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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保는 美國, 經濟는 中國’ 패러다임 壽命 다했다|신동아

‘安保는 美國, 經濟는 中國’ 패러다임 壽命 다했다

[신기욱의 밖에서 본 韓半島]

  • 신기욱 美國 스탠퍼드대 社會學科 敎授·아시아 太平洋 硏究所長

    gwshin@stanford.edu

    入力 2022-05-2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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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侵攻, 남의 얘기 아니다

    • 緊迫한 情勢에도 閑暇로운 韓國

    • 韓, 러시아 戰爭犯罪 批判해야

    • NYT 칼럼 “世界化는 끝났다”

    • 푸틴-시진핑 손잡는다면…

    • 經濟 理解 넘어 價値連帶 苦悶해야

    4월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의 흙구덩이에 검은 포대에 싸인 시신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했을 동안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후 집단 암매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옆에서 한 기자가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AP 뉴시스]

    4月 3日(現地 時間) 우크라이나 首都 키이우 隣近 小都市 부차의 흙구덩이에 검은 包袋에 싸인 屍身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러시아軍이 副次를 占領했을 동안 우크라이나 民間人을 組織的으로 虐殺한 後 集團 暗埋葬한 것으로 推定된다. 옆에서 한 記者가 스마트폰으로 現場을 撮影하고 있다. [AP 뉴시스]

    國際社會에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侵攻으로 始作된 이 바람은 國際秩序의 急激한 變化 兆朕을 알리고 있다. 1941年 나치 獨逸의 우크라이나 侵攻에 比肩되는 이番 事態는 第2次 世界大戰 以後 유럽에서 벌어진 最大·最惡의 戰爭이 되고 있다. 新冷戰의 到來, 甚至於 第3次 世界大戰으로 번질 可能性에 對한 警告까지 나오는 理由다. 우크라이나의 結社 抗戰과 美國·유럽의 支援으로 러시아가 願했던 壓勝은 挫折됐다. 以後 展開될 國際秩序의 變化는 豫斷하기가 쉽지 않다. 1945年 以後 樹立된 美·蘇 冷戰時代, 1991年 蘇聯 解體 以後 이어진 世界化 時代처럼 大轉換의 變曲點이 될 可能性이 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出身 學者와의 對話

    國際社會의 緊迫함과는 달리 韓國에선 無關心을 넘어 閑暇로움까지 느껴진다. 3·9 大選 當時 與黨 候補는 “初步 政治人이 大統領이 돼 나토 加入을 公言하고 러시아를 刺戟하는 바람에 結局 衝突했다”고 第1野黨 候補를 빗대어 狙擊했다. 第1野黨에선 우크라이나가 核武器가 없어 러시아에 當했다며 文在寅 政府를 攻擊하는 데 焦點을 맞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大統領이 4月 11日 서울 國會圖書館 大講堂에서 火傷 演說을 했을 때 議員 300名 中 겨우 20% 程度만 參席했다. 빈자리가 없을 程度로 꽉 찼을 뿐 아니라 演說 後 議員들이 起立拍手를 보냈던 美國·日本·유럽聯合(EU)·英國·獨逸·프랑스 等과 對照된다. 韓國 밖 言論은 6·25를 겪은 韓國人들이 戰爭의 慘酷相보다는 러시아産 킹크랩의 價格이 떨어진 데 더욱 關心이 크다고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스탠퍼드大에 硏修次 와 있는 우크라이나 出身 房文學者와 對話할 機會가 있었다. 物理學 博士로 政府 高位職에 있다가 1年間 硏修를 온 그는 “러시아의 侵攻은 全혀 새로운 일이 아니고 우크라이나人들은 數百 年間 있어온 일이라는 歷史的 認識을 갖고 있다”고 했다. 2014年에는 우크라이나 領土였던 크림半島를 러시아가 强制로 合倂한 바 있다. 마치 强大國에 둘러싸여 있는 韓國이 歷史的으로 수많은 侵略을 받은 것과 類似하다. 現在 進行 中인 러시아와의 戰爭 結果가 어떻게 되겠느냐 물었더니 그는 “結局 우리가 勝利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答했다. 그러면서 韓國과 같은 民主主義 國家들이 러시아 侵攻의 殘酷像에 對해 斷乎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國際規範과 秩序를 守護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呼訴했다.

