲術을 할 줄 알았다. 꼬마였던 네게 興味를 느껴 내내 지켜보고 있었지. 나 亦是 四溟堂 門下에 入門코자 기다리던 佛弟子였으니 그때 우린 死刑과 司祭로서 엮이게 된 셈 아니더냐?”

    크게 고개를 끄덕인 許筠이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相對의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서둘러 물었다.

    “그런데 끝내 具足戒는 받지 못하신 겁니까?”

    道士는 오래도록 對答하지 않았다. 許筠이 對答을 얻어내기를 抛棄하려는 刹那, 깊은 우물 아래에서 들려오는 呻吟 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具足戒가 어디 스승 한 名이 혼자서 내릴 수 있는 것이더냐? 적어도 셋 以上의 比丘가 商街를 構成해야 하는 것이다. 오직 四溟堂만이 스스로 契를 내리는 스승인 阿闍梨가 돼 날 빨리 比丘로 만들고 싶어 했었지.”

    “그런데 왜 不發된 것입니까?”

    “나 같은 놈에게 契를 내리길 누구도 願치 않았기 때문이다. 商家가 構成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壬辰年 倭亂이 터져버렸지. 그 時節에 具足戒는 奢侈였다.”

    殺人魔

    남궁두의 故鄕은 全羅道 임피(現 全北 군산시)다. 대단한 符號였던 그의 아비는 莫大한 田畓을 외아들인 그에게 遺産으로 물려주고 일찍 世上을 떠나버렸다. 多幸히도 子息 사랑에 유난했던 홀어미 德分에 남궁두는 아버지의 사랑 外엔 뭐 하나 不足한 것 없는 어린 時節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오랜 平和가 깨진 건 어미의 理解할 길 없는 變節 탓이다.

    靑孀寡婦로 生을 마치기엔 몸이 너무 뜨거웠는지 어미는 집안의 젊은 가노, 그中에서도 何必 有婦男과 情을 통한 뒤 사람이 變해 버렸다. 歌詞를 作破한 그女는 家奴와 密會를 즐기려 뜬금없는 外出을 일삼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投機에 눈이 먼 어미는 家奴의 아내를 虐待하기 始作했고, 이 所聞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돌고 돌다가 마침내 남궁두의 귀에까지 傳해졌다.

    막 成年이 되긴 했지만, 男女 사이의 情炎의 불길이 얼마나 危險한지 알 理 없던 남궁두는 눈물로 懺悔하는 語尾를 손쉽게 容恕했다. 하지만 그건 陷穽이었다. 財産을 노린 어미와 家奴는 남궁두를 毒殺하고자 緻密한 計劃을 樹立해 用意周到하게 實行에 옮겼다. 밥에 섞인 毒藥 成分으로 인해 차츰 衰弱해지던 그는 자주 헛것을 봤고 제대로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洞네에는 그가 어미의 惡行에 衝擊받아 失性했다는 風聞이 떠돌았다.

    죽음 直前에 그를 求한 건 意外의 人物이었다. 바로 家奴의 어린 아내였다. 紅短이라 불린 그女는 自身의 목숨을 걸고 男便과 主人마님의 所行을 官家에 告發했다. 紅短의 異常한 行動을 疑心하던 家奴는 棺에 逮捕되기 直前 어미와 줄行廊을 놓았다. 野山을 彷徨하며 숨어 지내던 男女는 두 달이 넘은 어느 날 藥草꾼들에 依해 屍身으로 發見됐다. 같은 나무에 나란히 목을 맨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

    하늘 아래 믿을 사람 없는 身世가 된 남궁두는 고통스러운 歲月을 곁에서 지켜봐 준 紅短을 妾으로 맞이했다. 崎嶇한 因緣이었지만 둘은 琴瑟이 좋았다. 제법 글工夫를 할 줄 알았던 남궁두는 어느 날 過去 工夫를 위해 漢陽行을 決心하며 紅短에게 함께 가자고 勸했다. 임피에 親姻戚이 있던 그女는 故鄕을 지키겠다는 固執을 꺾지 않았다. 田畓 經營을 먼 집안 조카에게 맡긴 남궁두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겨야 했다.

    漢陽살이는 碌碌지 않았고 過去 工夫 亦是 생각과는 많이 달랐던지라 그는 武科로 進路를 變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漠然한 그리움에 사무쳐 無酌定 말에 올라 임피를 向해 내달렸다. 먹지도 자지도 않고 故鄕 땅에 이른 건 깊은 밤이었다. 집은 옛 모습 그대로였고 오히려 더 깔끔하게 補修한 듯했다. 안房에 호롱불이 켜져 있어 그는 반가운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紅短을 놀래주려고 房門을 벌컥 연 그는 제자리에 얼어붙은 채 呼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벌거벗은 조카는 품에 안은 紅短을 이불로 가리며 뭐라고 辨明을 늘어놓았다.

