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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新春文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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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만든 집


윤성희(26)

부엌 窓으로 달빛이 어렴풋이 들어온다. 옆집 屋上에 볼품없이 솟아 있는 굴뚝이 달빛에 비춰 부엌 쪽으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나는 그 그림자의 끝을 바라본다. 그림자 끝이 電子밥솥의 그림자와 한데 어우러진다. 電子밥솥에서 保溫을 알리는 불빛이 깜빡거리고, 나는 그 불빛 週期에 맞춰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다. 다섯 番 程度 숨쉬는 사이에 冷藏庫 모터소리가 한番씩 끼여든다. 나는 몸을 오른쪽으로 움직여 한쪽 귀를 冷藏庫에 바짝 댄다. 冷藏庫의 흔들림이 心臟으로 傳해진다.

안房에서 아버지의 마른 기침소리가 들린다. 冷藏庫가 조용해지고, 窓에 드리운 그림자가 조금 흔들리는 것 같다. 나는 일어나 窓 쪽으로 걸어간다. 옆집 屋上에 우뚝 서 있는 굴뚝이 사람처럼 보인다. 그 굴뚝이 우리 집을 넘겨다보는 것 같아 가슴 한끝이 暫時 섬뜩해진다. 무엇에 쓰였을지 모를 나무 조각들과 門짝 떨어져나간 弄이 보이고 그 위로 가지만 남은 葡萄넝쿨이 볼품없이 엉겨 있다.

또 한番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집안을 울린다. 그 소리를 이기려는 듯, 冷藏庫가 크게 윙 하고 울린다. 소리의 間隔이 漸漸 빨라지고 있다. 나는 몸을 돌려 부엌을 둘러본다. 窓門은 닫혀 있지만 어디선지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다. 개수桶 안에는 며칠째 쌓아놓은 설거지 距離가 가득하다. 맨 위에 있는 접시를 건드리면 와르르 무너져 모두 깨져버릴 것 같다. 어둠 속에서 나는 그 접시들을 헤아려본다. 鷄卵 프라이를 담은 그릇 때문에 개수桶 周邊은 기름으로 얼룩졌을 것이고, 김치찌개를 끊였던 냄비는 가장자리가 새까맣게 타 있을 것이다.

등뒤에서 조심스럽게 門여는 소리가 들린다. 천천히 門고리를 비틀고 숨죽이며 房門을 미는 오빠의 動作이 보이는 듯 하다. 門에서는 쇳소리가 난다. 오빠는 每番 그 소리에 놀란다. 그토록 注意를 기울이는데도 소리가 난다는 事實이 오빠는 혼란스러운 것이다.

"왜, 化粧室 가려고?"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면서 말을 한다. 오빠는 自身 때문에 내가 깼다고 생각하는지 對答代身 머리를 긁적인다. 그리고는 가랑이 사이에 한 손을 끼운 채 化粧室 門을 열고 들어간다. 化粧室 門은 뒤틀려 아귀가 맞지 않는다. 그 틈으로 오줌소리가 새어나온다. 그 소리에 바람이 느껴진다. 나는 몸을 움츠린다. 四方이 뚫린 곳에 홀로 서 있는 氣分이 든다.

"추워"

化粧室에서 나온 오빠는 몸을 웅크리며 말한다. 나는 房門을 열어주며 오빠에게 자면 따뜻해질 거라고 對答한다. 房門을 열자 아까 느꼈던 寒氣를 조금은 녹여줄 수 있을 程度의 溫氣가 느껴진다. 아버지 깨지 않도록 操心해서 들어가. 오빠는 내 목소리에 귀가 간지러운지 얼굴을 한쪽으로 흔든다. 나는 보일러 溫度를 조금 올리고, 부엌에 펼쳐 논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꽁치 조림 냄새가 좁은 부엌에 그득하다. 불을 줄이고 냄비 뚜껑을 조금 열어놓는다. 그 사이 오빠를 깨워서 化粧室로 디밀고 재빨리 이불을 갠다. 눈을 크게 뜨고 나의 行動을 보고 있는 아버지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고 목을 꾸벅댄다. 가스레인지에 데운 물을 대야에 담아 房으로 가지고 오자 아버지는 壁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다. 아직은 쓸 수 있는 왼쪽 팔 德分이다. 나는 물手巾으로 얼굴을 닦아드린다. 그 사이 부엌으로 달려가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고, 다시 房으로 와서 목과 팔을 꼼꼼히 닦는다. 주먹을 꼭 쥐고 있는 오른손 손바닥은 그대로 놔둔 채.

"나 카레, 카레 먹고 싶어"

오빠는 숟가락을 흔들면서 말한다. 나는 오빠의 말을 못 들은 척 하며 콩나물국과 꽁치 한 토막을 아버지 앞으로 디민다. 꽁치를 아버지 밥그릇에 올려놓으며 날이 쌀쌀해졌어요, 라고 말한다. 아버지는 아무 대꾸 없이 소처럼 천천히 밥알을 씹는다. 그 사이 오빠는 콩나물을 꺼내서 밥床 위에 올려놓고는 장난을 친다. 콩나물 줄기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模樣을 만들어놓고 오빠는 좋아한다.

