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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얘기하다|주간동아

週刊東亞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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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作家의 音談樂談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얘기하다

장필순 8輯 앨범 ‘soony eight : 蘇길花’

  • 入力 2018-09-18 1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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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페이지 터너]

    [寫眞 提供·페이지 터너]

    季節은 늘 거기에 있었다. 人間은 言語를 갖게 된 以後에야 몸으로 느끼던 變化에 이름을 붙였다. 區分을 했다. 都市는 本然의 모습보다 이름과 區分에 더 執着한다. 都市 밖으로 나서는 瞬間, 本來의 季節이 몸을 通過할 때가 있다. 言語는 無意味해지고 나는 自然의 一部가 된다. 

    몇 해 前 이맘때였다. ‘효리네 民泊’ 德에 누구나 아는 洞네가 된 濟州 소길리. 漢拏山 中山間에 位置한 이 마을은 開發이나 觀光科는 距離가 멀었다. 멀리 바다가 보이고 가까이엔 숲이 아무렇게나 우거졌다. 한 時間에 한 番 農漁村 버스가 다니는 외진 곳이었다. 거기서 하루를 머물렀다. 

    좋은 사람들과 밤새 술을 마신 後 늦도록 잤다. 함께 點心을 먹고 茶를 마셨다. 텃밭이라고 하기엔 꽤 많은 作物이 가꿔진 마당의 平牀에서 時間을 흘려보냈다. 저녁 즈음에 길을 나섰다. 車가 없었기에 애월 큰 道路까지 한 時間을 걸어야 했다. 

    소길리에서 내려가는 길에는 상가리, 하가리 같은 이름이 쓰인 里程標가 보였다. 눈앞에 숲이, 그 앞에는 바다가 들어왔다. 아름답게 푸르던 하늘이 더 아름답게 물들 무렵이었다. 말 그대로 한 줄기 바람이 바다에서 산 쪽으로 스쳐 지나갔다. 마음의 바닥으로부터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가을이구나. 季節의 스위치가 켜졌다. 장필순과 조동익이 사는 소길리에서 보낸 하루가 永遠히 새겨지는 刹那였다. 

    장필순의 새 앨범이자 8番째 作品인 ‘soony eight : 蘇길花’는 그 時間들을 本能的으로 召喚한다. 장필순은 2002年 6番째 앨범인 ‘Soony 6’ 以後 音樂과 人生의 同伴者 조동익과 함께 소길리로 내려갔다. 거기서 밭을 일구고 長斫을 팼다. 遺棄犬을 키우고 꽃을 길렀다. 都市 音樂家로서 삶을, 섬 村婦의 그것이 자연스럽게 代替했다. 뜨문뜨문 音樂을 했다. 함춘호와 함께 現代基督敎音樂(CCM) 앨범을 냈고, 가끔 서울에 올라와 公演을 했다. 



    音樂家로서 장필순과 濟州 生活人으로서 장필순은 分離된 것처럼 보였다. 많은 音樂家가 大體로 그렇다. 7輯 ‘Soony Seven’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겪은 그 하루가 ‘蘇길花’로부터 召喚된 건 이 앨범에 담긴 노래들이 濟州의 無聊한 日常과 燦然한 自然이 빚어낸 열매이기 때문이다. 

    2015年 봄부터 지난겨울까지 發表된 10曲의 싱글에 2曲의 新曲을 얹어 總 12曲을 담았다. 앨범 크레디트(製作에 參與한 사람들 名單)를 살피며 音樂을 듣다 보면 장필순의 삶이 느껴진다. 그를 찾아 濟州에 왔던 벗과 家族이 어떤 마음으로 이 노래들을 膳物했을지 느껴진다. 利敵과 이상순 같은 後輩의 노래가 있다. 지난해 世上을 떠난 조동진이 남긴 歌詞와 장필순이 다시 부른 노래가 있다. 憧憬과 설렘, 나른함과 反芻의 情緖가 낮잠처럼 머문다. 한숨처럼 흐른다. 어쩌면 지난 世紀에 靑春이란 單語가 가졌던 浪漫과 憐憫이 잘 熟成된 音樂이자 소리다. 欲心의 부질없음을 自然스럽게 놓았을 때 남은 無爲의 꽃이다.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가장 個人的인 詩的 瞬間들이, 가장 劇的으로 머릿속을 맴돌게 한다. 

    音盤으로 音樂을 듣는 게 當然하던 時代처럼, 이 앨범은 背景音樂(BGM)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장필순이 直接 쓴 曲의 解說과 金光石, 최성원, 김현철 같은 뮤지션의 젊은 時節 寫眞부터 農事를 짓고 있는 모습이 담긴 寫眞까지, 한 人間으로서 장필순이 오롯이 담긴 音盤을 꼭꼭 씹어 삼켜야 한다. ‘蘇길花’는 그때 피어난다. 無線通信信號가 잡히지 않는 깊은 山속에서 散策처럼, 液晶이 아닌 눈으로 보이고 메모리가 아닌 頭腦에 새겨지는 自然과 삶이 이 앨범 속에 端雅하게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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