    地理的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當場 安保·經濟 威脅을 느끼지 않는 韓國으로선 러시아의 侵攻이 갖는 深刻性을 잘 理解하지 못할 수 있다. 一部에서는 나토의 東晉(東進)을 막기 위한 不可避한 行爲라는 러시아의 立場에 同調하거나, 甚至於 美國이 유럽에서 影響力을 强化하려는 術策이라는 式의 陰謀論마저 存在한다.



    이番 侵攻을 契機로 現存하는 國際規範과 秩序가 흔들리고 새로운 판이 짜이면 韓國에 미치는 影響이 決코 적지 않음을 直視해야 한다. 이番 侵攻을 보면 1945年 日本의 敗亡과 韓半島 分斷, 그리고 1991年 蘇聯의 解體 以後 混亂과 地殼變動을 맞았던 狀況과 오버랩된다. 多幸히도 韓國은 그間 地政學的 危機를 機會로 만들어 先進國으로 발돋움했지만 다가오는 挑戰이 決코 만만치 않다.

    새 政府는 搖動치는 地政學的 變化의 方向을 잘 읽어 韓國號(號)가 順航할 수 있도록 對外政策을 펴야 한다. 國際秩序가 ‘權威主義 代 民主主義’로 急激히 再編된다면 戰略的 模糊性이나 안미경中(安保는 美國 經濟는 中國), 對北 仲裁者/運轉者와 같은 패러다임이나 幻想이 더는 통할 수 없다. 經濟的 理解가 重要하고 南北關係라는 特殊性을 考慮한다 해도 人權·民主主義·主權 等 國際規範과 價値에 基盤을 둔 外交安保政策을 펴야 한다.

    5월 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입에 총구를 밀어넣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등장했다. [키이우=AP 뉴시스]

    5月 7日(現地 時間) 우크라이나 首都 키이우 都心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大統領이 自身의 입에 銃口를 밀어넣고 있는 모습을 形象化한 造形物이 登場했다. [키이우=AP 뉴시스]

    러시아의 戰爭犯罪

    韓國은 國際社會의 責任 있는 構成員으로서 러시아가 벌이는 帝國主義的 行態를 傍觀해서는 안 된다. 國際社會가 認定하는 限 國家의 自決權을 强大國이 武力으로 짓밟는 行爲는 韓國도 歷史的으로 悽絶하게 經驗한 바 있다. 特히 우크라이나에서 廣範圍하게 일어나고 있는 戰爭犯罪(war crime)에 對해 분명한 立場과 批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戰爭犯罪는 戰爭 中 일어나는 各種 犯罪行爲 卽 民間人이나 軍事 目標物이 아닌 居住地나 病院 等 民間 施設에 對한 故意的 攻擊, 毒性 武器 使用, 强姦, 强制 性賣買 等 人間 尊嚴性에 對한 蹂躪 行爲 等을 말한다. 2月 24日 우크라이나를 侵攻한 러시아軍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벌인 殘忍無道한 行爲는 차마 눈뜨고는 보지 못할 地境이다. 부차, 보로團카, 모티眞 等에서 恣行된 民間人 集團虐殺과 避亂民 移動 經路 爆擊, 産婦人科와 學校 攻襲 等으로 因한 兒童들의 死亡 等 21世紀 國際社會에서 想像조차 힘든 行爲가 恣行됐다.

    토니 블링컨 美國 國務部 長官은 “러시아軍에 依한 拷問, 强姦, 殺人에 對한 더 많은 믿을 만한 報告들이 있다”고 했다. 러시아軍이 우크라이나에서 只今껏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殘酷 行爲를 저지르고 있을 可能性을 示唆했다.

