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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에세이] 來日이 없어도 모레가 있는 것처럼|신동아

[신동아 에세이] 來日이 없어도 모레가 있는 것처럼

  • 김정호 淸州動物園 獸醫師·‘코끼리 없는 動物園’ 著者

    入力 2021-09-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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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年代만 해도 한집에 다른 家族과 함께 사는 境遇가 많았다. 우리 집도 지붕과 마당을 ‘재희네’와 함께 쓰며 살았다. 두 집 모두 개를 키웠다. 밤 氣溫이 제법 쌀쌀해지는 늦가을 무렵이었다. 재희 아버지는 어디선가 짚단을 가져와 새끼를 꼬아 줄을 만들고 새끼줄을 바닥부터 엮어 올려 개가 들어갈 구멍만 남기고 개집을 完成했다. 개는 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꼬리를 흔들며 구멍으로 들락날락 분주했다.

    개집이 생기고 한참이 지난 어느 날 재희네가 소란스러웠다. 며칠 개가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하더니 結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主人 없는 개집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主人을 잃은 재희네 개집은 우리 집 개가 쓰게 됐다. 재희네 個의 不幸과는 別個로 우리 집 개가 푹신한 개집을 쓸 수 있어 마음이 洽足했다.

    그로부터 一週日이 지나 우리 집 개가 밥을 먹지 않았다. 平素 그렇게 좋아하던 기름진 飮食을 줘도 입도 대지 않았다. 어머니를 졸라 개를 邑內 動物病院에 데려갔다. 개를 診察하던 獸醫師는 “自身은 主로 소를 診療해서 개의 疾病은 잘 모르지만 개끼리 傳染되는 疾病 같다”고 했다. 病院을 다녀오느라 기운을 빼서인지 집에 돌아온 個는 아예 일어서질 못했다. 한밤中이 되자 개는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했다. 結局 마지막 숨을 쉬고 난 몸은 차갑게 식어갔다. 어린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굳어가는 몸을 풀어보려 밤새 주무르는 것뿐 이었다.

    죽음 앞에서 이어지는 삶

    理由도 모르고 죽는 動物을 줄이고자 獸醫師가 됐다. 逆說的이게도 動物을 診療하는 일을 하게 되자 더 많은 動物의 죽음을 目睹하게 됐다. 1年餘間 盜聽 所屬 公務員으로서 屠畜場의 檢査官으로 일한 적도 있다. 檢査官은 屠畜 前後의 소나 돼지가 疾病이 없는지 屠畜 過程이 衛生的인지 判斷하는 일을 한다.

    各其 다른 農場의 돼지가 한 車에 섞여 屠畜場에 오는 일이 間或 있었다. 움직이는 次에서는 조용히 지내다가 屠畜을 기다리는 繫留場에 내려놓으면 各 農場에서 온 돼지들끼리 領域 다툼을 벌였다. 죽음을 앞두고 있어 부질없어 보였지만 돼지에게는 살아 있기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소는 큰 눈만큼이나 怯이 많아 보였다. 車에서 낯선 繫留場으로 들어오기까지는 언제나 時間이 걸렸다. 그러나 처음만 어려웠다. 繫留場에 들어선 後로는 앞 소와 벌어진 間隔을 스스로 좁힌다. 벗어날 수 없는 運命을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가끔 ‘切迫屠殺’ 對象이 된 動物도 있었다. 切迫屠殺은 疾病이 아닌 負傷當한 소에 한해서 緊急하게 屠畜할 수 있는 制度다. 分娩이 다가온 암소가 다리가 부러진 채로 실려 온 일이 있었다. 다리가 부러졌으니 암소는 切迫屠殺 處分을 받게 됐다. 問題는 죽음을 앞둔 암소 뱃속의 새끼였다. 새끼를 살리는 唯一한 方法은 암소가 살아 있는 동안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는 것밖에 없다. 배가 갈라지고 새끼가 羊水와 함께 흘러나오자 어미 소는 짧게 한番 울었다. 송아지가 살아 있는 것을 確認하자 도부는 끝이 뾰족한 해머로 어미 소의 頂수리를 내리쳤다. 수많은 죽음 속에서 生은 이어졌다.