    魂이 나간 채 집 밖으로 뛰쳐나온 남궁두는 自身이 타고 온 말을 마주하고 우두커니 서서 몸을 떨었다. 긴 時間 동안 차곡차곡 여며왔던 憤怒가 洑물 터지듯 霎時間에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沈着하게 활과 화살을 쥐고 房으로 되돌아갔다. 대충 옷을 걸친 조카는 막 房을 빠져나오다 그와 마주쳤다. 示威에 메겨진 화살을 본 조카가 死色이 되어 뜨락으로 跳躍했다. 그 움직임을 따라 부드럽게 화살을 겨눈 남궁두는 힘차게 示威를 당겼다. 첫발을 엉덩이에 꽂은 그는 골목길을 따라 逃走하는 相對를 천천히 따라가며 화살을 發射했다. 빨리 죽지 못하도록 急所를 避해가며 上體에 골고루 的中시킨 그는 조카를 돌아서게 해 얼굴을 마주 보았다. 마지막 발은 목을 꿰뚫었다.

    그가 집 안房으로 돌아왔을 때 紅短이 이불로 몸을 감싼 채 벌벌 떨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남궁두가 거친 숨을 몰아쉬고 나서 속삭였다.

    “살려줄 테니 어서 녀석에게 가봐.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옷을 입으려는 紅短을 制止한 남궁두가 다시 말했다.

    “그냥 알몸으로 어서 달아나. 마음이 바뀌면 둘 다 죽일지도 몰라.”

    紅短은 실낱같은 希望을 붙드는 懇切함으로 房門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精神없이 내달리던 그女 앞에 목이 貫通된 조카의 屍身이 나타났다. 悲鳴을 지르며 멈춰 선 그女 가슴에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 앞으로 쓰러진 그女는 한동안 더 숨이 붙어 있었다. 徐徐히 다가간 남궁두가 그女 몸을 뒤집어 죽어가는 눈瞳子를 천천히 凝視했다.

    쫓기는 삶

    “그 뒤에 어찌 됐습니까?”

    相對를 向해 묻는 許筠의 音聲은 가늘게 떨렸다. 남궁두는 자꾸 얼굴에 달라붙는 海邊의 가는 모래를 손으로 털어내며 속삭였다.

    “殺人魔가 됐다.”

    바람 소리가 휭휭하며 許筠의 귓전을 스쳤다. 廣闊하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듣는 殺人 얘기는 異常하게 非現實的이었지만, 그 말을 하는 者의 存在感은 그것과 反對로 더 濃密해지는 것 같았다. 남궁두가 마치 넋두리처럼 말을 이어갔다.

    “처음엔 漢陽으로 돌아가 시치미를 떼고 武科 準備에 邁進했다. 어떤 罪意識도 느끼지 않으려 했다. 그게 가장 完璧한 復讐가 되리라고 믿었지. 그러던 次에 左捕廳 捕卒들이 날 手配하고 다닌다는 消息을 接했다.”

    “逃亡가셨습니까?”

    “殺人魔가 됐다 하지 않았더냐? 죽어가는 사람의 눈빛을 보고 나면 生命이란 것이 덧없다는 걸 切感하게 된다. 가소롭기조차 하다. 찾아오는 捕卒들을 次例로 殺害해 원通交 아래에 묻어버렸다. 그 後로는 아주 오래도록 쫓기며 살았지. 머리를 깎고 重노릇도 하고, 茂朱 深深 山中에 들어가 度술도 익혔다.”

    “그림자에 숨는 遁甲術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건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난 神仙이 될 억센 八字를 타고났다. 그런 八字가 俗世에 끼여 살면 殺人을 면할 수 없게 된다. 山中에서 偶然히 만난 長老가 그렇게 말해 주더구나.”

    “어떤 長老를 말씀하십니까? 山神靈입니까?”

    “人間과 神仙界 中間에 머물러버린 者였다. 自身이 衆生의 삶을 脫皮하기 위해 먼저 다른 이의 得船을 도와야 할 運命에 빠진 存在였다. 그가 날 신선술로 이끌어주었다.”

    “成功하셨습니까?”

    求道의 길

    無主에서 만난 長老는 苛酷하게 남궁두를 몰아붙였다. 道家의 祕訣書들을 한 해 내내 暗誦하도록 한 뒤에는 열흘씩 굶는 辟穀을 施行하도록 했고, 辟穀을 마치면 겨우 숨이 붙어 있을 程度로만 먹을 것을 提供했다. 그것조차 잣이나 깨 같은 것들에 지나지 않았다.