    戰爭犯罪는 世界史에서 새로운 일은 아니다. 第2次 世界大戰 以後만 해도 베트남, 캄보디아, 옛 유고슬라비아, 시리아, 미얀마 等 世界 各國에서 戰爭犯罪가 發生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고 있는 殘酷한 犯罪行爲와는 守衛와 强度 面에서 比較할 바가 아니다. 內戰 過程에서 벌어진 戰爭犯罪와 달리 러시아는 儼然한 主權國家인 他國 國民을 相對로 犯罪行爲를 恣行했다. 피오나 힐 前 美國 白堊館 顧問은 英國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大統領의 目標는 우크라이나 ‘掌握’이 아니라 ‘絶滅’”이라며 그가 우크라이나人 抹殺을 最終 目標로 삼고 있다고 斷言했다. 조 바이든 美 大統領 亦是 러시아軍의 犯罪行爲를 ‘제노사이드(人種 虐殺)’로 規定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人種을 抹殺하는 제노사이드를 目標로 하고 있는지 與否는 아직 斷定할 수 없지만, 國際社會는 푸틴을 戰犯 裁判에 回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푸틴을 斷罪할 가장 確實한 方法은 그를 國際刑事裁判所(ICC)에 세우는 것이다. ICC는 지난 3月부터 러시아軍의 戰爭犯罪 違反 搜査에 着手했다고 發表했지만 러시아는 2016年에 ICC에서 脫退했고, ICC가 公權力을 動員할 수 없어 戰犯 容疑者를 逮捕하려면 該當國의 協助가 必要해 實現될 可能性은 稀薄하다. ICC는 闕席 裁判을 열지 않기 때문에 푸틴이 自國에서 逮捕되지 않는 限 裁判을 進行할 수도 없다. 옛 유고슬라비아 內戰 때 人種虐殺을 恣行한 세르비아의 밀로셰비치가 典範(war criminal)으로 法廷에 섰다. 이와 달리 푸틴을 處罰할 方法은 마땅치 않은 게 現實이다. 그럼에도 韓國은 國際社會의 制裁에 積極 同調하고 參與해야 한다.

    샤프 파워의 威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侵攻은 글로벌 民主主義 沈滯期에 發生하고 있다는 點에서 더욱 深刻하다. 1980年 以後 每年 各國의 ‘自由 指數(freedom index)’를 發表하는 프리덤 하우스의 2021年 年例 報告書에 따르면, 最近 15年 동안 每年 自由 指數가 後退한 나라의 數字가 進展된 나라의 數字보다 많았다. 1970年代 以後 進行된 民主主義 第3의 물결(3rd wave of democratization)이 第3의 後退(3rd reversal)氣를 맞고 있다.

    팬데믹(感染病의 世界的 大流行) 期間 防疫을 핑계로 個人의 自由를 侵害하거나 選擧를 延期하는 等 權威主義의 傾向도 世界 곳곳에서 나타났다. 代表的 事例인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는 4月 3日 選擧에서 壓勝하며 5線 總理가 돼 威勢를 誇示했다.

    特히 中國과 러시아 等 샤프 파워(sharp power)가 미치는 影響에 對한 憂慮가 커지고 있다. 샤프 파워는 軍事力, 經濟力 같은 ‘하드 파워’나 文化的 힘인 ‘소프트 파워’와 달리 비밀스럽게 影響力을 行使하는 方式을 뜻한다. 陰性 資金이나 經濟的 影響力 或은 스파이 等을 動員해 비밀스럽게 相對國을 壓迫해 自國 意圖대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權威主義 政府가 隱密하게 펼치는 情報戰이나 이데올로기 戰爭 等이 代表的 例다.

    民主主義 硏究의 權威者인 스탠퍼드대의 래리 다이아몬드 敎授는 그의 著書 ‘不吉한 影響(Ill Winds)’에서 美國을 비롯한 自由民主主義 陣營이 中·러의 샤프 파워를 막지 못하면 民主主義의 未來는 어둡다고 警告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6年 美國 大選에 介入하면서 샤프 파워를 誇示했다. 過去 獨逸의 파시즘(郵)과 蘇聯의 볼셰비즘(左)李 自由民主主義와 國際秩序를 破壞했다면 只今은 中·러가 行使하는 샤프 파워가 글로벌 民主主義에 威脅으로 作動한다. 이런 渦中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侵攻이 이뤄졌다.

    世界化 時代의 終焉

    이番 侵攻이 世界化 時代의 終焉을 알리는 事件이라는 主張도 힘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는 4月 8日子 칼럼에서 “世界化는 끝났다(globalization is over)”고 宣言했다. 冷戰이 終熄된 以後 1990年代 美國 主導의 글로벌리제이션으로 世界는 마치 하나의 地球村이 되는 듯싶었다. 韓國도 金永三 政府의 世界化 政策으로 글로벌 흐름에 同參했다. 新自由主義的 글로벌化가 한창이던 2001年 發生한 9·11테러는 매우 衝擊的이었고, 이라크戰爭으로 이어졌지만 國際秩序를 바꿀 만한 事件은 아니었다.