부엌 窓門을 열고 옆집 屋上으로 먹다 남은 꽁치 한 토막을 던진다. 고양이들이 그 냄새를 맡고 달려나온다. 지난 달, 어미 고양이는 滿朔이 되어 옆집 屋上으로 移徙를 왔다. 門짝 떨어져나간 弄이 그의 잠자리가 되어주었고, 바닥에 뒹구는 落葉들이 그의 親舊가 되어주었다. 어미 고양이는 그곳에서 털 色깔이 똑같은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다섯 마리의 새끼들이 屋上 위를 걸어 다니는 것을 본 날, 나는 슈퍼마켓에서 꽁치 桶조림을 사왔다.

개수桶에 아침에 먹은 빈 그릇들을 담가둘 틈이 없다. 나는 그릇 두 個와 숟가락 두 個를 물에 대충 헹군 다음 다시 床위에 놓고는, 나머지 그릇들을 싱크臺 한쪽에 내려놓는다. 그릇을 싱크臺에 내려놓는 瞬間, 개미들이 右往左往 퍼져나간다. 나는 다시 그릇을 들어 싱크臺를 본다. 銅錢 만한 크기의 얼룩 周圍로 개미들이 모여 있다. 나는 손으로 얼룩을 만져본다. 끈끈하다. 개미들을 손가락으로 꾹 누른다.

콩나물국을 다시 퍼 놓고, 김치도 조금 덜어 床위에 놓는다. 밥은 밥桶에 있어. 알았지. 오빠는 응, 對答한다. 손가락에 붙어 있던 개미가 콩나물국으로 떨어진다. 가스레인지의 中間밸브를 잠그고 오빠에게 불장난하지 말 것을 여러番 當付한다. 아침마다 反復하는 내 잔소리에도 오빠는 짜증 한番 내지 않는다. 나는 限없이 착한 表情을 짓고 있는 오빠의 表情을 보기 싫어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고양이들이 生鮮을 먹고 있는지 보기 爲해, 발뒤꿈치를 들어 屋上을 내다본다. 나는 입술에 침을 바른 後, 모기帳에 입을 바투 대고는 야옹, 야옹 소리를 낸다. 야옹. 고양이들이 가느다랗게 對答을 한다. 오빠는 그 소리에 놀란 듯 나를 쳐다본다. 나는 오빠에게 옆집 屋上을 볼 수 있게 자리를 비켜준다. 오빠는 내가 했던 것처럼 窓밖을 向해 소리를 낸다. 내가 냈던 소리보다 더 크게.

"야옹, 야옹."



내가 일하고 있는 複寫가게는 이 都市 唯一한 綜合大學의 正門에 位置해 있다. 社長은 自身의 가게가 이 大學만큼 오래되었다는 事實을 矜持로 삼고 있다. 印刷所로 始作한 社長은 한쪽에 複寫機械를 들여놓고 아들에게 代를 잇게 했으며, 그 아들이 말없이 自身의 家業을 이어준 것이 自身 삶에 있어서 가장 큰 成功이라고 여기는 사람이었다. 아들이 이 가게에 出勤하자 社長은 오랫동안 앓아왔던 胃臟病이 낳았다고 했다.

나는 오늘 午前까지 해주기로 한 冊을 펼쳐든다. 붉은 甓돌로 지어진 2層집이 表紙에 보인다. 하늘을 向해 뻗은 지붕이 雄壯하다. 옆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가 그 집 지붕위로 그늘을 만든다. 나는 350페이지 冊을 複寫하면서 350番 그 집을 본다. 처음에는 집 全體를 보다 100페이지, 200페이지 넘어가면서 눈길이 구석으로 向한다. 大門에서 玄關까지 向하는 길에 놓인 자갈들과 작은 꽃나무들을 본다. 커다란 나무 밑에 그네를 매달면 좋을 텐데. 玄關에 새집을 닮은 郵便函을 만들면 어떨까. 나는 그 집을 부수고, 다시 짓기를 反復한다.

複寫機가 作動할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빛에 눈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맺힌다. 나는 그 빛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빛은 暫時동안 나를 낯선 世界로 이끌어준다. 나는 複寫를 하면서도 빛에 눈을 찡그리지 않으려 애쓴다. 매캐한 空氣가 감도는 乾燥한 複寫室에서 견딜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빛 德分이다. 처음 複寫 일을 始作했을 때에는 종이사이로 새어 나오는 이 빛을 暫時도 쳐다보지 못했다. 그래서 一一이 複寫機의 뚜껑을 닫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일은 더뎌질 수밖에 없었고, 社長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빛에 따스한 熱氣가 있다는 事實을 알게 되었다. 빛이 오른쪽 눈을 지나 왼쪽 눈으로 옮겨질 때 느껴지는 熱氣가 좋아지기 始作하면서, 複寫하는 일이 재미있게 여겨졌다.