    몸이 말라 앙상한 뼈가 드러났지만 남궁두의 精神은 奇異하게 맑아졌고 끝내는 食慾이 消滅하는 境地에 到達했다. 그때부터 그는 물만 마시며 보름을 더 버텼다. 보름째 되던 날 長老가 말했다.

    “이런 强靭한 到骨(道骨)을 지니고서 人間界에서 어찌 여태 버텼누? 내가 만난 弟子들은 太半이 이 段階에서 죽거나 미쳐버렸다. 넌 神仙이 될 基盤인 蘚苔를 타고났구나. 奇特하도다!”

    長老는 自身만의 祕法으로 만든 丸藥을 남궁두에게 服用하도록 했다. 그가 藥을 먹기 始作하자 身熱로 몸이 달아올랐고 하루에도 몇 次例씩 氣絶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남궁두는 鬼神을 볼 줄 알게 됐고 萬物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몸을 그림자에 감추거나 虛空 위로 扶養할 줄도 알게 됐다. 우쭐해진 그를 向해 長老가 차갑게 말했다.

    “그런 건 外團술로 아이들 장난일 뿐이다. 이제야 겨우 네 몸에 黃金을 빚을 火爐를 놓을 수 있게 됐구나. 丹田 아래에 火爐를 앉히고 藥물을 달여야겠다. 어서 내단술을 準備하거라!”

    남궁두는 跏趺坐를 틀고 坐禪에 들어갔다. 于先 丹田 아래 想像의 火爐를 놓고 加熱을 始作했다. 藥물은 呼吸으로 供給됐으며 불을 때기 위해 身長의 물의 기운과 心臟의 불의 기운을 회전시켜야 했다. 수 기운과 禍 기운이 上下로 運氣되며 몸이 充電됐고, 마침내 丹田에서 빛이 나며 藥물이 生成됐다. 長老가 외쳤다.

    “그 狀態로 보름을 더 버텨라! 陽氣와 陰氣를 調和롭게 統制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그러면 넌 끝내 黃金을 이루어 不死의 神仙이 될 수 있다. 알겠느냐? 부디 躁急症을 버리고 오르려는 陽氣는 내리고 가라앉으려는 陰氣는 올려라.”

    남궁두는 7日 밤낮을 죽음 같은 苦痛과 싸웠다. 조금만 呼吸이 흐트러져도 火爐의 기운이 너무 剛해지거나 너무 弱해지곤 했다. 다시 7日이 흘렀다. 愛之重之 간수했던 火爐의 藥물이 바야흐로 黃金이 되려 하는 瞬間, 그는 自身의 아랫배를 내려다보는 失手를 犯했다. 안쪽의 臟器들이 보일 程度로 透明해진 그의 斷電에선 光焰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成功의 기쁨에 들뜬 그가 마음을 暫時 놓자 둥글게 太極 運動을 하며 回轉하던 手記와 和氣가 直列로 서버렸고, 肛門의 會陰穴에서 머리 꼭대기의 두精血을 사이에 두고 陰極과 陽極이 垂直으로 衝突하며 熱波가 發生했다. 곧이어 남궁두의 頂수리가 불이 붙어 타올랐다.

    失敗한 地上仙

    “그러셨군요. 애初 成功하셨다면 佛家에 入門하려 봉은사를 찾을 일도 없으셨겠지요?”

    哀惜하다는 表情을 지은 許筠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길게 한숨을 내쉰 남궁두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對答했다.

    “그렇다. 失敗했다. 나도 나지만 長老의 失望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지. 불이 붙은 頂수리를 겨우 治療하고 下山하려 할 때, 그가 丸藥 다섯 알을 주더구나.”

    “무슨 藥이었습니까?”

    “비록 神仙은 못 됐지만, 藥물로라도 段을 이루면 地上仙은 될 수 있다더구나. 한 800年은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服用하셨습니까?”

    “當然히 下山하자마자 服用했다. 망설일 理由가 어디 있었겠느냐? 이름 모를 庵子에서 꼬박 한 달을 앓아누웠다 깨어나니 몸도 마음도 가벼운 게 마치 神仙이라도 된 氣分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지.”

    “遁甲術에다 엄청난 壽命까지 얻으셨는데 뭐가 不足하셨습니까?”

    陰鬱한 表情으로 한참을 沈默하던 남궁두가 천천히 입을 뗐다.

    “本디 죽지 않는 神仙이 내 目標가 아니었더냐? 처음엔 800年이 어디냐 싶었지만, 생각할수록 그건 程度의 差異일 뿐, 結局엔 匹夫처럼 죽을 運命이 아니더냐? 남보다 여덟 倍의 삶을 산다 한들 그게 全部라면 무슨 意味가 있겠느냐? 그건 오히려 여덟 倍의 苦痛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遁甲術 같은 잔재주나 부리며 견디기엔 지나치게 긴 歲月이었다. 그렇게 彷徨을 거듭하다 四溟堂을 만났던 것이다. 그로부터 戒를 받고 救援받고 싶었던 것이다.”