    只今은 狀況이 훨씬 더 深刻하다. 民主主義의 後退와 함께 世界 곳곳에서 貿易障壁이 높아지고 있다. 美國을 비롯한 西歐社會에서도 反(反)移民 情緖가 廣範圍하게 퍼졌다. 美國의 트럼피즘이나 英國의 브렉시트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象徵하는 事件이다. 팬데믹으로 供給網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國家 間 貿易障壁이 높아져 去來價 막히고 物價가 출렁이면서 많은 國家가 인플레이션에 呻吟하고 있다. 貿易 依存度가 높은 韓國에 주는 衝擊은 더욱 크다. 他國에 對한 依存度를 줄이려고 하면 世界化와 反對 現象이 벌어진다.

    이에 便乘해 國粹主義를 내세운 포퓰리스트 리더들이 得勢하고 있다. 21世紀 포퓰리스트의 特徵은 半(反)旣得權, 半(反)多元主義다. 中·러는 글로벌 次元에서 포퓰리스트(反旣得權-反西歐, 反多元主義) 리더가 되고 있다. 韓半島가 冷戰의 첫 試驗臺였듯이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對決 構圖(民主主義 對 權威主義)의 첫 試驗臺가 될지도 모른다는 警告音이 나온다.

    美國과 유럽聯合(EU)의 强力한 對러 制裁는 이러한 切迫함을 反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侵攻 後 유엔 安全保障理事會가 힘을 못 쓰자 美國은 유럽聯合과 共助해 對러 制裁를 斷行했다. 侵攻 이틀 만에 러시아 銀行을 國際銀行間決濟시스템(SWIFT)에서 排除했다. 바이든 大統領이 “歷史的으로 가장 廣範圍하고 强力한 制裁”라고 했을 程度로 威力이 큰 ‘衝擊과 恐怖(shock and awe)’式 制裁가 軍事作戰처럼 迅速하게 이뤄졌다. 1兆 달러 以上의 러시아 資産이 凍結됐고 루블貨는 暴落했다. 世界 11位 經濟國이 破産 危機에 내몰릴 程度로 波及力이 크다. 애플, 구글, 液손모빌, 맥도널드 等 300餘 個의 글로벌 企業이 러시아에서 撤收했다. 얼마 前 만난 구글의 한 高位 官吏는 筆者에게 “戰爭이 끝나도 구글이 다시 러시아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斷言했다.

    國際社會의 超强力 對러 制裁와 우크라이나 支援은 젤렌스키를 中心으로 한 우크라이나人들의 反러 抗戰을 북돋는 役割을 했다. 獨裁者 푸틴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人들을 돕자는 國際 輿論도 거세지고 있다.

    中華主義의 復活?

    우크라이나 侵攻은 美國의 對外政策에도 큰 影響을 미치고 있다. 조 바이든 行政府의 政策 基調인 印度·太平洋 戰略은 日本·濠洲·印度를 軸으로 한 쿼드(QUAD)를 통해 中國의 負傷을 牽制하는 데 있다. 올 初까지만 해도 美國 朝野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侵攻보다 中國의 臺灣 侵攻 與否에 觸角을 곤두세웠다. 바이든 行政府가 國內外 輿論의 叱咤에도 迅速히 아프간 撤收를 敢行한 裏面에는 印度·太平洋 戰略에 集中하자는 意圖가 담겨 있다. 美國으로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侵攻으로 多少 疏遠했던 유럽과의 連帶가 두터워진 것은 所得일지 몰라도, 이젠 中國과 러시아를 함께 相對해야 해 負擔이 더 커졌다. 쿼드의 核心인 印度가 對러 制裁에 積極 同參하지 않는 點도 美國으로선 神經 쓰이는 대목이다.

    푸틴이 蘇聯 帝國의 再建을 꿈꾼다면 中國의 시진핑은 中華主義의 復活을 꿈꾼다. 홍콩을 ‘中國化’한 데 이어 臺灣마저 武力으로 吸收할지 모른다는 憂慮가 커지는 理由다. 中國이 野心滿滿하게 主導하는 一對一로(一帶一路)에는 單純한 經濟協力을 넘어 經濟 支援을 고리로 새로운 國際 블록을 形成하려는 意圖가 짙게 깔려 있다. 美·中 間에는 貿易 葛藤을 넘어 하이테크 分野를 中心으로 디커플링이 加速化하고 있으며, 美國은 이에 맞서 經濟安保化를 推進하고 있다. ‘印度·太平洋 經濟 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IPEF)’는 이러한 美國의 戰略을 反映한 것이다.