"來年에는 復學해야죠?"

등을 맞대고 일하는 社長 아들이 내게 묻는다. 두 臺의 複寫機는 서로 등을 맞대고 일할 수 있게끔 設置되어 있다. 둘이 일할 때에는 서로 등이 부딪쳐 不便하기도 하지만, 혼자 일할 때에는 더없이 좋은 構造이다. 몸만 돌리면 두 臺를 同時에 使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열 페이지를 複寫할 동안 二十 페이지는 넘게 複寫를 하는 그의 팔놀림이 왼쪽 어깨에 傳해진다. 나는 내 팔이 그의 허리에 달까봐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무슨 科라고 했죠?"

나는 뒤돌아 연신 複寫機의 草綠色 단추를 누르는 그의 팔을 바라본다. 토시 안에 감춰져 있는 팔뚝의 筋肉이 보이는 듯 하다. 나는 社長 아들이 물어볼 境遇를 對備해서 敎授들 이름까지 외우고 있는 科 이름을 댄다.

"經營學科요."

"그래요."

社長 아들은 더 以上 말이 없다. 複寫機가 돌아가는 소리가 좁은 가게 안에 搖亂하게 들린다. 나는 經營學科라 女子 親舊들이 別로 없을뿐더러 일찍 休學을 해서 더더욱 아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準備해두었지만 말하지 못한다. 그래요, 라고 말하는 그의 말套에는 어떤 궁금症도 담겨져 있지 않았다. 그가 조금만 더 높은 抑揚으로 그래요, 라고 해주었더라면 準備해두었던 말들을 했을 것이다. 經營學科는 適性에 안 맞았으며, 敎授님들은 하나 같이 고루했다고. 나는 침을 삼킨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들을 가슴속으로 다시 디민다.

點心時間이 되자 나는 學校 構內食堂으로 向한다. 食堂을 들어서자 뿌연 안개가 앞을 막는다. 나는 서리 낀 眼鏡을 닦으며 背囊을 맨 男學生 뒤에 줄을 선다. 키가 큰 그 學生이 움직일 때마다 背囊이 내 얼굴에 닿는다. 背囊에는 이 學校 로고가 찍혀 있다. 가만히 보니 그 앞에 서 있는 學生도 내 뒤에 서 있는 學生도 똑같은 背囊을 메고 있다. 色깔만 다를 뿐, 모두 같은 背囊을 메고 있다. 저, 이 가방 어디서 사요. 나는 앞에 서 있는 男學生에게 묻는다.

아무도 없는 빈 테이블로 가서 한 가운데 앉는다. 한 雙의 男女가 내 쪽으로 와서는 테이블에 食板을 내려놓는다. 그들이 막 앉으려고 할 때 다른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그들을 向해 손을 흔든다. 그들은 가방을 다시 메고는, 食板을 들고 그쪽 테이블로 옮겨간다. 그들이 간 後, 點心을 다 먹도록 아무도 내가 있는 테이블로 와서 앉지 않는다.

마지막 숟가락질을 마쳤을 때, 긴 머리를 한 女子가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는다. 女子는 點心을 먹는 代身 여러 卷의 冊을 펴들고는 노트에 무엇인가를 熱心히 적는다. 나는 일어서려다 말고 엉거주춤한 姿勢로 女子를 본다. 女子는 이따금 흘러내리는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손을 올리는 것 말고는 노트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나는 엉덩이를 조금 들고 女子의 노트를 바라본다. 내 눈길을 느꼈는지 女子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女子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微笑를 짓는다. 하지만 女子는 내 微笑를 보기도 前에 다시 고개를 숙여 冊으로 눈길을 돌린다.

學校 中央에 位置한 圖書館은 이 學校의 자랑거리이다. 이 都市는 勿論 이 近方 다른 都市에서도 이처럼 큰 圖書館을 가진 學校는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圖書館으로 向하면서 뒷주머니를 만져본다. 딱딱하다. 圖書館으로 들어갈 수 있는 唯一한 出入카드. 나는 뒷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四角形의 學生證을 꺼낸다. 入口에 서 있는 職員이 유난히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나는 카드를 얼굴에 대고 두어 番 흔들며 그에게 웃음을 보인다. 카드는 無事通過다. 잃어버린 學生이 아직 紛失申告를 안한 것이다.

自販機에서 커피를 뽑은 다음 閱覽室로 向한다. 바둑板에 올려진 바둑알처럼 사람들의 머리통이 秩序整然하게 놓여져 있다. 나는 몇 番을 기웃거린 다음 세 자리가 나란히 비어 있는 最適의 자리를 發見한다. 한 자리는 비어 있고, 나머지 두 자리는 主人이 자리를 비운 狀態다. 나는 그 가운데 앉아, 들고 온 커피를 내려놓는다. 半쯤 풀다 灣 問題들이 펼쳐져 있다. 局社 豫想問題集. 公務員이 되기 위해 새벽 6時에 집을 나서는 이 자리의 主人을 暫時 想像해본다. 期末考査 期間에도 公務員 準備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따분하다. 게다가 자리에는 局社 豫想問題集처럼 따분한 冊들만 놓여져 있다.

