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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쓱 비벼 크게 한입 “藝術이야”|주간동아

週刊東亞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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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쓱 비벼 크게 한입 “藝術이야”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foodi2@naver.com

    入力 2007-05-02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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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쓱쓱 비벼 크게 한입 “예술이야”
    예전에 일했던 某 月刊誌에서 보리밥 잘하는 食堂들을 素材로 記事를 써달라는 原稿請託을 받았다. 하지만 欣快히 許諾하고는 苦悶에 빠졌다. 보리밥 잘하는 食堂이라? 請託者 意圖는 보리밥 잘 짓는 食堂을 말하는 것 같은데, 보리밥 맛있는 집이 ‘보리밥을 잘 지어 맛있는 것일까’라는 疑問이 들었다. 보리밥 맛의 要素 中 보리밥이 차지하는 比重이 얼마나 될까?

    事實 보리밥을 먹으면서 飯饌을 곁들이는 法은 거의 없다. 이렇게 말하면 熱에 熱은 그럼 어떻게 먹냐고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 것이다. 보리밥엔 갖가지 나물과 고추醬, 참기름, 된醬 또는 淸麴醬 等이 따라야 한다. 그러니까 食堂에서 그냥 ‘보리밥’이라고 차림表에 써놓았지만 嚴密하게 말하면 보리비빔밥이라고 해야 맞는 것이다. 보리밥 맛있는 食堂을 뽑는 基準은 보리밥을 잘 짓는 게 아니라 나물과 된醬찌개(淸麴醬) 等을 얼마나 맛있게 料理하느냐다.

    이런 食堂은 意外로 많다. 事實 大部分의 보리밥집들은 웬만큼 맛을 낸다. 된醬과 참기름, 고추醬 等 보리밥에 決定的인 影響을 끼치는 몇 가지 要素에 集中하면 맛에서 거의 失敗하지 않는 게 보리밥이다.

    나물과 된醬찌개 等 副材料가 맛 左右

    原稿請託을 받고 사흘쯤 뒤에야 이런 생각이 드니 難堪하기 이를 데 없었다. 쓴다고 해놓고 보리밥에 對해 써야 할지, 나물이나 된醬국 따위에 對해 써야 할지 되묻는다는 것은 맛 칼럼니스트로서뿐만 아니라 拒絶하려는 핑계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며칠 끙끙거리다 結局 原稿를 썼다. 大韓民國 보리밥집의 代名詞인 寧越 章陵보리밥집을 비롯해 一山 新都市의 폼나는 보리밥집, 南山의 ‘퓨전’보리밥집 等等.



    그런데 記事를 쓰면서 正말 아쉬웠던 것은 내가 먹은 보리밥 中 最高라고 여겼던 집이 只今은 사라지고 없다는 點이다. 鍾路 피맛골 홍도食堂과 淸州 六거리場터의 리어카 보리밥이다. 홍도食堂은 내가 몇 次例 紹介해 인터넷에서 檢索하면 仔細한 內容을 알 수 있는데, 淳朴한 老夫婦가 그들의 人生을 담아 내놓는 것 같은 투박함에 魅了돼 혼자서도 가끔씩 가던 곳이었다. 只今은 再開發로 사라졌다.

    淸州 六거리場터 보리밥은 10餘 年 前 내가 紙面을 통해 紹介한 後 放送에도 여러 番 나갔는데, 할머니들이 집에서 한 보리밥과 나물, 된醬국을 리어카에 싣고 와 場터에서 팔았다. 값은 1000원이었고 그릇을 들고 場바닥에 앉아 먹어야 했다. 그러나 1000원이라는 값과 場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먹어야 한다는 특별함 때문이 아니라, 참으로 맛있었다. 대접에 아무렇게나 퍽퍽 담아주는 보리밥이었지만 집에서 今方 한 밥에 집된醬, 집고추醬, 집참기름 等으로 맛을 내니 어찌 그 맛이 깊지 않을 수 있겠는가(보리밥 食堂 中 집에서 直接 된醬, 고추醬 담그고 참기름 짜는 집이 얼마나 되겠는가). 지난해 淸州에 갈 일이 있어 리어카 보리밥 한 그릇 먹자고 肉거리 市場바닥을 뒤지며 할머니들을 찾았다. 그러나 場터 사람들은 그 할머니들이 언제 사라졌는지도 記憶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意外로 보리밥 맛있게 먹는 要領을 모르는 것 같다. 보리밥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맛 差異가 크다. 쌀밥처럼 밥 먹고 飯饌 먹는 式으로 먹으면 特有의 觸感과 냄새 때문에 半 空氣도 들기 어렵다. 보리밥은 비벼야 한다. 고추醬도 좋고 강된醬이나 淸麴醬도 좋다. 여기에 여러 나물을 섞을 수 있는데 그렇다고 가짓數가 많을수록 더 맛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잘 익은 열무김치나 콩나물, 고사리 等 基本 나물만 있어도 充分히 맛이 난다. 또 하나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참기름이다. 제대로 짠 참기름 두어 방울은 모든 나물의 ‘瑕疵’를 감출 수 있다. 비빌 때는 젓가락을 쓰는 게 좋다. 숟가락으로 비비면 밥알이 눌리거나 깨지면서 맛이 덜하게 된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비면 나물과 밥이 意外로 잘 섞인다.

    다 비볐으면 한 숟갈 듬뿍 떠서 입 안 가득 넣고 씹어야 제 맛이다. 우걱우걱. 눈물이 찔끔 날 程度로. 미끌하고 거친 觸感은 나물들로 인해 감춰지고 特有의 냄새는 고추醬이나 된醬, 참기름 香에 묻히면서 구수한 맛이 입 안 가득해진다. 입 안의 보리밥을 다 넘겼으면 바로 다시 한 숟갈 밀어넣어 中間에 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입 안에서 벌어지는 쉼 없는 맛의 衝突을 즐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원한 숭늉 한 沙鉢 들이켜면서 불룩해진 배를 確認하는 재미, 이게 보리밥의 眞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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