    動物園 獸醫師로 일하게 된 뒤에도 수많은 動物의 죽음을 目睹했다. 動物의 壽命이 20年 程度로 짧기도 하지만 動物園에 사는 動物의 特性 탓도 있다. 動物園에 사는 動物들은 家畜이나 伴侶動物과는 달리 野生性을 維持하며 산다. 動物들의 健康 체크도 定期檢診보다는 行動을 보고 어림짐작하는 境遇가 많다. 狀況이 이렇다 보니 異常 症狀이 發見된 動物을 診斷해 보면 病이 꽤나 進行돼 있는 境遇가 많다. 손쓰기도 前에 動物이 世上을 떠나는 일도 적잖다. 어느 날은 出勤하자마자 늑대가 죽어 있다는 連絡을 받았다. 擔當 飼育師에게 들어보니 늑대는 前날 준 닭고기도 다 먹었고 움직임도 別 異常이 없었다고 한다.

    [GettyImage]

    [GettyImage]

    죽어서도 드러내지 않은 痛症

    正確한 死因을 알아보기 위해 늑대를 剖檢臺에 올렸다. 忍耐心 强한 늑대는 죽는 瞬間의 苦痛만은 참을 수 없었던 듯 이빨 사이에 自身의 혀를 剛하게 물고 있었다. 늑대의 몸을 열었을 때 멀쩡한 臟器가 거의 없었다. 心臟은 筋肉이 너덜너덜했다. 한마디로 心臟이 터져 있었다.

    半달가슴곰 ‘반순이’는 오래前부터 動物園에 있었던 動物이다. 어느 날 다리를 끌기 始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멘트 바닥에 발바닥이 쓸려 及其也는 발가락뼈가 보이기 始作했다. 原因을 찾기 위해 隣近 大學動物病院으로 MRI를 찍으러 갔다. 다리를 끄는 原因은 脊椎神經의 問題였다. 많은 나이라 긴 痲醉와 手術을 견딜 수 있을지 疑問이었다. 一旦 動物園으로 다시 데리고 와서 痲醉를 깨웠다. 반순이는 얼마 前 熊膽 採取 農場에서 救助해 온 다른 곰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성치 않은 몸으로도 自身의 領域을 지키고자 다른 곰들에게 자주 警告를 보냈다.

    時間이 지나면서 몇 발짝 걸음도 힘들어했다. 決定을 해야 했다. 安樂死가 豫定돼 있는 날이 왔다. 반순이가 좋아하는 과일이며 堅果類를 充分히 쏟아주었다. 반순이의 마지막 하루가 저물 때쯤 반순이를 內室로 불러들여 痲醉 注射를 쏘았다. 暫時 後 반순이는 땅에 누어 느린 숨을 規則的으로 쉬었다. 긴 막대기로 찔러 반순이가 完全히 痲醉된 것을 確認했다. 반순이에 對한 記憶과 마지막 人事를 便紙로 代身했다. 血管에 安樂死 藥물을 注入했다. 動物이 죽는 모습은 數도 없이 봤지만 익숙해지질 않는다. 옆에 있는 職員의 눈에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

    動物이 毅然하게 죽음을 맞는 理由

    動物은 죽기 直前까지 永遠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산다. 마치 來日도 눈을 뜰 수 있다는 確信이 있는 것처럼 每日 最善을 다해 견딘다.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을 몰라서 이 같은 行動을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 老化 等 確實한 죽음이 豫定된 狀況에도 動物은 平素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어떤 動物은 마지막 힘을 쏟아 새끼를 낳고, 어떤 動物은 自身의 領域을 지키러 나선다. 弱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죽음에 이르는 痛症을 숨기는 일도 있다.

    平素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삶에 執着하기보다는 毅然하게 죽음을 맞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反對로 생각하면 그만큼 動物들에게 每日은 重要한 것일 수 있다. 動物들은 죽음 뒤에 남길 것이 없음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平素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하루라도 더 意味 있게 살려고 努力하는 것이 아닐까. 이 같은 생각을 하며 오늘도 우리 집 개 ‘둥이’의 밥그릇에 飼料를 부어준다. 둥이는 밥그릇이 닳도록 熱心히 밥을 먹는다.

    #動物園 #動物病院 #무지개다리 #新東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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