옆자리를 힐끔 넘겨본다. 冊床 위는 가지런히 整頓되어 있고 한쪽에는 冊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그 옆에는 3時까지는 자리를 비웁니다, 라고 仔詳하게 메모가 되어 있다. 자리 主人이 누군지 마음에 든다. 가끔 이렇게 親切한 學生이 있기도 하다. 3時까지 이 자리는 내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點心時間은 定해져 있다. 나는 옆자리의 冊들을 훑어본다. 草綠色의 하드커버가 눈에 들어온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재빨리 검指손가락으로 冊을 뽑는다. 나는 閱覽室을 나올 때까지 그 冊을 가방에 집어넣지 않는다. 元來 내 冊인 것처럼 엄지손가락과 검指손가락으로 들고는 앞뒤로 흔들면서 閱覽室을 나선다. 化粧室에 가서야 題目을 確認하고, 가방에 집어넣는다.



退勤길에 슈퍼마켓에 들른다. 洋파가 아직 남아 있는지 가늠을 해본다. 冷藏庫에 껍질을 벗겨 논 洋파가 있을 것이다. 나는 감자와 당근을 事故는 오빠를 위해 맵지 않은 카레가루를 고른다.

上에는 콩나물 줄기가 달라붙어 있다. 나는 손가락으로 上에 있는 콩나물 줄기들을 긁어낸다. 손톱사이로 고춧가루가 낀다. 오빠는 門地枋에 앉아서 레고 만들기에 熱中하고 있다. 오빠는 恒常 저 門地枋에 앉아 내 쪽으로 몸을 向하게 한다. 아버지에게 등을 보이고 앉는 것은 오빠의 오랜 習性이다. 아버지는 늘 부릅뜬 눈으로 오빠를 對했고, 오빠는 그 報復으로 아버지에게 등을 보이기 始作했다. 이제 아버지에게는 리모콘을 누를 힘밖에 없지만 오빠의 가슴에는 그 옛날 아버지 모습만이 남아 있어, 아직도 아버지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오빠는 바퀴가 세 個 달린 自動車를 들고 레고가 들어 있는 箱子를 뒤적인다. 쇠로 만들어진 둥근 箱子에 레고 조각들이 부딪치며 搖亂한 소리를 낸다. 그 소리가 시끄러운지 아버지는 TV 볼륨을 높인다. 오빠는 箱子를 뒤집어 레고 조각들을 바닥에 쏟는다. 좁은 부엌이 레고 조각들로 더 좁아진다.

"바퀴 하나가 없어졌어."

오빠는 흩어진 레고 조각들을 손으로 헤치면서 말한다. 그리곤 火가 나는지 바퀴가 세 個 달린 自動車를 휙 집어던진다. 自動車는 內 복사뼈를 맞추고, 조각들로 흩어진다. 눈물이 핑 돈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洋파를 썬다. 눈물이 洋파 위로 떨어지지만, 나는 洋파 써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反應을 보이지 않으면 오빠의 火는 今方 풀린다. 몇 個의 레고 조각을 집어던지는 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썰어 논 洋파를 버터에 볶고는, 감자와 당근을 썰어 같이 볶는다. 代身 다른 걸 만들면 되잖아. 집이라든지 뭐 그런거. 오빠가 潛潛해지자 나는 달래듯 말한다.

"나중에 바퀴 찾아줘야 해."

오빠는 던졌던 레고 조각들을 다시 주워모으며 말한다. 나는 對答하지 않고, 카레가루를 푼다.

움푹 패인 그릇에 밥을 푸고는 그 위에 카레를 붓는다. 그리고 부엌 窓門을 열고 그 아래 그릇을 내려놓는다. 窓門을 연 김에 옆집 屋上에 살펴본다.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뜨거운 김이 한풀 꺾인 다음 나는 床을 들고 房으로 간다. 오늘 저녁에는 카레를 했어요. 이미 냄새로 아버지는 알고 있을 터였다. 이미 알고 있는 事實들을 내가 다시 말하자 아버지는 얼굴을 찡그린다. 그 程度는 알고 있어. 아버지는 表情은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는 보고 있던 TV를 끄고는 숟가락을 든다. 食事할 때를 빼고 아버지의 왼손에는 늘 리모콘이 쥐어져 있다. 아버지는 고개를 숙여 입으로 바람을 낸다. 식혀왔어요. 내 말에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입을 문다. 집을 날리고 쓰러졌을 때, 아버지가 잃어버린 것은 손과 발뿐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15坪 아파트 傳貰金을 가지고 사라졌을 때, 아버지는 말門을 닫아버렸다. 하루에 한 두마디가 고작이고, 며칠 동안 한마디도 않을 때도 있다.

"고양이 ... 우는 소리가 ... 들려."

