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G’는 와인甁 코르크 뚜껑을 빼내는 道具이다. 斷髮머리에 목이 길고 優雅한 드레스를 입은 女子의 모습인데, 얌전하고 다소곳하게 서 있다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접었다 하면서 코르크를 빼낸다. 그 모습이 무척 익살스럽고 귀엽다. 알레시라는 이탈리아의 디자인 브랜드에서 限定 出市했던 ‘안나G’는 世界的으로 큰 話題가 되었고 아직까지도 많이 팔린다.

이 製品을 디자인한 사람은 알레산드로 멘디니라는 이탈리아의 建築家이자 製品 디자이너이다. 華麗하고 익살맞으며 感覺的인 그의 디자인은 우리나라 傳統 民畫나 조각褓 디자인처럼 다양한 色들이 果敢하게 섞여 있다. 色뿐 아니라 比例나 材料의 連結도 무척 果敢하다. 그는 ‘카사벨라’ ‘모도’ ‘도무스’ 等 藝術雜誌의 編輯에도 參與하며 이탈리아와 포스트모던, 急進的 디자인의 發展에 重要한 役割을 했다.

20世紀 初 産業革命의 餘波와 여러 가지 技術의 發達로 大量生産이 可能해졌고 모든 것을 量産할 수 있게 됐다. 人類의 오랜 꿈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그에 對한 反感으로 아트 앤드 크래프트 運動이 일어난다. 工藝家이자 詩人인 윌리엄 모리스는 다시 手工藝로 돌아가자며 生産의 거룩함과 嚴肅함이 排除되는 勞動에 反旗를 들었다.

이렇게 始作된 현대의 디자인 運動은 對立的 構圖를 反復했다. 20世紀 初 딱딱하고 直線的이며 單純하고 節制된 모더니즘의 時代가 지나며 부드러운 曲線과 다양한 色相이 複合된 形態의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이 浮刻됐다. 마치 요즘 인테리어에서 華麗한 照明과 强烈한 色相의 家電製品, 그리고 曲線型 인테리어가 流行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脈絡이다.

알록달록하고 童話的이며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模樣. 單純한 要素의 反復的 羅列과 어울리지 않는 色相과 模樣의 衝突. 歷史的 樣式의 借用과 消費的인 裝飾의 濫用. 그래서 오히려 페이소스가 스며들도록 하는 戰略은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하다.

이는 바로 이탈리아를 中心으로 1980年代에 活動했던 ‘멤피스 그룹’의 作業 傾向이다. 멤피스 그룹은 建築家 에토레 소트사스가 1981年 디자인의 未來를 論議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탈리아 밀라노를 根據地로 活動하는 젊은 디자이너와 建築家들이 멤버로 모여 디자인 運動을 벌였다.

소트사스는 세라믹, 繪畫, 彫刻, 家具, 寫眞, 保釋, 建築, 인테리어 디자인 等 多樣한 分野에서 活動했다. 그는 事務用 裝備를 設計하면서 事務機器를 大衆文化의 領域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그가 1969年 發表한 打字機 ‘밸런타인’은 20世紀 디자인의 里程標로 評價받는다.

멤피스라는 이름은 古代 이집트 都市나 엘비스 프레슬리가 活動했던 美國 都市와는 全혀 相關이 없다. 그룹 멤버들이 첫 모임을 가졌던 1980年 12月 11日 저녁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밥 딜런의 ‘Stuck Inside of Mobile with the Memphis Blues Again(自動車 안에 갇혀 멤피스 블루스를 다시 듣다)’라는 노래에서 본떴다. 1917年生인 소트사스는 멤피스 그룹을 만들 무렵 60代로 젊은 稚氣를 부릴 年輩는 아니었다. 하지만 멤피스 그룹의 向後 行步가 느껴지는 作名임은 分明하다.

이들은 美國의 都市이자 古代 이집트의 首都를 象徵하는 ‘멤피스’라는 이름이 지닌 曖昧性을 活用해 模糊한 디자인 哲學을 表現하고 象徵化했다. 特히 소트사스의 境遇 中産層의 趣向, 第3世界와 東洋의 傳統, 때 묻지 않은 自然에 큰 關心을 보였다.

根據나 一貫性, 比例에 對한 尊重 없이 感覺的으로 즐겁게 만드는 멤피스 그룹의 作業은 機能成果 效率을 重視했던 現代 디자인에 對한 反抗처럼 보인다. 이들은 人間的이고 情緖的인 側面의 回復을 追求하며 가벼운 느낌의 코팅 플라스틱과 테라초 같은 材料를 主로 使用했다.

비록 이들 그룹은 1987年에 解體했지만 1980年代 中盤 以後 擡頭된 포스트모더니즘과 影響을 주고받았다. 以後 마이클 그레이브스, 한스 홀라인, 이소자키 아라타 等 포스트모더니즘 建築家들은 過去의 引用으로 가득한 華麗하고 多少 소란스러운 建築物들을 設計한다.

現代的이고 抽象的인 藝術 作品을 展示하는 네덜란드 흐로닝어르 博物館은 멘디니와 필리프 스타르크, 쿠프 히멜블라우가 디자인한 3個의 主要 派빌리온으로 構成되어 있다. 노란 四角形 매스(덩어리)와 底層部 사다리꼴 매스의 內部와 外部를 멘디니가 設計했다. 外棺에는 프랑스 點描 畫家 폴 시냐크의 作品을 모티브로 反復된 文樣을 프린트했는데, 視覺藝術을 인테리어에 담아낸 셈이다. 그 위로 이어지는 2個 層의 들쑥날쑥한 鋼板과 琉璃로 된 解體主義 性向의 매스는 쿠프 히멜블라우가 設計했다. 陶瓷器 컬렉션이 있는 圓形의 매스는 스타르크의 作品이다.

展示 컬렉션의 種類를 外部에서도 그대로 認識하도록 設計한 奇妙한 形態의 이 建物은 다양한 메시지를 直說的으로 傳達하고자 한 멤피스 그룹의 디자인 哲學과도 一脈相通한다. 極限의 對立을 보였던 政治 理念이 稀釋되기 始作한 20世紀 말의 雰圍氣를 보여주듯, 자유롭고 다양하면서 輕快한 모습도 담고 있다.




임형남·노은주 가온建築 代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