    中國이 아직은 러시아와 느슨한 協力을 하고 있지만, 글로벌 포퓰리스트의 리더인 푸틴과 시진핑이 손을 잡고 國際秩序의 再編을 노릴 수도 있다. 여기에 또 다른 포퓰리스트人 引渡의 모디 總理도 美國과 유럽聯合의 對러 制裁에 同參하지 않고 距離두기를 하면서 價格이 下落한 러시아産 原油를 積極 輸入하는 等 模糊한 立場을 取하고 있다.

    러시아 侵攻 以後 유럽에서는 러시아에 過度하게 依存하는 에너지에 對한 危機感뿐 아니라 ‘中國發(發) 安保 危機論’도 高調되고 있다. 유럽과 中國은 그동안 腎臟·위구르 人權彈壓과 中國 技術에 對한 禁輸 措置 等으로 여러 次例 葛藤을 빚으면서도 基本的으로 經濟的 友好 關係를 維持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侵攻을 契機로 中國을 바라보는 유럽의 視線도 크게 달라졌다. 러시아에 友好的인 中國에 對한 높은 經濟 依存度가 持續되는 限 러시아뿐 아니라 中國도 유럽에 致命的인 匕首(匕首)가 될 수 있다는 憂慮가 獨逸을 비롯한 유럽에서 커지고 있다. 러시아 駐在 美國 大使를 지낸 바 있는 同僚 敎授 마이클 맥폴(Michael McFaul)은 이番 戰爭에서 누가 이기는가 하는 것은 自由主義 國際秩序의 未來에 매우 重要하다고 力說하고 있다. 萬一 러시아가 勝利하면 中國의 臺灣 侵攻에 對한 誘惑은 더욱 커질 테고 現 國際秩序는 커다란 變曲點을 맞을 것이란 主張이다.

    韓國도 우크라이나 侵攻을 먼발치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선 안 된다. 이番 戰爭의 結果가 韓國에 미치는 波及效果가 생각보다 빠르고 크게 나타날 수 있다. 國際秩序가 急變할지 모르는 狀況에서 戰略的 模糊性이나 無關心은 매우 危險하다. 最近 5年間 文在寅 政府에서 나타났던 戰略的 模糊性과 對北 一邊倒의 外交安保政策은 韓國을 國際社會로부터 고립시키는 結果를 낳았다. 더구나 우크라이나 侵攻은 國際政治에서 價値와 規範이 重要하다는 點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한 國家의 國民이 自身들의 삶과 未來를 決定하는 自決權은 國際社會가 認定하는 根本 價値이자 規範이다. 이를 强大國이 武力으로 짓밟는 帝國主義的 行態는 絶對 默認하거나 容納해서는 안 된다.

    ‘核心 利益’에 對한 合意 必要하다

    安保와 經濟를 分離했던 ‘안미경中’의 패러다임은 壽命을 다했다. 價値 連帶에 對한 深刻한 苦悶을 할 때가 됐다. 經濟的 理解가 重要하더라고 이를 넘어서는 더 根本的인 價値와 體制, 이른바 ‘核心 利益’에 對한 合意가 必要하다. 젊은 層을 中心으로 일고 있는 反中 情緖는 半自由主義的이고 權威主義的인 中國에 對한 拒否感에 起因한다. 韓國의 未來世代는 權威主義가 아닌 自由 陣營에 서길 願하는 것이다. 이러한 反中 情緖는 글로벌 흐름이기도 하다. 2021年 퓨리서치센터가 全 世界的으로 實施한 設問調査를 보면 日本(88%), 스웨덴(85%), 濠洲(78%), 美國(76%), 英國(74%), 獨逸(71%) 等 17個 先進國에서 中國에 對한 反感이 史上 最高를 記錄했다. 韓國도 77%로 史上 最高値였다.