마지막 한 입을 우물거리면서 아버지는 혼잣소리처럼 중얼거린다. 네? 내 對答에 아버지는 더 以上 말이 없다. 아마 옆집 屋上에 있는 고양이 소리를 들은 模樣이다. 나는 아버지가 숟가락을 내려놓자마자 床을 들고 부엌으로 나온다. 나는 기름과 콩나물 국물과 꽁치 비린내가 한데 섞인 그릇들을 닦는다. 房에서 歌手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손이 시리다. 이제 찬물로 설거지를 하기엔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溫水가 나오지 않는다. 보일러는 作動하고 있지만 뜨거운 물은 나오지 않는다.

오빠는 부엌 바닥에 레고를 늘어놓고 만들기에 熱中이다. 넓은 레고로 바닥을 다지고 그 위에 조금 두꺼운 레고로 四角形의 틀을 만든다. 집이야? 오빠는 漫畫 主題歌를 흥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곤 무엇이 생각난 듯한 表情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아 참, 어떤 아저씨가 고양이 내쫓았다."

나는 窓門을 열고 屋上을 바라본다. 籠 속에도, 나무 조각들 틈에도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야옹, 야옹. 몇 番을 불러봐도 아무런 대꾸가 없다. 窓門을 닫자 어디선가 稀微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나는 다시 窓門을 열고 屋上을 내다본다. 如前히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꽁치 桶조림을 따서 한 토막을 窓 밖으로 던진다. 어디선가 稀微하게 울음소리는 들리는데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는다. 注意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程度로 가냘픈 소리이다. 冷藏庫 騷音에 가려 잘 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一旦 한番 소리를 듣고 나니, 그 소리는 漸漸 더 크게 들리기 始作한다.

어른거리를 굴뚝 그림자도 電子밥솥의 깜빡거리는 불빛도 神經이 쓰이지 않는다. 고양이 울음소리는 壁을 뚫고, 冷藏庫 騷音을 뚫고 내 귀로 들어온다. 나는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그 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神經을 곤두세운다. 누워서 時計를 본다. 3時 15分쯤. 바늘들이 모두 3時 方向에 있다. 나는 일어나 플래시를 찾는다. 窓門을 열자 기침이 난다. 까치발을 하고 플래시를 옆집 屋上에 비춘다. 어미 고양이도 다섯 마리의 새끼들도 보이지 않는다. 울음소리는 굴뚝 近處에서 들린다. 나는 싱크臺에 올라가 한발을 窓틀에 대고, 굴뚝 쪽에 플래시를 비춘다. 아무도 없다. 가늘게 떨고 있는 울음소리에는 懇切함이 배여 있다. 소리는 굴뚝 안에서 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請하는 哀切한 소리와, 가까이에서 들리는 듯하면서도 感이 멀게 느껴지는 것이 굴뚝이 틀림없다. 나는 窓門을 닫는다. 굴뚝으로 고양이가 떨어졌다면 어쩔 수 없다. 고양이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쓴다. 그리곤 冷藏庫에 얼굴을 바짝 갔다 댄다. 冷藏庫 돌아가는 소리에 맞추어서 數字를 세기 始作한다.



"宅의 굴뚝에 고양이가 갇힌 것 같아요."

男子는 對答 代身 어깨를 한番 으쓱한다. 充血된 눈을 男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고개를 들고는 男子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한番 말한다.

"굴뚝에 고양이가 갇혔어요. 밤새도록 울어서 한잠도 못 잤어요."

"神經쓰지 마세요. 굴뚝에 갇혔다면 못 꺼내요."

男子의 말套는 무뚝뚝하다. 角진 턱이 그 말套와 너무 잘 어울려 나는 그의 말套에도 氣分이 傷하지 않는다. 그는 고개를 한番 숙이고는 집안으로 들어간다. 나는 居室에 나 있는 窓門을 통해, 예쁜 女子아이가 서 있는 것을 본다. 男子와는 全혀 닮지 않았다. 男子는 조금 前과는 全혀 다른 表情을 짓고 女子아이를 번쩍 들어 안는다. 그 風景을 보자, 굴뚝에 떨어진 새끼를 버리고 간 어미 고양이와 나머지 네 名의 새끼고양이가 떠오른다.

點心時間이 다가오도록 별다른 일거리가 들어오지 않는다. 親戚 結婚式에 간다고 社長이 나가자, 社長 아들은 말없이 자리를 비웠다. 바쁘지 않기에 그가 없어도 全혀 아쉽지 않다. 期末考査가 끝나가면서 複寫는 顯著하게 줄어들었다. 期末考査가 끝나면 일거리는 더더욱 줄 것이고, 나도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學校 周邊에서 일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放學이 始作하면 學校 앞은 閑散해지고, 북적거렸던 가게들도 모두 일손을 줄일 것이다.