    “끝내 契는 받지 못하셨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只今까지 어떻게 살아오신 겁니까?”

    긴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긴 남궁두가 許筠 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이番엔 달빛이 밝아져서인지 얼굴의 細部가 훤히 드러났다. 크고 작은 傷處투성이였다. 남궁두가 노랫가락을 뽑듯 구성진 音聲으로 말했다.

    “봉은사에서 널 만났을 무렵, 四溟堂은 한 가지 解決策을 提案해 왔다. 나 같은 殺人犯에게 契를 줄 다른 僧侶를 當場 求하지 못할 바엔, 너무 많이 얻은 壽命을 남들에게 나눠주는 것부터 始作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보시라면 훌륭한 布施가 아니겠느냐?”

    “그래서 제게 名手를 늘려주겠다 말씀하셨던 거로군요?”

    “그렇다! 實際로 난 많은 사람에게 조금씩 壽命을 나눠주고 있었다. 壬辰年의 倭亂만 아니었다면 벌써 다 나눠주고 不計를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倭亂 때 무얼 하셨습니까?”

    한참을 목이 메 發聲을 못 하던 남궁두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俗世로 되돌아온 代價를 톡톡히 치렀다. 四溟堂을 따라 僧兵 部隊에 들어갔다. 名手를 나눠주기는커녕 無數한 殺生을 일삼으며 남의 名手를 빼앗아야 했다. 우리는 丁寧 惡鬼처럼 싸웠다. 죽이고 또 죽이고 다시 죽였다. 그토록 壯烈하게 싸워야 할 理由를 四溟堂은 알고 있었을까? 果然 入寂한 그는 極樂淨土에 갈 수 있었을까? 나는 아직도 풀지 못한 疑問에 휩싸여 이렇게 彷徨하고 있다.”

    離別

    새벽 바닷가는 朦朧한 안개에 잠겨 마치 하늘 위 구름 속 같았다. 마침내 四方에 흐릿한 餘名이 감돌자 世上은 새로 기지개를 켜며 부산한 騷音으로 가득 차기 始作했다. 許筠이 조용히 물었다.

    “저를 어떻게 찾아내셨습니까? 아니, 왜 찾아오신 겁니까?”

    삿갓에 묻은 모래를 털고 端正히 머리에 쓰며 남궁두가 對答했다.

    “倭亂이 끝나고 임금도 바뀌지 않았더냐? 世上도 나의 삶도 따라서 바뀔 줄 알았건만 그대로더구나! 그저 나른하고 無意味했다. 堂堂히 殺戮을 저지를 수 있었던 倭亂 때가 그리워지다가도, 사람을 죽인다는 것, 그 亦是 지루한 일이었다! 그래서 決心했지.”

    “뭘 決心하셨습니까?”

    “죽어버리기로! 代身 나의 壽命을 마음껏 나눠주고 죽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便해지고 四溟堂이 걸었던 길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壽命을 나눠주되 어떤 基準도 없이, 無差別하게, 그냥 因緣이 오는 대로 그렇게 나눠줬다. 부처와 神仙이 어디 따로 있더냐? 運命과 잘 놀다 가면 그게 部處고 新鮮 아니겠느냐?”

    한동안 말을 멈췄던 남궁두가 다시 속삭였다.

    “代身 내 삶을 누군가 記憶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四溟堂이 글 쓸 八字로 태어났다고 했던 네가 때마침 떠올랐다. 이番에 네가 이곳 全羅道 함열(現 全北 익산시)로 流配 올 때 멀리서 觀相을 한番 봤지. 네놈 얼마 못 산다.”

    멍한 表情으로 自身을 바라보는 許筠을 向해 남궁두가 씩 웃으며 덧붙였다.

    “내게 남은 壽命이 몇 年은 된다. 네게 주마. 쓰고 싶은 것 마저 다 쓰거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다 저질러보고. 그저 내 얘기나 한 자락 써준다면 그럴 수 있는 時間을 너에게 주겠다.”

    * 이 作品은 許筠의 ‘남궁선생전’을 모티프로 創作됐다.


    윤채근
    ● 1965年 忠北 淸州 出生
    ● 고려대 國語國文學 博士
    ● 檀國大 漢文敎育學科 敎授
    ● 著書 : ‘小說的 主體, 그 誕生과 轉變’ ‘漢文小說과 欲望의 構造’ ‘神話가 된 天才들’ ‘論語 感覺’ ‘每日같이 明心寶鑑’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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