    對北政策에서도 南北關係의 特殊性을 지나치게 强調하거나 北·美間 運轉者/仲裁者라는 幻想은 버려야 한다. 러·中·北의 權威主義 對 美·유럽·韓 自由 陣營 間 對決이라는 國際關係의 큰 틀 속에서 對北政策도 펴야 한다. 美國과 유럽 間 安保協力이 强化되는 狀況에서 韓國도 유럽과의 關係를 强化해야 한다. 尹錫悅 大統領이 當選人 時節 美國·日本에 이어 유럽에 特使團을 派遣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韓美同盟 亦是 權威主義에 맞서는 民主主義 陣營과의 폭넓은 關係 强化로 이어져야 한다.

    泮中路線을 闡明하거나 北韓을 괜스레 刺戟할 必要는 없다. 그러나 韓國도 國際社會에서 尊重받는 普遍 價値 卽 民主主義와 人權, 主權, 國際規範에 對한 遵守 意志를 더욱 분명하게 闡明해야 한다. 勿論 大衆關係에 있어 經濟 等 現實的 利益 때문에 苦悶이 깊어질 수 있고, 南北關係의 特殊性 亦是 마냥 無視할 수 없다는 點은 어려운 課題다. 하지만 다른 나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1945年 以後 自由民主主義 國際秩序下에서 惠澤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 中 하나가 韓國이다. 이젠 韓國이 民主的 規範과 秩序를 維持하는 데 寄與할 次例다. 無賃乘車란 없다. 世界 10位圈 先進國의 義務도 있다. 民主主義가 權威主義에 敗하면 韓國의 未來도 없다. 美國 內 知識人이나 政策 擔當者들은 우크라이나 侵攻이 韓國의 對外戰略에 어떤 影響을 미칠지 銳意 注視하고 있다. 權威主義 勢力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民主主義 陣營을 支援하길 바라는 心情일 것이다.

    歷史의 敎訓

    1990년 12월 14일 노태우 당시 대통령(왼쪽)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모스크바 선언’에 서명하고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중국과 소련 등 공산국가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이른바 북방외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동아DB]

    1990年 12月 14日 노태우 當時 大統領(왼쪽)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蘇聯 大統領이 ‘모스크바 宣言’에 署名하고 있다. 當時 盧 大統領은 中國과 蘇聯 等 共産國家와의 關係 正常化를 推進하는 이른바 北方外交 政策을 積極的으로 推進했다. [東亞DB]

    우크라이나 侵攻을 보면서 淸日, 러日, 6·25戰爭으로 點綴된 近代 韓國의 쓰라린 經驗이 포개진다. 그럼에도 屈하지 않고 오늘의 韓國을 이룬 자랑스러운 歷史도 오버랩된다. 19世紀 末 國際 情勢의 變化를 제대로 읽지 못해 植民地로 轉落한 歷史, 1945年 分斷의 混亂 속에서 共産主義가 아닌 自由陣營을 選擇해 오늘의 韓國을 이뤄낸 底力, 1991年 冷戰이 終熄된 以後 北方政策을 통해 韓半島의 平和를 構築한 經驗이 떠오른다. 1945年과 1991年 以後 再編된 國際秩序 속에서 올바른 方向舵를 잡는 데 決定的 役割을 했던 李承晩·노태우 政府가 保守 陣營이라는 點은 特히 興味롭다.

    19世紀末 帝國主義가 氣勝을 부리자 朝鮮의 리더와 知識人은 大體로 3그룹으로 나누어졌다. 첫째는 서재필·李承晩 等으로 대표되는 ‘文明開化論’으로 西歐 文物을 積極 받아들여 近代的 改革에 나서자는 主張이다. 두 番째는 日本·中國 等 周邊 아시아國과 聯合해 西歐 帝國主義를 몰아내자는 ‘아시아 連帶論’으로 安重根의 ‘東洋平和論’도 여기에 屬한다. 마지막으로 신채호·박은식으로 대표되는 ‘民族主義論’이 있다.

    하지만 國論은 사분오열됐고 近代的 改革에 失敗한 朝鮮은 日本의 植民地로 轉落했다. 서재필·李承晩은 故國을 떠나 美國으로 갔다. 日本의 背信에 鬱憤을 吐하던 安重根은 ‘아시아 連帶論’의 代表 格인 이토 히로부미를 暗殺했다. 民族主義論은 李光洙 等에 依해 改良主義로 變貌했고 結局 申采浩는 아나키스트로 變身했다. 地政學的 變化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改革에 失敗했던 指導者와 나라의 運命을 잘 보여주는 事例다.