한 男學生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게門을 연다. 急한 거라며, 今方 찾으러 오겠다고 多急하게 注文을 한다. 眼鏡은 金이 끼여 앞이 안 보일 程度였지만 學生은 닦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별다른 일거리도 없었으면서도 나는 그 學生에게 한時間 後에 찾으러 오라고 한다. 期末考査 期間이라 複寫 注文이 많아요. 그렇지만 다른 것들보다 먼저 해드리죠. 特別히. 나는 特別히, 라는 마지막 말에 힘을 준다. 김이 조금 옅어지면서, 眼鏡에 뿌연 테두리를 만든다. 뿌연 테두리 안에 그의 검은 눈瞳子가 보인다. 그는 내게 고맙다고 人事를 하면서, 그 검은 눈瞳子를 깜빡거린다.

學生은 한時間이 지나고 두時間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나는 複寫한 종이를 꺼내 읽는다. 中國哲學史. 한글보다 漢文이 많아서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나는 社長 冊床으로 가서 玉篇을 꺼낸다. 社長의 冊床에는 健康다이제스트가 놓여져 있다. 社長이 定期的으로 購讀해보는 唯一한 冊이다. 나는 가방에서 鉛筆을 꺼내 漢文 위에 한글로 토를 단다. 한 張을 끝내는 데 30分이 넘게 걸린다. 하지만 다음 張으로 넘어갈수록 速度가 조금씩 빨라진다.

親戚 結婚式에 간다던 社長은 午後 늦게 到着할 수 있을 거라고 電話를 한다. 그의 말에는 술 냄새가 느껴진다. 아들의 安否를 묻는 社長에게 나는 늦은 點心을 먹으러 갔다고 둘러댄다. 中國哲學史를 맡긴 學生은 찾으러 오지 않고, 적은 量의 複寫거리만 들어온다. 나는 한 臺의 複寫機 電源을 끈다. 나는 손가락마다 가느다랗게 나 있는 金을 들여다본다. 처음 이 일을 始作한 後로 몇 番이나 종이에 손을 베었을까 생각한다. 손가락 베는 일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게 되자, 放學이 始作된 것이다. 나는 손바닥을 複寫機 畵面에 펴고 草綠色 複寫 버튼을 누른다. 종이를 올려놓았을 때보다 더 많은 빛이 얼굴에 느껴진다. 나도 모르게 흠칫 눈이 감긴다. 손금이 鮮明하게 찍힌 왼손이 나온다. 나는 繼續해서 複寫 버튼을 누른다. 왼손이 10張이 된다. 20張이 된다. 다시 오른손을 올려놓고 왼손으로 複寫 버튼을 누른다. 오른손에 나 있는 손금은 왼손보다 生命線이 조금 더 길고, 津하다.

나는 複寫機에 얼굴을 대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버튼을 누른다. 따뜻한 빛이 얼굴을 스친다. 눈을 꼭 감은 얼굴이 종이에 찍혀 나온다. 眉間의 주름이 鮮明하다. 꼭 감은 두 눈이 깊은 웅덩이처럼 보인다. 거기에 손을 대본다. 그 검은 洞窟 안으로 손이 빠질 듯 하다. 나는 複寫機에 얼굴을 대고 눈을 뜬다. 複寫機가 作動하자 저절로 눈이 감긴다. 絶對 눈을 감으면 안 돼. 呪文처럼 몇 番을 중얼거리고는 다시 複寫機에 얼굴을 댄다. 빛이 눈을 通過할 때 온몸이 저절로 움찔거린다. 잔뜩 힘을 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나는 눈물이 흐르도록 그냥 둔다.

複寫되어 나온 내 얼굴은 무엇인가에 잔뜩 놀란 모습이다. 내 얼굴이 이처럼 초라하게 보일 때가 없었다. 이처럼 낯선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흰자만 보이는 눈瞳子는 누구와 今方이라도 싸울 듯한 氣勢다. 미처 내가 몰랐던 내가 거기 들어있다. 나는 바닥에 얼굴을 내려놓고 그 옆에 오른손과 왼손을 놓는다. 내가 나를 노려본다. 나는 한 발을 들고 두 눈을 지그시 밟는다. 꽉 다문 두 입이 내게 뭐라 말하는 듯 하다. 나는 발을 뗀다. 나를 노려보고 있는 내 눈이 그대로 거기 박혀 있다. 冊床 위에 놓여 있는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인다. 턱이 타들어가고, 코가, 눈이 그리고 이마가 타들어간다. 불은 오른손으로, 왼손으로 옮아붙는다.



