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汽車, 近代化의 힘과 不平等 象徵|週刊東亞

週刊東亞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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汽車, 近代化의 힘과 不平等 象徵

  • 노만수 서울디지털대 문창科 敎授·圖書出版 일빛 編輯長

    入力 2007-10-19 1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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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 근대화의 힘과 불평등 상징

    汽車는 小說 ‘무정’의 重要한 모티프다.

    文學作品을 읽을 때는 大部分 主題나 줄거리, 그리고 人物의 性格과 事件의 意味 等을 爲主로 읽게 된다. 하지만 한금윤 淑明女大 意思疏通能力開發과 敎授는 ‘모던의 欲望, 日常의 悲哀’(프로네시스)에서 作品 속 小品들이 어떤 役割을 하고 있는지를 看破하는 게 作品을 더 잘 鑑賞하는 것이라고 한다. 登場人物의 住居環境이나 그들이 使用하는 物件 等이 時代相을 잘 反映하기 때문이다. 事件과 人物, 主題意識을 生動感 있게 描寫하기 위해서는 當時의 日常世態와 歲時風俗에 對한 緻密한 資料 調査가 先行돼야 하고, 그것이 形象化되지 않으면 作品의 맛이 살지 않는 것은 當然하다.

    예컨대 韓國 最初의 長篇小說로 일컬어지고, 韓國의 近代文學 作品 가운데 高等學校 18種 文學敎科書에 가장 많이 나오는 春園 李光洙의 ‘무정’(1917)을 보자. 東京 留學에서 돌아와 경성학교 英語講師로 在職 中인 이형식은 美國 留學을 準備하고 있는 金 長老의 딸 김선형에게 戀情을 품는다. 아버지를 求하기 위해 妓生 桂月香이 된 朴 進士의 딸 박영채는 形式을 思慕하며 節槪를 지키다, 경성학교 敎主의 아들 김현수에게 劫奪당한다. 영채는 형식에게 遺書를 남기고 平壤行 汽車를 타지만 東京 留學生인 新女性 金炳旭을 만나 純潔이라는 封建的 慣習을 벗어버리고 自身도 堂堂한 新女性이 되기로 決心한다. 日本 留學을 떠나는 영채와 炳煜, 美國 留學길에 오른 형식과 선형이 偶然히 같은 汽車에서 만나게 되고, 이들은 朝鮮의 近代化를 위해 일하는 役軍이 될 것을 다짐한다.

    人物의 性格은 배운 바대로다. 이형식은 선형과 恩人 朴 進士의 딸 영채 사이에서 苦悶하는 햄릿형 人間이다. 하지만 孤兒 身分에 屈하지 않고 東京 留學에서부터 경성학교 英語敎師, 그리고 新敎育을 통해 朝鮮의 文明을 開化시키는 길을 열어가고자 하는 旅程을 보면 집안의 돈이나 權力에 期待 人生을 安住하는 ‘(마마보이 兄) 모던 보이 貴族’이 아니다. 스스로 運命을 開拓해가는 近代的 個人이자 先覺者的 知識人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영채는 監獄에 갇힌 아버지를 求하기 위해 妓生이 되고, ‘너는 形式의 색시 되어라’는 아버지의 한마디에 形式을 마음 한가운데 두고 節槪를 지키는 舊式 女子다. 하지만 金炳旭을 만난 後 天地開闢한 양 女性敎育의 必要性을 切感하고 日本 留學을 가는 開拓兄의 모던 걸로 바뀐다. 김선형은 비록 新敎育을 받았지만 主體的이지 못하고 父母가 勸하는 대로 結婚을 決定하는 ‘飯(半)封建’的 人物이다. 反面 金炳旭은 自己 主觀에 따라 行動하는 眞正한 新女性이다.

    ‘무정’의 메시지는 ‘敎育으로 朝鮮을 近代化하자’는 것이다. 偶然히 같은 汽車에 탄 네 主人公은 三浪津에 물이 넘치면서 汽車가 멈추자 水害를 當한 農民을 위한 慈善音樂會를 연다.



    이광수 ‘무정’에서 事件 局面 大轉換 役割

    “‘科學! 科學!’ 하고 形式은 旅館에 돌아와 앉아서 혼자 부르짖었다. 세 處女는 形式을 본다. ‘朝鮮 사람에게 무엇보다 먼저 科學을 주어야겠어요. 知識을 주어야겠어요’ 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자리에서 일어나 房 안을 거닌다. ‘여러분은 오늘 그 光景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말에 세 사람은 어떻게 對答할 줄을 몰랐다. 한참 있다가 병욱이가 ‘불쌍하게 생각했지요’하고 웃으며, ‘그렇지 않아요?’ 한다. (…) 炳煜은 自身 있는 듯이, ‘힘을 주어야지요? 文明을 주어야지요?’ ‘그리하려면?’ ‘가르쳐야지요? 引導해야지요!’ ‘어떻게요?’ ‘敎育으로 實行으로.’ ‘옳습니다. 敎育으로, 實行으로 저들을 가르쳐야지요, 引導해야지요! 그러나 그것은 누가 하나요?’ 하고 形式은 입을 꼭 다문다.”

    慈善音樂會가 끝난 汽車에서 이형식은 民族을 위해 知識人이 앞장서 民衆을 啓蒙하면 ‘朝鮮’은 剛해진다는 先覺者的 論理로 선형과 영채 사이에서의 葛藤을 縫合한다. 그런데 ‘줄거리, 人物의 性格, 主題意識’李 모든 것을 實感나게 해주는 作品 속 小品이 없었다면 小說 ‘무정’이 韓國文學史에서 길이 빛날 수 있었을까.