    1945年 日本의 敗亡과 함께 韓半島는 또다시 激浪의 波濤에 휩쓸렸다. 植民 支配에서 解放된 韓半島는 强大國의 利害關係에 依해 南北으로 分斷됐다. 光復 後의 混亂과 6·25戰爭으로 엄청난 人命 被害를 겪었다. 國際秩序가 冷戰構圖로 急變하는 時期에 共産 陣營에 선 北韓과 달리 多幸히 南韓은 自由 陣營을 擇했다. 아이러니하게도 當時 國內 情勢에 가장 어두웠던 李承晩은 國際 情勢에 가장 밝은 指導者였고, 韓國이 自由 陣營에 屬하는 데 決定的 役割을 했다. 萬一 共産國家가 됐다면 現在의 모습은 어떠했을지는 想像만 해도 끔찍하다. 獨裁로 얼룩진 否定的 評價에도 不拘하고 國際 情勢의 흐름을 읽었던 李承晩의 慧眼은 認定해야 한다.

    尹錫悅號가 마주한 두 個의 强風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3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尹錫悅 大統領이 當選人 時節인 3月 11日 서울 汝矣島 國民의힘 黨舍에 마련된 當選人 事務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駐韓美國大使代理를 接見하고 있다. [寫眞共同取材團]

    1990年代에 冷戰構圖가 解體되면서 韓國은 또다시 國際秩序의 變曲點을 맞게 됐다. 1989年에 생각지도 못하게 베를린 障壁이 무너졌고, 1991年 蘇聯이 解體됐다. 旣存의 國際秩序가 빠르게 解體되는 混亂 속에서 노태우 政府는 歷史的 機會를 놓치지 않았다. 1990年 한·蘇 修交, 1991年 南北韓 유엔 同時 加入, 1992年 한·中 修交가 숨 가쁘게 이어졌다. 一部 保守層의 反撥을 무릅쓰고 果敢한 北方政策을 통해 韓半島의 平和를 構築하고 持續的인 發展을 이룩할 기틀을 마련했다. 어쩌면 中·러에 依해 國際 情勢가 搖動치는 只今이 이들과의 關係를 再正立하는 新北方政策이 必要한 時點인지도 모른다. 勿論 新北方政策의 核心은 權威主義에 맞서는 民主主義 連帶에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侵攻이 일으킨 회오리바람이 어떤 方向으로 歸結될지는 正確히 豫測하기 어렵다. 現在로선 잔잔한 美風으로 그치기보다는 颱風으로 變할 可能性이 크지만, 그 方向과 强度를 미리 豫斷하기는 쉽지 않다. 분명한 點은 旣存의 國際規範과 秩序가 그대로 維持되지는 않을 것이고, 韓國에 미치는 影響 亦是 적지 않을 것이란 點이다.

    이미 韓國은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颱風의 눈 속에 있으면 그 威力을 잘 보지 못하다 지나간 後에야 被害를 痛感하는 것처럼 말이다. 몇 年 後에는 皮膚로 體感하겠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막 出港한 尹錫悅號는 두 個의 强風을 同時에 마주하게 됐다. 먼저 지난달 칼럼에서 指摘했던 대로 韓國 民主主義를 强打하고 있는 對內的 바람이다. 또 이番 칼럼에서 敍述했듯 韓半島를 비롯한 國際秩序를 强打하는 對外的 바람도 있다. 둘 다 엄청난 挑戰이다. 歷史의 偶然인가. 이番을 包含해 外部에서 發生한 세 次例의 强風은 共히 保守 政府에서 猛威를 떨치고 있다. 尹錫悅 政府가 悲壯한 覺悟로 韓國號의 키를 똑바로 잡아야 할 理由다. 危機를 機會로 만들었던 李承晩·노태우 政府처럼, 暴風을 헤치고 順航하는 政府가 되길 懇曲히 바란다.


    신기욱
    ● 연세대 社會學科 卒業, 美國 워싱턴代 社會學 席·博士
    ● 美國 아이오와대, UCLA 敎授
    ● 現 美國 스탠퍼드대 社會學科 敎授 및 아시아·太平洋硏究所長
    ● 著書 : ‘슈퍼피셜 코리아: 華麗한 韓國의 貧困한 風景’ ‘韓國 民族主義의 系譜와 政治’ ‘하나의 同盟, 두 個의 렌즈’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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