싱크臺 안쪽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冊들을 본다. 어제 가져온 草綠色 하드커버가 맨 위에 놓여 있다. 天文學에 關聯된 冊이다. 이番에는 運이 좋았다. 지난番 가져온 物理學 冊은 너무 어려워서 몇 張 읽지 못했다. 4學年 冊이었던 것이다. 이番 冊은 1學年 것이다. 98로 始作하는 學番이 鮮明히 찍혀 있다. 나는 그 冊을 꺼낸다. 무엇인지 끈끈한 것이 손에 느껴진다. 冊 앞뒤를 살펴본다. 뒷面에 개미들이 붙어 있다. 나는 그 冊을 올려놓았던 冊을 꺼낸다. 그 冊 앞面에도 개미들이 붙어 있다. 싱크臺 안으로 飮食찌꺼기들이 새고 있었다. 冊들은 눅눅해졌고, 끈끈한 液體가 달라붙어 있었다. 나는 冊들을 모두 꺼내 琉璃 닦는 液體를 表紙에 뿌린 後, 마른걸레로 문지른다. 그리고 눅눅해진 冊들은 보일러 線이 들어오는 곳에 一列로 놓는다. 그 冊 사이로 나는 눈에 익숙한 數字를 본다. 98로 始作하는 그 學番은, 어제 가져온 草綠色 하드커버에 써 있는 學番과 비슷했다. 나는 두 冊을 나란히 놓는다. 學番이 같다. 9字를 英語 알파벳 g와 비슷하게 쓰는 글씨體도 같다. 같은 사람 冊을 가져오기는 이番이 처음이다. 한番 冊을 읽어버려서인지, 어제 가져온 冊에는 먼저 冊보다 더 크게 學番이 적혀 있다. 冊 윗面과 옆面에 적었을 뿐만 아니라, 表紙에도 적혀 있다. 나는 두 冊을 나란히 펴놓고 한 張씩 넘긴다. 모든 筆記가 파란色으로 되어 있다. 나는 자리에 누워 두 卷의 冊을 번갈아 가면서 읽는다.

電話벨 소리에 눈을 뜬다. 부엌과 房에 모두 불이 켜져 있다. 冊을 읽다 그냥 잠든 것이다. 電話機 저便에서는 한숨 소리만이 들린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펼쳐 논 冊들을 접어 한쪽으로 민다. 그리고 受話器를 끄지 않은 채 바닥에 내려놓고는 房으로 간다.

TV를 켜둔 채 아버지는 잠들어 있다. 이불을 목까지 덮어주고 TV를 끈다. 앞집에서 孫子를 엎고 居室을 서성이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저처럼 앞집이 환희 들여다보이는데 우리집은 얼마나 仔細히 보일까. 나는 재빨리 커튼을 친다. 얼굴이 벌겋게 上氣된다. 한달도 넘게 沐浴을 못한 아버지 몸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나지만, 냄새가 앞집으로 퍼져갈 것 같아 窓門을 열지 못한다. 나는 부엌으로 나와 바닥에 놓여져 있는 受話器를 집어들지만 이미 電話는 끊어져 있다. 電話機를 내려놓자, 오늘 하루終日 잊고 있었던 고양이 울음소리가 다시 들린다.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그 소리는, 感이 멀다.

便器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 나는 흰色 꼭지를 다시 한番 내린다. 소리만 搖亂할 뿐, 물은 내려가지 않는다. 化粧室이 말썽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나는 대야에 물을 가득 담아서 便器에 쏟아 붓는다. 조금 내려간다. 便器 속이 깨끗해질 때까지 물을 쏟아 붓는다.

아버지가 쓰러지고 난 後, 집안 物件은 하나씩 故障이 나고 있다. 지난週에는 가스레인지가 故障이 나서 3萬원이나 주고 고쳤다. 10年을 넘게 쓴 洗濯機도 이젠 삐걱대고 있다. 一週日에 두 番 理想 빨래를 하면 中間에 멈춰버리곤 한다. 洗濯機를 고치는 費用이 中古 洗濯機를 사는 만큼 든다는 말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그런데 이番엔 化粧室이다. 겨울 放學이 始作되면 아르바이트도 끝나는데.

2層에 사는 사람들이 共同으로 使用하는 多用途室로 向한다. 그 옆에는 우리 집 石油보일러가 있다. 나는 보일러의 石油桶을 발로 툭 찬다. 퉁, 소리가 울린다. 나는 고개를 숙여 石油가 얼마 남았는지 確認한다. 桶 옆으로 나 있는 흰 湖水에 石油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눈을 비비고 다시 한番 본다. 밑바닥으로 눈길을 내리자 石油가 보인다. 다리 힘이 풀리고, 나도 모르게 주저앉는다. 이 程度로는 오늘밤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多用途室 안으로 들어가서 下水溝 뚫는 道具를 찾는다. 김장 김치를 담아둘 커다란 缸아리 옆에 검은色 고무가 삐죽 나와 있다. 나는 그것을 빼서, 化粧室로 간다. 便器에 움푹 패인 고무를 집어넣고 펌프질을 한다. 便器에서 쿨럭거리는 소리가 나고, 나는 動作을 멈추지 않는다. 便器에 담겨 있는 물이 출렁거릴 때마다 조금씩 눈물이 난다. 石油가 떨어지면 보일러가 故障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나는 고무掌匣을 끼고, 便器에 깊숙이 손을 집어넣는다. 좁은 구멍에 손이 꽉 찬다. 都大體 이 안에 무엇이 있는 거야. 나는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暫時 내가 지른 소리에 놀라 便器에 손을 집어넣은 채 가만히 있는다. 손끝에서 무엇인가가 만져진다. 딱딱하다. 나는 놀라 주춤거린다. 深呼吸을 몇 番하고는, 가운데 손가락에 힘을 주어 그것을 끌어당긴다. 조금만 더. 마침내 그 物體는 便器 안으로 빠져나온다. 오빠가 잃어버린 바퀴 달린 레고 조각이다.