    特히 汽車가 그렇다. ‘무정’에서 汽車는 葛藤 解消를 위한 만남의 廣場으로 事件의 局面을 대전환하는 役割을 한다. 自殺하려던 映彩가 그女의 運命을 ‘封建的 女性’에서 ‘新女性’으로 뒤바꾸어줄 先覺者 炳煜을 만나 ‘샌드위치’를 먹던 곳도 汽車이고 형식과 선형, 영채 사이의 葛藤은 三浪津이라는 汽車驛에서 解消된다. 春園은 왜 ‘汽車’라고 하는 小說的 裝置(小品)를 唯獨 좋아했을까.

    近代社會에서 汽車는 서로 다른 無數한 사람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는 空間이었다. 그래서 ‘무정’ 主人公들의 ‘偶然한’ 만남이 蓋然性을 가질 수 있었다. 하이네는 鐵道를 火藥과 印刷術 以來 ‘人類에게 커다란 變化를 가져오고, 삶의 色彩와 形態를 바꿔놓은 宿命的인 事件’이라고 불렀다. 兪吉濬은 美國과 유럽을 旅行한 뒤 펴낸 ‘西遊見聞’(1889)에서 “鐵路가 旅客을 싣고 貨物을 運送하며 東西南北으로 달려 各地의 물山들을 交易하여 物價를 고르게 하고 都市와 시골을 간편히 오가게 하며 社會的인 交流와 商業을 일으킨다”라고 적었다. 朴泰遠은 小說 ‘川邊風景’(1936)에서 電車가 運行되는 都市의 華麗함에 魅惑을 느끼는 京畿道 加平 시골 少年의 모습을 통해 電車는 自動車와 더불어 近代 初期 세련된 都市의 象徵이었고, 都市와 시골을 가르는 힘이었다는 걸 보여준다.

    ‘무정’에서 形式 또한 “活動寫眞에서 西洋 사람들이 自動車를 타고 疾風같이 달아나는 量을 생각하고, 이런 때에 나도 自動車를 탔으면” 한다. 汽車는 自動車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日帝가 移植하려 한 西歐的 近代의 洗練味를 보여주는 道具였고 速度와 富의 象徵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日帝와 더불어 登場한 汽車 앞에 當時의 朝鮮人들은 壓倒됐다. 그 衝擊은 ‘짚신 신은’ 朝鮮 少年 이형식을 全혀 다른 사람으로 둔갑시킬 程度였다. 春園 李光洙가 ‘무정’에서 ‘汽車’라는 小品을 통해 證言한 朝鮮 近代化의 風景이다.

    “汽車 바퀴가 軌道에 갈리는 소리조차 愉快한 音樂을 듣는 듯하고, 鐵橋를 건너갈 때와 窟을 지나갈 때에 나는 轟音도 이형식의 귀에는 軍樂과 같이 들린다. 이제 머리에 흰 댕기를 드리고 짚신을 신은 少年은 이미 죽었다. 뺑하는 火輪船을 볼 때 이미 죽었다. 그리고 그 少年의 껍데기에 全혀 다른 이형식이라는 사람이 들어앉았다.”

    돈에 따라 사람과 空間 區別 兩極化 現住所

    그래서 金철 연세대 國文科 敎授는 文學과知性社 판 ‘무정’의 作品解說에서 ‘무정’의 主人公을 이형식이나 박영채, 김선형 等이 아닌 汽車로 바꾸어 읽어보자고 勸誘한다. 汽車는 (特히 三浪津 以後의 김선형 같은) 近代的 主體가 誕生하는 空間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汽車는 列車時間表의 統一을 위한 全國 標準時의 制定, 列車 驛을 中心으로 한 새로운 都市들의 建設과 그에 따른 近代的 시스템을 導入하게 한다. 山을 뚫고 講을 질러 一直線으로 目標를 向해 달리는 汽車, 수많은 사람을 똑같은 速度로 똑같은 目的地로 실어 나르는, 그럼으로써 同質的 國民을 만들어내는 汽車, 後進이나 迂廻가 容納되지 않고 直進만이 最高의 美德인 汽車가 金철 敎授의 말마따나 資本主義를 만들고 近代的 國家와 國民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무정’의 主人公들이 달려가고자 했던 汽車(近代化)의 苦痛은 없었을까. 蔡萬植은 長篇小說 ‘濁流’(1938)에서 三等칸에 탄 再號를 통해 汽車는 兩極化의 現住所라는 걸 告發한다. 近代는 새로운 文物로 사람들을 誘惑했지만 모든 이에게 同一한 權利가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돈에 따라 사람을 區別했고 空間을 分離했다. 때문에 한금윤 敎授는 “汽車 內部의 空間分割은 單純한 機能的 分離가 아니라, ‘淸潔·快適함·편안함·불쾌함·복잡함·힘겨움’이라는 生活環境의 差別을 象徵”하고 “一等칸과 三等칸의 區分은 近代的 身分差別”이라고 한다. 汽車는 速度를 내어 가는 近代化의 힘의 象徵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不平等을 낳은 社會的 象徵이란 말이다. ‘무정’의 汽車가 그런 近代化에 몸을 실어 希望만을 ‘直進’시키고자 했던 우리들의 最初의 風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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