바퀴가 달린 레고를 들고 부엌으로 向하다 무언가를 밟는다. 오빠가 레고로 만든 집이다. 오른발에 레고 模型마다 박혀 있는 둥근 模樣이 찍혔다. 레고로 만든 집은 내가 밟아서 한 層이 完全히 무너졌다. 玄關門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부엌으로 斟酌되는 곳과 房이 부서졌다. 나는 발로 그 조각들을 한쪽 구석으로 민다.

나는 窓門을 열고, 모기帳을 연 다음 바퀴가 달린 레고를 던진다. 발바닥이 조금 얼얼하다. 바닥에 뒹굴고 있는 受話器를 집어든다. 더 以上, 電話하지 말아요. 아무도 엄마를 기다리지 않아요. 엄마가 쓰던 洗濯機도 冷藏庫도 모두 故障나고 있어요. 띠, 띠 受話器는 規則的으로 소리를 내며 내 넋두리를 삼킨다. 受話器 저쪽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受話器뿐 아니라 冷藏庫에서도 고양이의 가느다란 울음소리가 들린다. 電話機 코드를 뽑는다. 冷藏庫의 코드도 뽑는다. 冷藏庫 소리가 멈추자 時計秒針에서 그리고 房에서 가늘게 새어나오는 코고는 소리에서도 모두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다리는 多用途室 가장 안쪽에 놓여 있다. 나는 바닥에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物件들을 헤치고 사다리가 있는 쪽으로 간다. 사다리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팔에 있는 대로 힘을 주고는 사다리를 힘껏 들어올린다. 사다리의 끄트머리가 缸아리와 부딪히더니 瞬息間에 굵직한 金을 만들어 놓는다. 나는 缸아리의 金이 보이지 않도록 다른 物件을 그 옆에 바짝 갖다 댄다.

눈짐작으로는 窓門에서 옆집 屋上까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는데, 사다리를 놓고 보니 생각보다 틈이 많이 벌어져 있다. 1層이 半 地下로 되어 있는 2層집이었기 때문에 옆집 屋上과 層이 많이 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多幸이었다. 나는 흔들리는 사다리를 손으로 눌러 튼튼한지 確認하고는 窓門 위로 올라선다. 먼저 다리를 내밀고 기어가듯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가지만 남아 있는 넝쿨이 바람에 흔들려 서걱서걱 소리를 낸다.

굴뚝 위에는 몇 個의 甓돌이 엉성하게 놓여 있다. 고양이가 떨어질 수 있을 程度로 充分히 空間은 벌어져 있다. 나는 甓돌을 들어내고 어두컴컴한 굴뚝 속을 바라본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플래시를 안 가져온 것을 後悔했지만 다시 가지러 올라가지는 않는다. 달빛을 가리지 않기 위해 몸을 움직여보지만 一미터 程度만 눈에 보일 뿐, 아래쪽은 모두 暗黑이다. 나는 발뒤꿈치를 들어 귀를 굴뚝에 대본다. 아주 稀微하게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하지만 그것이 바람소리인지 울음소리인지 分揀할 수가 없다. 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甓돌 한 조각을 굴뚝 속으로 던진다. 돌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에 섞여 고양이 울음소리가 얇게 흔들리고 있다. 나는 甓돌 조각들을 굴뚝 속으로 마구 밀어 넣는다. 마지막으로 던진 커다란 甓돌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가만히 굴뚝을 들여다보니, 그 안에서 누군가의 얼굴이 보이는 듯 하다. 낮에 보았던 내 얼굴, 複寫機에 찍힌 내 얼굴이 굴뚝 속에 있다. 흰 눈瞳子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 眉間의 주름도 鮮明하다. 그런데 異常하게도 꽉 다문 아래턱이 徐徐히 지워진다. 그리고 코가, 눈이, 귀가 徐徐히 지워진다. 지워지는 게 아니라, 불타고 있다. 다 탈 때까지 눈瞳子는 나를 노려보는 것을 거두지 않는다. 내 얼굴이 지워지자 오빠가 만든 레고 집이 보인다. 그 집이 徐徐히 무너진다. 2層 房이 무너지고 아래層 窓門이 하나 둘씩 떨어진다. 庭園에 매달려 있는 그네가 위태롭게 흔들린다. 玄關門이 무너지기 前에 나는 굴뚝에서 눈을 거둔다.

발 밑에서 무엇인가가 반짝인다. 나는 허리를 숙여 그것을 본다. 바퀴 달린 레고다. 멀리 집어던진 것 같은데, 고작 여기 떨어져 있다니. 나는 발끝에 힘을 주고, 그것을 밟는다. 으스러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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